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사에게 따스한 마음을 전해요~

시민기자 김윤경

Visit217 Date2020.04.23 13:14

“안녕하세요. **** 상담사 김윤경입니다.”

몇 년 전, 반나절 동안 콜센터 상담사를 체험해볼 기회를 얻었다. 민간기업 콜센터는 아니었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앉아있는 순서대로 전화가 울리면 상담사가 받게 된다. 나중에는 솔직히 전화벨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며 끝나는 시간만 기다려질 정도로 힘들었다.

콜센터 문의 내용도 다양했다. 진짜 급한 문의인 경우도 있었지만 전혀 상관없는 황당한 질문도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자주 걸려오는 전화라고 했다. 다른 곳으로 착각한 후, 답변을 재촉하는 전화도 있었다. 실제로 콜센터 상담사는 화를 낼 수 없어, 많은 상담사들이 몸과 마음 모두 지친다고 한다. 매뉴얼이 없는 경우는 적절하게 대응을 해야 했고, 문의와 전혀 상관없는 전화에도 단답으로 끊을 수 없다.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일이라 답변 매뉴얼만 해도 인터넷 사이트와 책 몇 권을 들춰봐야 할 뿐더러, 전화를 끊은 후에도 일일이 팀에 간략한 보고를 해야만 했다. 또 긴급공지가 오는 경우도 있었다. 교대하지 않는 이상, 책상에서 쉴 여유는 없었다. 수화기 속 익명의 사람에게 다짜고짜 안 좋은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추후 상담 시 답변이 부족하거나 개인 동의를 받지 않았던 경우, 전화번호를 찾아 다시 연락을 해야 할 만큼 벅찬 일이었다.

콜센터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자는 캠페인

콜센터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자는 캠페인

2018년 10월, 감정 노동자 관련 법이 생겼고, 콜센터 전화 연결 대기 중에 누군가의 가족일 수 있다는 말이 들어가고 난 후부터는 좀 덜해졌을지 모르겠다. 현재 코로나19로 집콕을 하며 밖에 나가지 못해 전화로 문의해야 할 일, 해결해야 할 일들이 늘었다. 때문에 전화 대기시간은 길어졌으며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더욱이 콜센터 상담사는 말을 많이 해야하는 직업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 구로구 콜센터 종사자들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일도 있었을 정도다. 

마스크 착용으로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목소리가 작아도 이해해달라는 서울특별시 캠페인

마스크 착용으로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목소리가 작아도 이해해달라는 서울특별시 캠페인

상담사라는 직업은 고강도의 일이 뒤따른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재 서울시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내용은 상담사가 마스크를 착용해서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목소리가 작아도 이해해 주길 당부하는 것이다.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전화 연결이 지연돼도 양해를 부탁하며, 폭언과 무리한 요구로 통화 시간을 길게 끌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예방 기간에는 전화 상담뿐 아니라 인터넷, 모바일, ARS 상담을 적극 활용하기를 추천했다.

예전 120 다산콜센터를 방문했을 때 전화 상담사들의 모습

예전 120 다산콜센터를 방문했을 때 전화 상담사들의 모습 ©김윤경

코로나19로 인해 콜센터의 상담 상황도 달라졌다. 간혹 전화를 걸면, 작은 목소리로 현재 마스크를 쓰고 통화한다는 걸 알려주는 곳도 있고, 문자 상담으로 대체한 곳도 있다. 문득 오래 전, 다산콜 센터를 방문해 상담사와 인터뷰 했을 때가 떠올랐다. 시민에게 정보를 알려주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던 전화 상담사의 말이 기억에 맴돈다. 
이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필자로서 단지 캠페인 수칙을 따르는 것만으로는 좀 아쉬웠다. 작지만 상담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상담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함께 보낸다

상담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함께 보낸다 ©김윤경

코로나19로 힘든 120다산콜센터에 문의할 경우, 가능한 문자를 이용하고, 답변을 듣고 나서는 꼭 감사 문자를 덧붙인다. 물론 감사 문자를 따로 보내는 건, 바쁜 상담사에게 형식적인 문자 공해일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역시 문자 하나를 보내기 전, 돈이 청구될 거라는 공지를 받는다. 그럼에도 응원의 메시지를 하나 더 보내는 것은 상담사에게 전달될 따스함을 알기 때문이다. 상담으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소소한 감사 인사 외에 달리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렇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면 꼭 감사의 답변 문자가 다시 돌아온다. 문자를 보낸 필자 또한 기분이 좋아진다. 짧게나마 필자가 직접 상담 체험을 통해 겪어보니, 이런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는 마음의 온도를 채워주는 일이었다.

구로 콜센터

좌석마다 칸막이를 설치한 구로구 민간 콜센터 현장 ©뉴스1

서울시 역시 상담자를 위한 배려와 지원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2~7일까지 서울 소재 민간 콜센터 15개소 등에 대한 합동 방문 및 지도를 실시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업장 지도와 피해지원제도 안내 및 영세 사업장에 대한 무료노무컨설팅도 함께 했다.

단순한 안내와 달리 민‧관 합동 방문으로, 위생관리와 피해지원제도 안내 및 노동조건 개선 방안, 노무상담까지 한 번에 실시해 신속한 도움을 주었다. 더불어 50인 미만 콜센터 사업장에서 간이 가림막, 손소독제,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구입할 때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점점 날씨가 좋아지면서 봄 날씨가 우리를 느슨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방심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콜센터 캠페인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지만 따뜻한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 더 많은 서울 뉴스 보기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내 이웃이 전하는 ‘시민기자 뉴스’ 보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