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서울 교통은 어떻게 변화할까?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403 Date2020.06.09 14:5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65) 코로나19 이후 서울 교통 전망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충격이 있었지만 곧 원래 상태로 돌아왔던 과거의 감염병 때와 달리, 이번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영구히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교통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 접촉을 꺼리는 문화가 생겨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높은 전염력에 기인한 것이다. 이 같은 언택트(Untact)의 활성화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새로운 사회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대중교통의 기본 원리가 사람을 좁은 곳에 모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서울 교통은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까?

우선 기존 대중교통 외에 새로운 교통수단의 대두가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줄어든 평균 이동거리와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풍조가 결합하면서 자전거와 개인교통수단이 주목받을 것이다. 다행히 서울시는 이미 따릉이라는 공유자전거를 운영하고 있고,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전동킥보드 업체도 성업 중에 있다.

이들 교통수단은 요금체계나 이용방식이 단거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고, 타인과 가깝게 접근해야 할 필요도 없으므로 대중교통 수단의 대체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따릉이나 공유 전동킥보드는 차량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빌려 쓰는 것인 만큼 소유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남들과 함께 쓰는 교통수단인 만큼 위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울시에서는 따릉이에 3단계 방역을 적용하여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 방역 현황
– 따릉이 정비 후 출고 시 소독
– 대여소에 배치 전 배송차량과 함께 소독
– 1,540개 대여소에 대한 매일 야간 소독 및 손소독제 잔량 보충

따릉이소독장면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는 정비 후 출고 전후, 각 대여소 배치 등 여러 단계에 걸쳐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또한 공유 전동킥보드 K업체는 아래의 방식을 적용하는 등 많은 업체들이 위생에 대한 우려로 자사를 외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방역 현황
– 전동킥보드 정기 소독 실시
– 전동킥보드 정비 및 배포 임직원 마스트 착용 실시
– 전동킥보드 정비 및 배포 임직원 위생장갑 착용 실시
– 전동킥보드 정비 및 배포 임직원 발열 여부 파악
– 전동킥보드 정비 및 배포 임직원 출입국 기록 파악하여 병가 제공
– 전동킥보드 서비스 운영 시간 내 소독 실시

따릉이나 전동킥보드 이용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불안하면 장갑을 끼고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생에 대한 걱정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장거리 교통이나 고소득 계층에서는 자가용 이용이 여전하거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중교통의 축소와 맞물리면서 사회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 4월 1일부터 지하철 심야운행이 중단되면서 야간에 지하철을 이용하던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득이 충분하다면 자가용을 대신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볼 때 수요 감소로 인해 시외, 고속버스 노선망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한 교통 환경 변화에 따라 소외받는 사람들을 보듬는 교통정책이 필요하다. 자가용 이용이 늘어 도로가 혼잡해지고, 버스 노선은 없어져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없게 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혼잡비용이 늘어나고 교통복지는 후퇴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교통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코로나 시대에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시 물류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기업이 손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온라인 상거래 업체나 물류 업체는 수요가 늘어나 매출 특수를 맞을 정도였다. 앞으로도 코로나로 인하여 외출이 힘들어지면서 온라인 유통은 계속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온라인 유통에 꼭 필요한 것이 물류센터다.

지난 6월 2일, 서울교통공사는 기존에 있던 홍대입구역에 이어 서울역·명동역·잠실역에 ‘지하철 생활물류센터 유인보관소(T-Luggage)’을 새로 열었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지하철 내에 생활물류 지원센터를 최대 100곳까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현재 서울지하철 역사 내부에는 곳곳에 유휴공간이 있는데 이를 통해 택배, 세탁, 개인물품보관, 개인교통수단관리, 스마트폰 배터리 대여 등 다각도의 생활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대표 교통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단순한 여객 수송 업체에서 종합생활서비스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코로나19가 만들어준 셈이다.

서울역 유인보관소

서울지하철 1·4호선 서울역에 새로 문을 연 ‘지하철 생활물류센터 유인보관소(T-Luggage)’ ⓒ뉴스1

21세기의 서울교통정책은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을 우대하고 자가용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차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타인과 함께하며 환경을 배려하는 교통체계를 만들려고 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서울교통정책도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대중교통의 혼잡도를 낮추면서 자가용도 줄여야 한다니 모순된 목표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다.

다행스러운 점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술을 교통에 적용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교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요가 줄어든 만큼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여 비용을 절약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위기는 언제나 도전과 응전을 불러왔다. 서울 교통의 새로운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참고문헌 : 대한교통학회 ‘Post-Corona 교통변화전망 및 대응방안에 대한 지상좌담회'(2020.5.26.)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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