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숲길 요긴 몰랐지?” 숨은 힐링 공간들

시민기자 김명옥

Visit298 Date2020.06.09 12:04

경춘선 숲길공원은 옛 경춘선 선로를 따라 조성된 숲길이다. 이 길은 주민들에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학교에 가기 위해, 시장이나 마트를 가기 위해 지나가는 통행길이며 산책하는 길이다. 코로나로 외출과 여행이 부담되는 시기에 주민들에게 많은 위안을 주는 숲길이기도 하다.

경춘선숲길 하면 그저 ‘철길’ 따라 걷는 길이라고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필자는 경춘선 숲길공원을 통행하거나 산책하면서 숲길공원의 ‘작가의 정원’과 ‘오픈갤러리’에서 숲의 변화를 바라보기도 하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경춘선숲길의 오픈갤러리에 나도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경춘선숲길의 오픈갤러리에 ‘나도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 ⓒ김명옥

월계동에서 시작해 꽃으로 단장한 경춘 철교를 지나면 철길 오른쪽은 잣나무 숲과 자전거길이, 왼쪽에는 산책로가 있다. 잣나무 숲의 산책로는 800m가량 이어지는데 한낮에도 그늘이 지고 청량한 바람이 불어 햇빛이 강할 때 걷기 좋은 길이다. 숲길을 걷다가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기구와 정자, 벤치가 있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잠시나마 코로나를 잊고 땀을 식힐 수 있는 장소다.

산책로 아래쪽으로 넓게 보이는 곳에 작가의 정원과 숲길 텃밭이 있다.

제일 먼저 만나는 정원의 주제는 ‘느린 풍경’이다. 경춘선에 얽힌 저마다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정원에 앉아 그 시절 기차와 다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계절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생활정원이다. 열차프레임을 통해 자연의 속도에 따라 변해가는 느린 풍경을 볼 수 있다. 프레임을 통해 보이는 텃밭 정원은 열차 창 밖으로 보이는 농촌의 들녘이 연상된다.

느린 풍경 정원의 열차프레임을 통해 본 텃밭정원

‘느린 풍경’ 정원의 열차프레임을 통해 본 텃밭정원 ⓒ김명옥

두 번째 정원의 주제는 ‘유년의 기억’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하면서 어른은 숨바꼭질 놀이와 사방치기 하던 유년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아이들과 놀이를 해보는 정원이다. 아이들과 함께 옛 이야기 속에 등장하던 토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좋아서 어린 자녀와 산책 나온 부모들이 발길을 멈추는 곳이다.

유년의 기억 정원의 구조물과 동화 속 토끼

‘유년의 기억’ 정원의 구조물과 동화 속 토끼 ⓒ김명옥

세 번째 정원의 주제는 ‘기찻길 옆 빗물정원’이다. 도시재생 공원답게 개발하되 자연에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빗물이 흘러 자연스럽게 자연지반으로 침투될 수 있게 우수관이 아닌 하천으로 서서히 흘러 갈 수 있도록 한 방식으로 조성한 빗물정원이다. 때로는 기대어, 때로는 걸터앉아, 잠시 발을 떼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레일베드가 있다. 산책하다가 레일베드에 기대어 햇빛을 쐬거나 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은 정원이다.

기찻길 옆 빗물정원의 레일베드와 빗물정원 모습

‘기찻길 옆 빗물정원’의 레일베드와 빗물정원 모습 ⓒ김명옥

네 번째 정원의 주제는 ‘잠시 쉬어갈까’다. 뜨거운 태양, 모든 것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세상, 잠시 쉬어갈 자리가 필요하다. 쉼터의 정원으로 변화한 이곳은 옛 철길을 이루던 재료들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숲길공원과 잘 어우러진다.

다섯 번째 정원의 주제는 ‘70년의 기억’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 메세지를 담은 정원이다. 지난 70년간 출입이 금지되었던 도시 인프라 철도길에 새로운 색을 입혀 누구나 쉬이 생각할 수 있는 기찻길 풍경으로 변화하였다. 이 길은 오래된 철로와 미루나무가 어우러진 길이다. 미루나무길에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이든 세대는 오래전 경춘선을 타고 떠났던 춘천여행을 떠올려질 것이다. 젊은 세대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철길을 걸어보며 추억을 쌓는 길이다.

미루나무가 어우러진 철길, 70년의 기억 정원

미루나무가 어우러진 길 ’70년의 기억’ 정원 ⓒ김명옥

주제정원 주변에는 숲길 텃밭과 유실수들이 군데군데 있다. 텃밭은 손수 심고 가꾸고 거두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 3월에 노원구에서 시행하는 엄청난 경쟁률의 텃밭 분양을 거친 도시농부들의 텃밭이라 그런지 심어진 작물이 싱싱해 보인다.

경춘선 숲길 텃밭의 도시농부

경춘선 숲길 텃밭의 도시농부 ⓒ김명옥

산수유, 매실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복숭아나무, 뜰보리수,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의 유실수도 자라고 있다. 부모와 함께 산책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우리의 먹거리 채소와 과일이 어떻게 자라고 수확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생태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인 공릉동 도깨비 시장 앞을 지나 공릉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최근 새로 조성해서 6월부터 가동한 인공폭포에서 더워진 날씨를 잠시 잊게 해주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른다. 인공폭포 옆으로는 경춘선숲길 오픈갤러리로 이어진다.

6월부터 가동한 인공폭포와 벽화 사랑의 날개

6월부터 가동한 인공폭포와 벽화 사랑의 날개 ⓒ김명옥

오픈갤러리에는 시와 그림이 있는 캘리그라피 작품이 내려지고 6월부터는 새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나도 작가전’이다. 구립 공릉동 어르신복지센터는 2017년부터 ‘그림으로 말한다’를 통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을 그려내고 이를 전시하여 지역 사회와 꾸준히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노년, 그 아름다움과 걸어온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도전하는 공릉동 어르신들의 작품을 경춘선숲길을 걷는 이들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춘선숲길 오픈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공릉동 어르신복지센터 회원의 작품들

경춘선숲길 오픈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공릉동 어르신복지센터 회원의 작품들 ⓒ김명옥

이곳 오픈갤러리에는 숲길을 걷는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하는 벽화가 여럿 있다. 경춘선숲길을 처음 찾는 이들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벽화 ‘사랑의 날개’는 시멘트부조 위에 단청으로 채색한 국내 최대 규모의 날개 부조 작품이다. 해바라기 꽃말처럼 사랑은 자존심을 버리면서 시작되는데, 나비의 날개형상은 나비가 소리 없이 꽃에 날아오듯이 사랑도 소리 없이 곁에 온다는 걸 표현하였다. 이곳은 누구든지 자신의 어깨에 사랑의 날개를 달 수 있는 곳이니 경춘선숲길을 걷는 이들에게 사랑의 날개가 생기는 곳이다.

벽화 ‘우리 오래오래’는 경춘선숲길을 오고가는 사람들은 빠르게 지나치는데 달팽이의 이미지는 경춘선숲길과 천천히 호흡하며 작은 풀과 꽃들에게 인사하는 여유를 갖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경춘선숲길에 이제 열차는 다니지 않지만 사람들과 새로이 오래오래 호흡하는 공간으로 함께 하자는 뜻이 담겼다. 이곳을 찾은 가족, 연인, 친구,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라는 뜻도 함께 하고 있다.

벽화 우리 오래오래

벽화 ‘우리 오래오래’ ⓒ김명옥

벽화 ‘경춘도’는 경춘선숲길에 생명을 불어 넣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장미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의인화하였다. 보잘 것 없는 것도 정성과 사랑을 받으면 사물 하나하나에도 마음이 깃들고 생명이 생겨나니 사람들의 기쁨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경춘선숲길에 생명을 불어 넣어 의인화 하였다. 기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경춘선은 숲길로 재탄생해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공원이자 산책로가 되었음을 표현한 것이다. 경춘도는 주변에 장미가 피어있을 때 더 돋보인다.

벽화 경춘도

벽화 ‘경춘도’ ⓒ김명옥

이번에 새로이 입체 벽화 두 작품이 완성되어 지나가는 이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얼마 전 돌출된 아파트 담장 벽에 무언가를 하고 있어 궁금했는데 돌출된 시멘트벽이 멋진 등대로 변신하였다.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등대가 밝은 불빛을 비춘다.

새로 선보인 입체벽화 등대의 모습이다.

새로 선보인 입체 벽화 등대의 모습이다. ⓒ김명옥

증기 기관차가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담은 벽화다. 바로 경춘선 열차다. 기관차가 기적소리를 내며 1939년을 지나 2020년에 도착한다. 만약 이 벽화를 보게 된다면 기관차 앞부분을 자세히 보자. 경춘선이 처음 완공되었던 1939년과 현재 2020년을 모두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경춘선을 달리던 열차의 모습은 화랑대철도 공원에서 실물로 볼 수 있다.

새로 선보인 입체벽화 경춘선 열차의 모습이다.

새로 선보인 입체벽화 경춘선 열차의 모습이다. ⓒ김명옥

경춘선 숲길공원의 정원과 산책로를 걸으며 옛 기억과 향수를 느끼고, 새로운 추억을 쌓으며 문화적인 공간에서 감상을 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벽화의 문구 ‘우리 오래오래 함께하자’처럼 경춘선숲길의 작가의 정원과 오픈갤러리를 걸으며 숲길과 오래오래 함께 해보자.

■ 경춘선숲길 안내
○ 교통 : 1호선 월계역 4번출구 도보10분(경춘철교)
7호선 공릉역 1,2번출구 도보10분(경춘선 힐링쉼터)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숲길연결)
○ 운영 : 연중무휴
○ 문의 : 화랑대 철도공원 070-4179-3777, 경춘선방문자센터 02-3783-5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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