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창산 산책길, 얼마나 빼어나길래?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0.06.09. 09:32

수정일 2020.06.09. 13:27

조회 3,544

“산(山)은 타는 걸까? 보는 걸까?”

코로나19 상황 속 우리는 스스로가 방역책임자란 생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에 솔선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거리두기는 평범한 일상과의 단절을 가져와 고립감과 스트레스, 우울감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럴 때 집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산책은 갑갑함을 날려 보내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염창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강 뷰

염창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강 뷰 ⓒ최용수

서울 근교에는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 청계산, 수락산 등 크고 작은 산이 많아 다행이다. 그런데 입소문이 난 산에는 등산객이 분비고 산세가 험하여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족이 함께 가기에는 주저스럽다. 필자는 사람이 적고 크게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산을 만났다. 바로 강서구에 있는 염창산이다. 올림픽대로에서 세운 듯 우뚝하게 솟은 염창산은 바다처럼 탁 트인 색다른 한강뷰를 선물해준다.

염창동 나무계단 산책로와 올림픽대로, 한강하류의 탁 트인 조망이 이채롭다

염창동 나무계단 산책로와 올림픽대로, 한강하류의 탁 트인 조망이 이채롭다 ⓒ최용수

염창산은 고도 55.2m의 작고 낮은 산이다. 지하철 9호선 증미역 2번 출구에서 한강으로 나오면 올림픽대로와 맞닿아 있다.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 및 여가생활 위해 염창산 일대 11만 2,000㎡가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증미역 2번 출구를 나와 좌회전하여 약 300m정도 가면 성은교회가 있다. 교회 뒤편에서부터 산책길이 시작된다. 빼어난 전망으로 서울시는 염창산 산책길을 테마산책길로 선정하였다.

염창산 정상에서 한강뷰를 즐기는 시민들

염창산 정상에서 한강뷰를 즐기는 시민들 ⓒ최용수

한강변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정상까지는 약 1.4km 거리이다. 보통걸음으로서 30~40분이 소요되나 숲냄새를 맛보며 조망을 즐기려면 1시간은 투자해야 한다. 시작점에서 한강변으로 향하는 산책로는 흙길과 매트가 깔려있어 편안하다. 특히 산책로의 95% 이상이 두터운 숲길이라 시원하고 상쾌하다. 햇볕이 따가운 낮 시간이나 여름에 더욱 인기가 많은 이유를 말해준다. 이날도 커피를  뽑아들고 산책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전망이 빼어나 서울시 테마산책길로 지정된 염창산 산책길 안내도

전망이 빼어나 서울시 테마산책길로 지정된 염창산 산책길 안내도 ⓒ최용수

산책로를 따라 몇 걸음 옮겨가니 눈앞이 시원하다. 흔치 않은 한강 조망의 시작이다. 한강 하류의 모습은 흡사 바다에 온 듯한 드넓은 조망을 펼쳐 보인다. 눈 호강은 물론이고 갑갑하던 가슴이 한 순간에 뻥 뚫린다. 올림픽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행렬도 시원함을 더해준다. 한강 100리 길을 자주 라이딩을 해온 필자에게도 이런 조망은 처음이다.

염창산 나무계단길은 올림픽도로 바로 위에 개설되어 있어 바다같은 한강뷰를 감상할 수 있다

염창산 나무계단길은 올림픽도로 바로 위에 개설되어 있어 바다같은 한강뷰를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염창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나무계단길이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영화를 보듯 한강의 조망이 변화한다. 발 아래에는 질주하는 자동차 행렬이 밟힐 듯 아찔하다. 나무계단을 따라 끝까지 오르면 염창산 정상이다. 강바람이 쉬었다 가는 작은 정자가 있고, 2개의 스윙벤치에는 가족과 연인들이 그네를 즐긴다. 동쪽 끝 조망 포인트에는 망원경이 서있다. 북한산, 남산 N서울타워, 여의도 빌딩 숲 등의 원경을 조절하며 즐길 수 있는 무료 망원경이다.

염창산 정상의 스윙벤치와 염창동 이야기

염창산 정상의 스윙벤치와 염창동 이야기 ⓒ최용수

원래 염창산이란 이름은 염창리에서 왔다. 조선시대 서해안 충청도, 전라도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은 한양으로 운반되었고, 이곳에 소금창고 즉 염창(鹽倉)이 있었다. 염창이 있던 마을은 자연스럽게 염창리가 되었고 그 뒷산은 염창산으로 불리었다. 지금은 소금배가 드나들던 옛 마을 풍경은 사라지고 없지만 염창산만은 소금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당시 염창으로 운반된 소금은 국가용과 군사용, 그리고 일반판매용으로 구분되어 각각 저장 보관하였다. 자염(煮鹽)으로만 제조되던 당시로서는 매우 귀한 물품으로서 전매품으로 지정 관리되었다고 한다.

빼어난 서울 야경을 자랑하는 염창산 전망대와 망원경

빼어난 서울 야경을 자랑하는 염창산 전망대와 망원경 ⓒ최용수

큰 오르막이나 급경사 내리막이 없고 편안한 길이라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하기에 부담이 없는 염창산, 서울에서 바다처럼 탁 트인 한강 뷰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으뜸이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서만 지내기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이럴 때 아이들과 함께 염창산을 찾아보자. 망원경으로 한강뷰를 보여주며 옛 염창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산은 타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란 걸 염창산은 말해준다.  

염창산 산책길 안내
○ 코스 : 증미역 2번 출구→성은교회 뒤→한강변산책로→정상전망대→배드민턴장→성은교회→증미역
○ 교통편 : 9호선 증미역 2번 출구→ 60m지점 증미역 교차로에서 좌회전 후 300m 이동, 성은교회 도착
○ 거리 및 소요시간 : 1.4km, 약 30~40분 (대략 1시간 예상)

▶ 더 많은 서울 뉴스 보기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내 이웃이 전하는 '시민기자 뉴스' 보기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