송파구 '취업성공19데이'…간절한 만남 통했다!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06.24. 12:10

수정일 2020.06.24. 17:56

조회 1,663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국민 누구나 일상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감염증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지키면서 각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활동을 멈출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송파구 취업성공19데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송파구청 전경

송파구청 전경 ⓒ윤혜숙

송파구의 취업성공19데이는 송파구에서 주관하는 '취업성공을 위한 일자리를 구하는 날'을 일컫는 말이다. 구직자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행사다.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던 작년에만 해도 송파구는 인근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 협업해 총 5회의 19데이를 개최했다. 총 887명이 현장 면접에 참여해서 그 중 112명이 일자리를 얻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증 영향으로 작년보다 축소된 규모로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데다가 가급적 면대면을 자제하는 터라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필자가 송파구의 취업성공19데이 현장에 직접 가보았다.

18일 송파구 취업성공19데이가 열린 구청 대강당

18일 송파구 취업성공19데이가 열린 구청 대강당  ⓒ윤혜숙

지난 18일(목) 오후 3시 송파구청 4층 대강당 앞에는 방문객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방문객의 면면을 살펴보니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중장년층이 많았다. 18일에는 경비, 청소, 조리 보조, 시설요양보호 등의 분야에서 4개사가 참가해 중장년층 이상의 연령층을 채용하는 날이었다.

구인구직 만남의 날 안내데스크에서 발열체크 및 명부 확인을 하고 있다.

구인구직 만남의 날 안내데스크에서 발열체크 및 명부 확인을 하고 있다. ⓒ윤혜숙

먼저 방문안내 데스크에서 방문객의 발열을 체크하고 손소독제를 바르게 했다. 그리고나서 그 옆의 종합안내 데스크에서 방문자가 출석부의 이름을 확인한 뒤에라야 대강당으로의 입장이 가능했다.

송파구청 대강당 안의 채용부스

송파구청 대강당 안의 채용부스 ⓒ윤혜숙

대강당 안을 둘러보니 강당 앞쪽에 투명한 가림막을 한 4개의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앞으로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되지만, 참석 인원을 제한해서 예약된 인원만 입장이 가능했다.

대강당 안 면접 대기 중인 구직자들

대강당 안 면접 대기 중인 구직자들 ⓒ윤혜숙

여느 때 같았으면 이런 행사장에 일자리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방문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로 당장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들만 이곳을 방문했다. 구인기관과 구직자, 서로의 간절한 만남의 자리였다. 행사장이 드나드는 사람들도 떠들썩하지 않고 조용했다.

 이력서를 작성 중인 구직자

이력서를 작성 중인 구직자 ⓒ윤혜숙

행사장 바깥쪽에는 '이력서 쓰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전에 이력서를 준비하지 않은 구직자가 자리에 앉아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서울동부고용센터 김승연 주무관은 "구직자가 이력서에서 관련 경력사항을 누락한 게 있는지를 살펴보고 코치해준다”면서 “이력서 작성에 서툰 어르신들이 오히려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송파구 일자리정책 담당 이지현 주무관은 “코로나19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렵사리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예전처럼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 예약제로 하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지 않았다. 그래서 행사 전에 채용을 원하는 구인기관과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를 매칭한 뒤 현장에서 일대일 면접과 채용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기업 인사담당자와 1:1 면접 중인 구직자

기업 인사담당자와 1:1 면접 중인 구직자 ⓒ윤혜숙

담당 주무관의 말을 듣다보니 문득 결혼정보업소가 생각났다. 결혼을 원하는 남녀를 컴퓨터에서 조건으로 1차 매칭한 뒤 2차 만남을 알선하기 때문에 결혼에 성사되는 확률이 높다. 코로나19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구직자가 이 자리까지 온 것은 간절함에서 비롯되었다. 구인기관은 채용이, 구직자는 취업이 절실한 터라 양쪽의 만족도가 높고 실제 채용 및 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1 면접을 끝낸 구직자의 사연을 들어봤다. 50대인 이 지원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말부터 지금까지 휴직하고 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송파구에서 연락을 줘서 이 행사를 알게 되었고 면접 볼 기회가 생겼다고 송파구에 감사를 표했다. 

필자가 만나본 구직자들의 공통점은 과거에 일했던 경력이다. 그래서 고용센터에서 실업에 따른 고용보험을 신청할 때 추후 구직을 희망하고 타기관과 구직 정보를 연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래서 송파구에 거주하지 않는데도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구직자에게 배포한 취업성공19데이 안내문

구직자에게 배포한 취업성공19데이 안내문 ⓒ윤혜숙

취업성공 19데이는 6월 17일과 18일 이틀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19데이 첫날인 17일은 사이버보안 전문 직종에 특화해 진행했다. ▲SK인포섹 ▲안렙 ▲씨에이에스 ▲씨큐브 등 기업이 참가해 보안관제, 보안운영, 정보보호 컨설팅 관련 분야 인재를 채용했다. 또한 AI·VR 면접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마련돼 특히 청년 구직자들에게 호응이 컸다. 19데이 둘째 날인 18일에는 경비, 청소, 조리 보조, 시설요양보호 등의 분야에서 4개사가 참가해 어르신 등 취업 취약계층을 채용했다.

구직자는 AI·VR 면접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다.

구직자는 AI·VR 면접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다. ⓒ송파구청

총 8개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사전에 참가 신청한 구직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1:1 면접을 실시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면 면접과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알려진 ‘리모트미팅’을 활용한 비대면 화상 면접을 병행했다. 송파구는 19데이 참가 기업, 구직자를 대상으로 송파일자리센터에 구인·구직 정보를 등록한 후 취업 알선, 고용유지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자리에 관한 정보는 송파구 홈페이지(www.songpa.go.kr)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송파구 일자리정책담당관(☎02-2147-4913) 또는 송파일자리센터(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 내 1층·☎02-2147-3680~4)로 문의하면 된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좁아졌다. 그래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기 쉽지 않다. 그럴 때 송파구에서 마련한 취업성공19데이는 구직자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기회였다. 대규모 일자리박람회와 같은 행사는 자제할지라도 이런 소규모의 구인구직의 만남이 많아진다면 구직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송파구의 취업성공19데이는 모범사례가 되리라 확신한다. 

송파구 일자리통합지원센터 : http://job.songp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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