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백제의 숨결’ 느껴볼까?

시민기자 박세호

Visit137 Date2020.05.11 11:54

서울시 석촌동의 제 3호분은 4-5세기 백제 왕릉이다

서울시 석촌동의 제 3호분은 4-5세기 백제 왕릉이다. ⓒ박세호

지난해 10월말 한성백제 왕실묘역인 서울 석촌동고분군에서 화장 후 분골된 사람의 뼈와 다량의 유물이 발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서울이 백제 왕조의 수도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알아도 실감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백제하면 충청도 공주나 부여여야지 왜 서울이냐는 것이다.

제 3호분과 제 4호분의 연결 통로

제 3호분과 제 4호분의 연결 통로 ⓒ박세호

지하철 9호선 석촌역이나 석촌고분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이 바로 널찍한 공간의 ‘석촌동고분군’이다. 아침저녁으로 내 집 뜰처럼 산책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옆 동네에 이렇게 축구장보다 더 넓은 공간이 있는지도 모르는 주민들도 생각보다 많다.

송파구 석촌동고분 발굴 현장

송파구 석촌동고분 발굴 현장 ⓒ박세호

대로가 고분에 막혀서 부득이 땅 속으로 터널 길을 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퇴근 시 지하차도를 매일 지나면서도, 바로 위가 고분지대라는 것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석촌동고분군에는 적석총 5기, 흙무덤 1기 등 총 6기가 복원, 정비돼 있다.

벽화로 본 백제의 첫 수도, 한성

벽화로 본 백제의 첫 수도, 한성 ⓒ박세호

사적 제243호으로 지정된 석촌동 고분군은 기록이 대체로 명확하지 않아 누구의 왕릉이라는 호칭대신, 그냥 ‘제 3호분’, ‘제 4호분’ 이렇게 불린다. 제 3호분은 한 변의 길이가 50m에 달할 정도로 크다. 조상님들이 만든 대형구조물(왕릉)과 2천년 뒤 후손들이 만든 초대형 건축물인 124층 롯데월드타워가 대비되는 모습이 참 흥미롭다.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박세호

무덤은 40~50cm 두께로 진흙을 깔아 다지고 그 위에 자갈돌과 지댓돌을 차례로 깔았다. 이후 40cm 이상의 깬돌과 작은 판자돌을 가로 누여서 층층이 쌓아 올린 모습이다.

구내 조경이 잘 되어 수채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풍경이 아름답다

구내 조경이 잘 되어 수채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풍경이 아름답다. ⓒ박세호

무덤이 훼손된 이후 발굴 조사를 했기 때문에 주검이 묻힌 곳은 찾지 못했고, 무덤 주위에서 중국 동진 시대의 도자기 조각, 금 장식 조각인 달개, 백제 토기 조각 등을 수습하였다.

앞에서 바라본 석촌동 제 4호분

앞에서 바라본 석촌동 제 4호분 ⓒ박세호

제 3호분은 4~5세기 백제 왕릉이고, 학계에선 백제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346-375)의 무덤으로 추정한다. 이 무덤은 동서 방향으로 50.8m, 남북방향으로 48.4m인 사각형 계단식 돌무지무덤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민가 여러 채가 무덤 위에 있었다는데 현재로선 상상이 잘 안 된다.

한 변의 길이가 50미터에 달하는 석촌동 고분군

한 변의 길이가 50미터에 달하는 석촌동 고분군 ⓒ박세호

여기서 백제왕릉을 둘러본 후, 인근에 있는 몽촌 토성과 몽촌 해자 그리고 한성백제박물관까지 한 번 찾아가보면 백제 초기 문화에 대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생활방역이 시작된 지난 5월6일 재개관해 사전예약제를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석촌동 백제 고분 주변 동네들은 직행차도가 막힌 대신 인도(혹은 산책로)로 편하게 연결된다. 4면에 각각 출입구가 있다. 건너편 동네와 지역끼리는 서로 걸어서 왕래한다. 출입구가 평지인 곳도 있고, 낮은 지대의 동네에서 계단으로 오르게 해놓은 곳도 있다.  인적이 드문 드넓은 평원에 서면 왕릉이란 느낌보다는 산 위에 와 있는 것도 같고 논밭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도 받게 된다.

네 개의 출입구 중 정문

4개의 출입구 중 정문 ⓒ박세호

네 개의 출입구중 북문. 계단으로 연결된다
4개의 출입구중 북문.  계단으로 연결된다. ⓒ박세호

이 곳은 체력 보강과 함께 따뜻한 햇볕을 쬐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기는 웰빙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벽화와 해설판을 보면 역사지식과 인문학적 관심도 상승함을 깨닫게 된다. 

돌무지무덤을 견학하면서, 동시에 백제 제 13대 근초고왕이 왜왕에게 하사한 칠지도 기념스탬프도 찍는다. 제철산업을 기반으로 국력을 떨친 시기였다. 흥미로운 것은 세계를 호령한 로마제국(서로마)이 AD476년까지, 한성백제 시대가 AD475년까지 동시에 막을 내려, 같은 시대 동서양 문명권이 대비된다는 사실이다.

칠지도 스탬프를 찍어준다. 칠지도는 일본의 역사왜곡과도 관련이 있다.

칠지도 스탬프를 찍어준다.  칠지도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도 관련이 있다. ⓒ박세호

한성백제 왕도 유적들은 서울시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해 왔다. 백제 고분들은 완결된 것이 아니고, 아직도 발굴과 연구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의 진전상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봄꽃이 화사한 아름다운 5월, 2000년 고도 서울에서 백제의 숨결을 간직한 석촌동 고분군과 한성백제박물관 등으로 역사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한성백제 왕도 유적지 탐방
○ 석촌동 고분군(사적 제243호)
– 위치: 서울 특별시 송파구 가락로 7길 21
– 교통 : 지하철 9호선 석촌고분역 3번 출구
○ 한성백제박물관
– 위치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성대로 71
– 교통 : 9호선 한성백제역 2번 출구, 도보 300m
– 운영시간 : 매일 09:00 -19:00, 월요일 휴무(관람료 무료)
– 홈페이지 : https://baekjemuseum.seoul.go.kr/
– 문의: 02-215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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