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푸른 하늘 아래 '정릉'을 거닐다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0.04.24. 10:03

수정일 2020.04.24. 17:09

조회 1,534

미세먼지 하나 없이 파란 하늘의 봄날, 정릉을 찾았다 ⓒ최병용

요즘 가을처럼 하늘이 높고 파랗다. 역설적이게 코로나19로 인간이 멈춘 탓이라고 한다. 눈이 부시게 하늘이 아름다운 봄날 정릉을 찾았다. 정릉은 사적 제 208호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조선 태조의 두번째 왕비인 신덕고황후의 능이다.

정릉 입구

정릉 입구 ⓒ최병용

서울 정릉은 1396년 황후가 세상을 떠나자 왕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현 정동 영국대사관 부근에 조성했다. 하지만 태조의 첫번째 왕비의 아들인 태종이 왕자의 난으로 즉위한 후 '정릉이 도성 안에 있는 것이 적당하지 못하다'는 상소에 따라 1409년 성북구 현재의 위치로 옮겨지는 수난을 당했다.

정릉은 정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금천교를 만난다. 금천교는 속세와 성역의 경계역할을 하는 다리다. 600여 년의 세월을 견뎌온 금천교의 교각과 돌에서 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속세와 성역의 경계인 금천교

속세와 성역의 경계인 금천교 ⓒ최병용

금천교를 지나 정릉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홍살문을 만난다. 홍살문은 붉은 칠을 한 둥근 기둥 2개를 세우고 위에는 살을 박아 놓아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문이다. 홍문 또는 홍전문이라고도 불린다.

신성한 지역을 뜻하는 홍살문의 모습

신성한 지역을 뜻하는 홍살문의 모습 ⓒ최병용

홍살문을 지나면 정자각까지 이어진 박석을 깔은 기역자로 꺽인 향로와 어로를 만난다. 향로는 어로보다 약간 높게 조성되어있는데, 제향 때 향을 들고 가는 길이다. 약간 낮은 길은 임금이 다니는 길로 어로라고 한다. 향로와 어로가 기역자로 꺽인 정릉은 일반적인 왕릉 조성양식과 차이가 난다.

높이가 차이나는 향로와 어로

높이가 차이나는 향로와 어로 ⓒ최병용

정릉 중앙에 세워진 정자각은 왕릉제례 때 제향을 올리는 곳으로 정(丁)자 모양으로 지은 건물이다. 정자각 내부에는 제단이 놓여져 있고 제례 때 상 차리는 법, 제기의 종류, 제례를 지내는 방법 등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설명서가 비치되어 있다. 온라인 개학 중인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위해 찾아도 좋은 곳이다.

제향을 올리는 정자각

제향을 올리는 정자각 ⓒ최병용

정자각 안의 제단

정자각 안의 제단 ⓒ최병용

정자각 왼편에는 수라간이, 오른편에는 수복방이 있다. 수라간은 왕릉에 제향을 지낼 때 쓸 제사음식을 간단히 데우는 등의 준비를 하는 곳이다. 수복방은 능에서 화재나 부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키는 수복이 근무하는 곳이다.

제사음식을 만드는 수라간과 수복이 근무하는 수복방

제사음식을 만드는 수라간과 수복이 근무하는 수복방 ⓒ최병용

비각은 능 주인의 행적을 기록한 표석을 세워두는 곳이다. 정릉 비각에는 신덕고황후 강씨의 탄생과 승하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신덕고황후 비각

신덕고황후 비각 ⓒ최병용

다가가서 볼 수 없지만 정릉에는 고려 양식을 계승한 사각 장명등이 놓여져 있다. 무석인과 문석인, 석마, 석호, 석양이 능 주변을 호위하듯 세워져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덕왕후의 무덤 '정릉'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덕왕후의 무덤 '정릉' ⓒ최병용

정릉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재실을 둘러볼 수 있다. 재실은 능 제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 곳으로 왕릉을 관리하던 능참봉이 상주했던 곳이다. 제기를 보관하던 제기고와 부속공간인 행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재실은 소실됐던 건물을 2014년에 복원한 건물이다.

능참봉이 거주하던 재실

능참봉이 거주하던 재실 ⓒ최병용      

재실 행랑채에서 작은도서관으로 변신한 신덕황후도서관

재실 행랑채에서 작은도서관으로 변신한 신덕황후도서관 ⓒ최병용  

행랑은 태조비 신덕황후 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 도서관 양쪽 두 개의 방은 신덕왕후 일화를 바탕으로 ‘버들잎방’과 ‘빗물방’으로 이름 붙여져 있으며, 자유롭게 이용하며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통은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휴관 중이다.

정릉 개방시간, 한 겨울을 제외하고 오전 6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정릉 개방시간, 한겨울을 제외하고 오전  6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최병용       

서울 정릉 개방시간은 월별로 입장시간과 퇴장시간이 다르니 관람일자에 입장, 퇴장 시간을 잘 확인하고 가야 한다. 정릉을 돌아보는데 보통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니 참고하자.   

■ 정릉 안내
○ 위치: 서울 성북구 아리랑로 19길 116 (정릉동 508)
○ 관람료: 1,000원 (만25세~만64세) / 단체 10인 이상 800원
  - 상시관람권(1개월) : 10,000원, 점심시간 관람권(3개월/10회) : 3,000원
○ 홈페이지: http://royaltombs.cha.go.kr/html/HtmlPage.do?pg=/new/html/portal_01_06_01.jsp&mn=RT_01_06

○ 문의: 정릉관리소 (02-914-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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