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과 신흥시장...야외승강기 타고 골목여행

시민기자 김재형

발행일 2020.05.18. 09:33

수정일 2020.05.19. 09:23

조회 3,117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요즘 뜨고 있는 거리가 있다. 바로 해방촌 오거리와 신흥시장이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와 신흥시장에는 젊은 남녀 데이트족은 물론 지긋한 중년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남산 타워 아래에 위치한 해방촌은 개성 넘치는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남산타워 아래에 위치한 해방촌은 개성 넘치는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김재형

필자는 해방촌 바로 아래 용산구 후암동에서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최근 변화된 모습이 너무 흥미롭다. 해방촌은 1945년 8·15 해방 후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남산 기슭에 임시 거주처를 마련하고 살게 된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됐다. 이후 서울지역 대부분이 초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해방촌은 소위 달동네로 남는 듯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일부 유명인들이 이곳에 점포를 오픈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서울의 개성 넘치는 뜨거운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해방촌과 신흥시장은 남산의 골목에 위치해 있어 주차공간이 없다. 자가용을 끌고 가기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산자락 아래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게 쉽지 않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지하철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조금 걸은 후 마을버스 '용산 2번'을 타는 것이다. 4호선 '숙명여대역' 5번 출구에서 '용산 2번' 마을버스를 타도된다. 마을버스로 15분가량 이동 후 '해방촌 오거리'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마니아라면 자전거를 타고 용산중학교 앞 거치대에 세워두고 108계단을 통해 해방촌을 가면 더욱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시간을 잊은 듯한 골목길을 지나가는 시간 탐험이 기다린다. 108계단에 야외 승강기가 생겼는데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해방촌을 갈 때는 마을버스 탑승, 도보, 따릉이 등을 이용해 근처까지 간 후 108계단을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

해방촌을 갈 때는 대중교통 이용, 도보, 따릉이 등을 이용해 근처까지 간 후 108계단을 경험하는 걸 추천한다 ©김재형

신흥시장은 서울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예산을 투입해 해방촌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해방촌의 도시재생사업 사례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를 수 있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과거에는 너무 비좁기만 하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던 조그마한 골목길이 지금은 낭만이 넘친다. 서울의 북촌과 서촌은 즐비한 한옥의 카페가 떠오르지만 신흥시장과 해방촌 거리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흐른다. 오랜만에 마음먹고 간 신흥시장은 하필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다양한 가게를 구경할 수 없었다. 정비가 마무리되면 어떤 개성 있는 가게가 들어설지 벌써 궁금하다. ​

이제 신흥시장은 서울에서 손에 꼽히는 독특한 카페 골목이 되었다

이제 신흥시장은 서울에서 손에 꼽히는 독특한 카페 골목이 되었다 ©김재형

신흥시장에서 남산도서관 방면으로 걷다 보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옥상) 카페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루프탑에서 커피 한 잔에 사진을 찍으면 참 좋을 듯하다. 남산으로 통하는 지그재그 나무 계단을 올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언덕에 자리 잡은 해방촌을 걷다 보면 다양한 계단이 눈에 띈다. 새로 정비한 계단, 옛 모습의 계단 등 다른 모습을 느끼며 걷는 것도 추천한다.

카페의 루프탑에 앉으면 한눈에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카페의 루프탑에 앉으면 한눈에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김재형

해방촌이 언덕에 위치해 있다 보니 다양한 모양의 계단이 많다

해방촌이 언덕에 위치해 있다 보니 다양한 모양의 계단이 많다 ©김재형

재미있었던 것은 최신의 팝업스토어와 아름다운 카페와 함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소아과, 장판 집, 만물상은 물론 쌀집 간판까지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필자의 눈에는 추억의 사진관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해방촌 오거리를 다니면  골목이 카페 위주인것 같아서 아쉬운 생각도 든다. 이전보다 가게는 더 많아졌는데 여전히 카페가 대세인 듯하다.

체력이 허락해 남산까지 구경한다면 완벽한 코스가 될 것이다

체력이 허락해 남산까지 구경한다면 완벽한 코스가 될 것이다 ©김재형

재생을 거친 도시의 특성은 메인 거리에서 한 귀퉁이만 돌면 일반 주거공간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 사생활이 침해되고 소음을 겪게 된 거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실제 메인 거리 옆 지역주민들이 있는 골목길로 돌아나와 보니, 방문객들의 음주와 흡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쉽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지만, 비좁은 길에 자동차와 행인이 뒤엉키는 사례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며, 골목 구석 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이 동네에 방문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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