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잠시 잊었어요! 장미정원 산책

시민기자 추미양

Visit291 Date2020.06.02 10:49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다. 최근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도서관과 박물관을 이용했는데 수도권 내 모든 공공·다중이용시설이 6월 14일까지 운영이 중단된다니 아쉽다. 하지만 등교를 시작한 학생들을 생각하며 오랜 기간 미뤄온 지인과의 약속과 동아리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

올림픽공원 남1문을 들어서면 장미광장이 있다

올림픽공원 남1문을 들어서면 장미광장이 있다 ⓒ추미양

초여름으로 접어들어 날씨는 더워지는데 집에 갇혀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답답하고 우울증이 다시 고개를 든다. 가벼운 산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아침 일찍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43만 평의 올림픽공원은 무장애의 넓은 산책로가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어 안전하게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올림픽공원은 어디를 걸어도 나무와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6월에는 장미광장에서 다양한 색과 향의 장미를 즐길 수 있다.

제우스화단을 비롯한 12개의 화단으로 이루어진 장미광장 ⓒ올림픽공원 홈페이지

제우스화단을 비롯한 12개의 화단으로 이루어진 장미광장 ⓒ올림픽공원 홈페이지

장미광장은 올림픽 공원 9경에 해당하는 명소로 2010년 조성되었다. 고대올림픽과 근대올림픽의 만남을 주제로 올림푸스 12신의 이름을 붙인 12개 장미화단이 제우스 화단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펼쳐져 있다. 중앙의 동그란 제우스 화단에는 태극 문양의 ‘가상의 구’ 가 눈에 띄는데, 88 서울올림픽 때 지저스 라파엘 소토가 제작한 작품이다. 바람이 불면 청색과 홍색의 알루미늄 막대가 흔들리면서 은은한 소리가 난다.

현수막이 장미정원 안으로의 접근을 막고 있다

현수막이 장미정원 안으로의 접근을 막고 있다 ⓒ추미양

작년만 해도 화단 가까이 다가가 꽃향기에 취해보고 스마트폰에 매혹적인 장미의 자태를 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화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끈과 현수막으로 막아 놓았다. 현수막에는 마스크 미착용자의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도 들어있다. 그래도 화단 밖에서 바라본 장미정원의 풍광은 아주 멋졌다.

연인들의 포토존이었던 장미터널

연인들의 포토존이었던 장미터널 ⓒ추미양

장미광장을 찾으면 꼭 사진을 찍는 곳이 있다. 장미터널이다. 아쉽지만 올해는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 분수가 더 이상 물줄기를 뿜지 않고 꽃길을 걸을 수도 없지만 파란 하늘을 향해 핀 장미꽃은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게 한다.

장미 이름표에 QR 코드가 있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장미 이름표에 QR 코드가 있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추미양

장미광장에 오면 146종의 세계장미와 19종의 국산 장미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붉은 장미뿐 아니라 노란색, 흰색, 주황색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의 장미가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장미의 꽃말은 색깔별로 다양한데 연인들이 사랑을 전할 때 사용하는 붉은 장미는 ‘열렬한 사랑’이라고 한다. 장미광장에는 활짝 만개한 꽃송이도 있지만 수줍게 오므리고 있는 꽃봉오리도 있다. 장미 품종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양하여 5월부터 8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꽃이 피고 진다.

파빌리온은 장미정원을 이국적으로 보이게 한다

파빌리온은 장미정원을 이국적으로 보이게 한다 ⓒ추미양

장미광장에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고풍스러운 조형물을 찾는 재미가 있다. 지붕 덮개는 없지만 하얀 기둥이 둥글게 서있는 파빌리온이다. ‘나비’라는 뜻으로 텐트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정원이나 뜰에 있는 정자와 비슷한 것이다.

‘아프로디테(비너스)의 탄생’ 벽화

‘아프로디테(비너스)의 탄생’ 벽화 ⓒ추미양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족을 물리친 제우스’, ‘은하수의 기원’,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표현한 커다란 벽화도 볼 수 있다. ‘비너스’라고도 알려진 아프로디테는 미와 사랑의 여신인데 장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 은하수는 헤라의 가슴에서 하늘로 솟구친 젖이 무수한 별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프로디테 화단의 원통형 장미폴

아프로디테 화단의 원통형 장미폴 ⓒ추미양

장미광장의 원형 화단을 구경하고 남1문 반대편으로 쭉 걸어가면 길게 뻗은 아프로디테 화단을 만난다. 장미 넝쿨을 수직으로 감아올린 장미폴이 산책하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쉼이 필요하면 화단 주변 벤치에서 잠시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꽃 양귀비가 핀 들꽃마루와 흥부네 원두막

꽃 양귀비가 핀 들꽃마루와 흥부네 원두막 ⓒ추미양

장미광장 산책만으로 부족하다 싶다면 올림픽공원 8경인 들꽃마루 걷기를 추천한다. 꽃 양귀비(개양귀비)가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벌들이 윙윙거리고 나비들이 춤을 춘다. 양귀비는 줄기 하나에 꽃 하나가 피는데 붉은색이 너무 강렬하여 잠시 바라보고 있노라면 꽃잎 속으로 빨려들 것만 같다.

들꽃마루에 가득 피어 있는 수레국화

들꽃마루에 가득 피어 있는 수레국화 ⓒ추미양

고갯마루에 있는 흥부네 원두막을 지나니 들꽃이 앞다투어 피고 있다. 진한 청색의 수레국화, 흰색의 안개초, 노란색의 기생초, 붉은색의 끈끈이대나물이다. 들꽃은 장미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애잔해 보인다. 한 움큼 꺾어 예쁜 머리 화환이라도 만들고 싶지만 눈과 가슴에만 담았다. 한참 꽃길을 걷다 보니 움츠러든 가슴에 꽃향기가 퍼진다. 산속 숲길을 걷지 않았지만 가슴이 뻥 뚫린다. 심호흡을 하면서 파란 하늘과 꽃과 함께 한 산책. 제대로 힐링을 했다.

올림픽공원은 지하철로 접근하기도 좋고 주차장도 넓어 가족끼리 연인끼리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직장인들은 평일 퇴근 후 호젓하게 장미광장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마스크 착용하고 2m 거리두기를 하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여보자.

■ 올림픽공원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교통 : 올림픽공원역(5·9호선) 3번 출구, 한성백제역(9호선) 2번 출구, 몽촌토성역(8호선) 1번 출구
○ 운영시간 : 도보나 자전거 출입(05:00 ~ 22:00), 차량 출입(06:00 ~ 22:00)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olympicpark.kspo.or.kr/
○ 문의 : 02-41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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