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현금이라 더 반가워요"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0.06.02. 14:56

수정일 2020.06.02. 17:44

조회 4,304

편의점, 약국, 미용실, 세탁소, 식당과 주점 등 집 밖을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상점들이 있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영업자'들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의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4개월 간 동네 자영업자들은 큰 변화를 겪었다. 성북구 종암동의 '미사랑헤어' 변경애(54)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암동 미사랑헤어 변경애 씨가 손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종암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변경애 씨가 손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박은영

코로나19로 학생들 개학이 연기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이와 동시에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걱정도 커졌다. 감염병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일상은 각 가정은 물론 지역 내 자영업자들에게도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학생들이 등교를 안 하니까, 엄마들이 아이를 미용실에 꼭 데리고 와야 할 필요를 못 느끼죠. 급하지 않기도 하고 또 굳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커트를 두 번 세 번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아이들 역시 학교를 안 가니까 머리카락이 길어도 그냥 긴 상태로 있거나 한 번만 자르는 경우도 많고요.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쌓이면 저희로선 손실이 크다고 할 수 있지요.”

미용실의 단골손님은 파마를 하는 여성들이 다수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엄마들 역시 미용실 방문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자분들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머리가 길어도 굳이 파마가 급하진 않으니까 그냥 내버려 둬요. 머리가 자라도 그냥 머리띠를 하거나 하나로 묶고 계신다 하더라고요. 가계 수입이 줄어드니까 내 머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안 되는 거지요. 그래서 동네 미용실은 영향을 많이 받아요

코로나 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많아져 미용실 방문 손님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많아져 미용실 방문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박은영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가 지급된 후 조금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물어보았다. 보통 여유자금이 생기면, 옷을 사거나 머리를 새로 하거나 하는 심리가 우선적으로 발동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재난지원금과 긴급생활비가 지급된 5월경부터 손님이 늘기는 했어요. 어떤 어르신은 오셔서 ‘생필품을 사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지원금을 다 쓸 수가 없다’며 미리 선결재를 하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파마를 매달 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르신들은 당신에게 필요하고 꼭 써야 할 곳에 쓰고 싶은 마음인데 미용실은 나중에라도 꼭 오셔야 하니까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이 풀리면서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은 게 지역사랑 모바일 상품권이다.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권이니 모바일 상품권의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 결제율이 예전보다 높아졌는지 물어보았다.

젊은 층 위주로 제로페이 사용이 늘고 있다.

젊은 층 위주로 제로페이 사용이 늘고 있다. ⓒ박은영

“지원금을 모바일 상품권으로 받아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다 보니 제로페이 결제가 늘기는 했습니다. 저희로서는 수수료 면제가 되니 긍정적이죠. 그렇지만 모바일 상품권을 받는 과정이 번거롭다 느끼는 어르신들도 계시다보니 주로 젊은층 위주로 사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아닌 ‘임대료’다. 이는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사회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생기기도 했는데, 시내 중심가가 아닌 동네 미용실에도 적용되는지 궁금했다.

“저희도 임대료 감면을 받을 수 있었어요. 상가 주인이 2월, 3월 두 달간 임대료를 적게 받았습니다. 한 달에 20만원씩 두 달간이요. 생각도 안 했는데 먼저 전화해서 임대료 인하에 대한 얘기를 꺼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임대료 인하를 하지 않으려고 임차인끼리 담합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서울시의 긴급생활비와 정부의 재난지원금 이후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되는 혜택이 지난 5월 25일 시작됐다. 바로 ‘자영업자 긴급생존자금’이다. 대상은 지난해 연매출 2억 원 미만, 종사자 수 5인 미만인 사업장(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수업은 10인 미만)을 기준으로, 현금 70만원씩 2개월간 지원한다. 신청 대상에 해당이 되는 지 물어보았다.

“예 당연히 해당이 되지요. 많은 미용실이 연매출 2억 원을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긴급생존자금 신청은 오늘 했습니다. 5부제로 신청할 타임을 놓쳐서 못하고 있었는데, 주말은 모든 자영업자가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주말에 신청했어요. PC로만 신청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했고, 신청하는 방법도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주민번호, 사업자번호 정도, 계좌번호 정도만 적으면 됐거든요.”

미사랑헤어는 스마트폰으로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간단하게 신청했다.

미사랑헤어는 스마트폰으로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간단하게 신청했다. ⓒ박은영

총 140만원의 자영업자 지원금은 70만원씩 2회로 나누어 지급된다. 1회 차는 2주일 이내, 2회 차는 4주째 지급되며 또, 각종 재난지원금이 상품권, 혹은 신용카드로 지급된 것과는 달리 ‘현금’으로 지급된다.

“자영업자 생존자금이 현금으로 지급되니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카드나 모바일 상품권에 비해 지역이나 기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도 있고요. 그간 지급받은 지원금은 시부모님 병원비나 요양원 비용으로 사용했는데, 소상공인 지원금이 나오면 임대료를 내고 미용실 유지비로 사용할 생각이에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 ‘자영업자 생존자금’ 등 이름은 달라도 그 의미는 한결같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배려를 통해 동네에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없었으면 좋겠다.

현재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신청은 홈페이지(https://smallbusiness.seoul.go.kr/)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시 사업장 소재 자영업자의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성명, 주민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전화번호, 계좌번호, 사업장 주소만 입력하면 된다. 온라인 접수는 사업주의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5부제로 신청하고, 주말은 출생연도에 상관없이 모두 가능하다.

방문접수는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신분증,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 위임장(대리 신청시) 등을 지참해 주소지 관할 자치구내 우리은행 및 자치구별 지정 장소로 가면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자영업자 생존자금 홈페이지 : https://smallbusiness.seoul.go.kr/
문의 : 다산콜센터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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