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막을 수 없다! 서울 4대궁 온라인 탐방

시민기자 박혜진

Visit244 Date2020.06.12 14:03

코로나19로 빗장 걸린 서울의 4대궁이 기별을 전해왔다. 6월 14일 재오픈을 일주일 남기고 문화재청이 지난 8일부터 궁궐 영상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새로 공개된 궁궐 영상은 관람객 없이 침묵에 들어간 창덕궁의 고즈넉한 모습을 담았다. 기존에 촬영된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의 영상 4편도 함께 제공됐다.

휴관 기간 동안 촬영된 ‘창덕궁-자연과 조화를 이룬 이궁(離宮), 창덕궁’는 약 4분 11초 길이의 힐링 영상으로, 관람객 없이 조용한 후원, 그리고 평소 미공개 구역인 낙선재 뒤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코로나 블루도 떨쳐낼 겸, 온라인 고궁 산책에 나서보기로 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를 열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창덕궁 영상을 클릭했다.

'가보자 궁'과 '궁으로 떠나는 온라인 힐링여행 안내

‘가보자 궁’과 ‘궁으로 떠나는 온라인 힐링여행 안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온라인 힐링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영상답게 산뜻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고궁은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한 번씩 들르기 좋은 휴식처였다. 고궁 안은 서울에서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귀한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고즈넉한 고궁 안을 거닐다 보면 답답한 마음도 풀어지곤 한다. 그렇게 필자를 쉬게 해주던 고궁들이 올 봄에는 긴 휴식을 취하고 있다니, 기분이 묘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서 제공하는 영상 속 창덕궁의 모습은 진선문에서 시작해 인정전, 후원 연못 등으로 매끄럽게 이어졌다. 창덕궁 후원 북쪽 골짜기로 흐르는 옥류천에는 시민들 대신 참새들이 날아와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언젠가 친구들과 찾은 창덕궁에서 원앙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원앙들은 잘 있을까? 문득 안부가 궁금해진다. 코로나19를 무사히 이겨내고 나면 또 만날 수 있겠지!

겹지붕 육각형으로 지어진 존덕정은 카메라가 특별히 내부까지 촬영해 천정부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환상적인 단청 문양은 언제 봐도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작년 가을, 서울을 찾아온 태국인 친구는 고궁을 둘러보곤 “색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남겨준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남산을 오르며 그가 언니와 함께 경복궁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눴는데, 조각가로 활동하는 친구가 전통 건축물에 무척 관심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 남산에서 내려오며 마신 편의점 캔맥주에도 경복궁 심벌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 벌써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됐다.

창덕궁 옥류천의 참새들

창덕궁 옥류천의 참새들 (출처: 문화재청 유튜브)

존덕정의 단청

존덕정의 단청 (출처: 문화재청 유튜브)

서울을 방문할 수 없어 아쉬워하는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궁으로 떠나는 온라인 힐링여행 링크를 공유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의 아름다운 모습을 세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또한 문화유산 유튜브 채널에서도 서울의 궁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경복궁, 태평성대의 꿈을 담다’에서는 인왕산의 둥근 바위가 모습을 드러내고 ▲‘봄을 노래하다, 창덕궁 주련’은 부용지 정자에 붙은 시문 구절을 읊어준다. ‘붉고 푸른 단청이 거울같이 맑은 물에 일렁이고, 향기로운 꽃과 잎이 고운 발 사이로 스며드네…’ ▲’덕수궁 설경’ 영상은 자막이 거의 없다. 소복이 눈 쌓인 고궁을 정말로 거닐어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어,  ▲‘문화유산 사계절 시리즈’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전경을 HD 화질로 제공하는 타임랩스 영상인데, 큰 화면에 띄워놓고 감상한다면 색다른 휴식이 될 것 같다.

'문화유산 사계절 시리즈-창경궁 사계' 타임랩스 영상 캡처 화면.

‘문화유산 사계절 시리즈-창경궁 사계’ 타임랩스 영상 캡처 화면. (출처: 문화유산채널 유튜브)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사이 랜선으로 떠난 서울 고궁 산책이 끝났다. 필자의 고궁 ‘근황 체크’는 약 10분 남짓 걸렸다. 짧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온라인 탐방의 좋은 점이 뭔가? 얼마든지 ‘다시보기’를 통해 정주행 가능하다. 아니나 다를까, 창덕궁 영상의 조회수는 1,600회를 넘기고 있다.

미련이 남는 이들은 ‘가보자 궁(宮)’ 책자를 통해 공부를 더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자 역시 이달 9일부터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 중이다. 기존의 서울 4대궁과 종묘, 사직단의 안내물을 합쳐 만든 종합책자다. 한글 버전으로, 알기 쉬운 내용과 멋드러진 사진들은 장점이다. 특히 밤이 찾아올 무렵 찍은 광화문 사진이 일품이었다. ☞’가보자 궁(宮)’  책자 소개 바로가기(클릭)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늘 그 자리에 있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화면으로만 들여다보고 있자니 새삼 애틋해진다. 조용히 서울의 한복판을 지키면서 많은 이들의 추억 속 배경이 되어주었구나 싶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고궁들도 다시 잠에서 깨어나겠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 관련 사이트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http://royal.cha.go.kr/main/index.do?siteCd=RPTC
○문화재청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chluvu
○문화유산채널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orean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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