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격리병동에 울린 위로의 선율...원형준 바이올린 연주회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0.04.16. 13:39

수정일 2020.04.16. 17:51

조회 1,397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감이 멀어지면서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외출과 만남이 제한되고 공연과 전시 관람도 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집에서의 무료하고 단조로운 시간 속에 자칫 우울감이 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자가 격리 대상자나 코로나19 환자 그리고 그 외의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모두가 각각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으며 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줄기 단비처럼 전해지는 미담 사례들은 우리 사회에 따뜻함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마스크 대란 속에서 자신의 마스크를 기꺼이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사람들, 쌈짓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고 맡기는 성금, 이 시기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임대료 반값 릴레이, 다양한 식료품을 의료진들이 일하는 병원으로 보내는 온정의 손길 등 평범한 우리의 이웃들이 전해주는 선행의 이야기는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해 재능 나눔을 하고 있는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해 재능 나눔을 하고 있는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 (사진제공: 원형준)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며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음악가들이 유튜브나 온라인을 이용해 악기를 연주하며 힘든 시기에 처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모습에 전 세계 사람들이 랜선 음악회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온라인 음악회가 아닌 직접 병원을 찾아 환자와 의료진을 위해 연주회를 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의 행동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을 취재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났었다. 당시 성화봉송 축하연주를 했던 린넨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었던 그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SNS 캠페인을 벌여왔던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는 문화체육관광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대구 출신 피아니스트 윤유정 씨와 함께한 '타이스의 명상곡' 연주 영상을 게시하며, 대구·경북 지역의 시민들과 의료진,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했고 해당 트위터 영상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으로 음악회를 감상하는 환자들의 모습

온라인으로 음악회를 감상하는 환자들의 모습 (사진제공: 원형준)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운영하며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명지병원은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를 특별 초청해 지난 3월 27일 병원 로비와 음압격리병동 앞에서 ‘코로나19 박멸 특별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주에서는 피아니스트 이소영 교수와 함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엘가의 '사랑의 인사' 를 포함해 총 4곡을 연주했다. 베드사이드 콘서트에서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가곡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비대면 콘서트로 진행되었지만 유튜브에서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어 환자들과 의료진들에게 큰 감동과 위로를 전해주었다. 음압격리병상을 직접 찾아가는 베드사이드 콘서트는 화상 전화와 태블릿 PC를 이용해 각자의 병실에서 감상할 수 있게했다. 병원 로비에서의 연주는 환자들과 의료진들이 적당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연주회를 감상했다.

이날 병동에서 연주회를 감상한 생후 80여 일의 아기를 돌보는 외할머니와 옆 침대에 누워 있던 환자인 딸은 “음악을 듣고 난 후 위로와 안정을 얻었다”라며 감사의 인사을 전했다. 병동에 있는 의료진들도 음악을 통해 불안감과 긴장감이 해소되는 시간이 됐다고 한다. 늘 긴장 속에서 지내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 모습이었다. 음악은 이렇듯 지친 이들의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

명지병원 음압격리병동 앞에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이소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명지병원 음압격리병동 앞에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이소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사진제공: 원형준)

4월 19일까지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감정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이러한 감정적인 부분을 어루만지는 역할에 음악은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실제로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음악은 환자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려 주고,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주며 면역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유튜브에 올라온 베드사이드 콘서트 모습

유튜브에 올라온 베드사이드 콘서트 모습 (출처: 명지병원 유튜브 채널)

원형준 바이올리니스트의 공연 이외에도 여러 음악가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나 국립국악원 등의 채널에서도 무관중 음악회 영상과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 돕고 함께 나아가는 마음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이번 주말 온라인으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꽃 피는 아름다운 봄날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다.

명지병원 '코로나19박멸 특별음악회' 다시보기
○ 음압격리병동 배드사이드콘서트: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9GNw2fxhnhY&app=desktop
○ 로비음악회: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vp2M3-OY3kY&app=desktop#menu

■ 관련 기사 더 보기
○ '십센치, 송해' 출연! 안방서 즐기는 서울시 랜선 공연 모음: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277085 
○ 집콕에 재미를 더하다! 서울역사박물관 온라인 교육: 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27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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