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야? 도서관이야? 우이신설선의 변신은 감동!

시민기자 박은영

Visit206 Date2020.06.10 10:04

지하철역이 서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서울 최초 경전철인 ‘우이신설선’ 얘기다. 지하철을 타면 늘 마주보게 되던 성형외과 광고 역시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엔 각종 예술작품이나 사진, 그림 등이 시선을 사로잡거나 유익한 지역정보들이 대신하고 있다.

우이신설선 솔샘역 문화예술 전시

우이신설선 솔샘역 문화예술 전시 ⓒ박은영

2017년부터다. 서울시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울 동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우이신설선 13개 역사에 상업광고를 없앤 대신 문화예술 콘텐츠를 전시하고 있다. 시간을 내 색다른 장소를 찾아야만 접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지하철역에서 선사하고 있는 거다. 지하철 전동차 안의 변신도 한몫을 한다. 내부를 도서관처럼 꾸며, 지하철 안에 있노라면 마치 도서관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목적지를 가는 와중에 잠시 스치는 이동수단 뿐 아니라 이렇듯 머물고 싶은 장소가 되고 있는 지하철, 그 반가운 현장을 찾았다.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박은영

삼양동사거리역에서 출발, 솔샘역에 도착했다.  우이경전철을 타고 전시회를 가는 기분이 들어 한결 가벼운 마음이었다. 솔샘역에서는 지난 5월 6일부터 특별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창동레지던시-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협력전 ‘그림탐구’를 5월 6일 ~ 8월 31일까지 우이신설선 솔샘역 역사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2020년 입주작가인 국동완과 빠키다. 솔샘역에는 그들의 작품 61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협력 전시는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11개 역사에서 꽃과 희망을 주제로 진행되는 ‘만개:UI Blossom’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그린다’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행위에 집중한 국동안, 빠끼 두 작가의 작품 세계가 솔샘역 곳곳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 느낌만은 색다르고 신비로웠다.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박은영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박은영

국동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 속 삶의 풍경인 아파트를 그린 ‘어라운드 #1(Around #1), 세월호 참사를 다룬 ‘어 페리’ 등 의 작품을 선 보인다. 솔샘역 1번 출구에서부터 만날 수 있는 국동완의 작품은 화사하고 신비로웠다. 또, 자신이 고안한 화면 안에서 생명력을 얻고 마치 무한한 우주의 궤도를 순환하는 행성처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빠키의 작품은 존재의 순환,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작가만의 유쾌한 시각 언어로 표현한 작품 4점이 전시되고 있다.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성신여대입구역 예술 전시 ⓒ박은영

성신여대입구역의 환승 에스컬레이터는 강은혜 작가의 ‘커넥션’이라는 작품을 통해 색다른 장소로 변신했다. 거대한 선과 면의 교차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한 작품 속을 지나다 보면 뭔가 특별한 공간에 있는 듯 하다. 에스컬레이터를 지나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도 볼 수 있다. 심플하고 이색적인 모습으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아울러,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이 많이 오가는 성신여대입구역에는 이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의 발전을 기원하는 크리스트자나 윌리암스의 작품이 전시 중에 있다.

우이신설선 내 예술 전시

우이신설선 내 예술 전시 ⓒ박은영

신설동역, 보문역, 성신여대입구역에서는 전체 역사를 포괄하는 주제전이 지난 5월 6일 ~ 8월 31일까지 ‘만개 : UI BLOSSOM – 꽃, 피어나는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기원-HOPE>, <영원-ETERNITY>, <환희-JUBILIANCE> 3부작으로 펼쳐지며, 참여 작가로 구본창, 채병록, 미켈레 데 안드레이스, 라익스미술관, 크리스트자나 윌리엄스 등이다.

신설동역 예술 전시

신설동역 예술 전시 ⓒ박은영

이 전시는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는 지금, 꽃을 상징으로 국내외 작가들이 보내는 용기와 희망의 연대를 담고 있다. 일견 연약해 보이나 어떠한 역경에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에 담긴 자연의 섭리를 성찰하며 위로와 희망을 나눈다. 한편, 우이신설 문화예술 철도가 시민의 일상을 찾아가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뿌리내리고 성장해 삶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한다. 실제 돌아본 솔샘역과 성신여대입구역, 보문역과 신설역 등 각 역사에서 바라본 작품들은 포근하고 선명해 역 내부를 더욱 환하게 밝히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이신설선 내 전동차 도서관 내부

우이신설선 내 전동차 도서관 내부

우이신설선 내 전동차 도서관 내부 ⓒ박은영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는 총 세 가지의 전시가 있다.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명확한 주제와 컨셉을 가진 수준 높은 전시를 운영하는 ‘주제전’,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의 협력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전시하고 신진작가 지원 확대, 예술계와의 지속적인 상생을 도모하는 ‘협력전’, 그리고 일반 시민, 작가, 기획자 등 누구나 심사를 거쳐 본인의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는 ‘오픈전’이다.

전시 신청으로 내 콘텐츠를 전시할 수도 있다.

전시 신청으로 내 콘텐츠를 전시할 수도 있다. ⓒ박은영

오픈전시는 일반 시민, 학생, 기획자 등 누구나 심사를 거쳐 본인의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다. 참여의 영역을 확장하여, 작가, 기획자, 큐레이터, 학생, 일반 시민 누구나 본인의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다. 전시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신청된 전시 콘텐츠는 내부 심의를 거쳐 전시하게 된다. 게시 기간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까지다. 그림이나 사진 등에 소질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그린 그림이 지하철역에 걸린다면 그것만으로 짜릿한 일이니 말이다.

뿐만 아니다. 우이신설선은 전동차 내부를 달리는 도서관으로 꾸며 운행하고 있는데, 그 특별한 전동차를 탈 수 있었다. 밋밋한 전동차 내부가 도서관으로 변한 그곳은 거의 도서관이었다. 스마프폰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마저 도서관의 배경처럼 느껴졌다.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의 13개 역사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었다. 쏟아지는 광고에 피로를 느끼는 시민들에게 한 편의 그림은 신선한 휴식과도 같았다. 우이신설선은 전동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모든 시민에게 열려있는 문화공간이었다.

서울에서 광고 없는 지하철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상업광고 없는 지하철역을 2022년까지 4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서울지하철 1~9호선에 설치된 미술작품은 총 234점이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지하철역에서 흥미로운 작품과 전시 등을 함께 할 수 있을 듯하다.

전동차를 타고 서울의 곳곳을 이동하는 길거나 혹은 짧은 시간에 흥미로운 문화예술이 함께 한다는 것은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지하철역에서 근사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문화예술철도는 예술을 즐길 권리가 있는 모든 시민을 위해 존재하기에 그 의미가 더 깊다.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 홈페이지: http://www.uiartline.com
○ 문의 : 02-6958-1945

▶ 더 많은 서울 뉴스 보기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내 이웃이 전하는 ‘시민기자 뉴스’ 보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