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부모 눈으로 본⋯사상 첫 '온라인 개학'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0.04.10. 13:25

수정일 2020.04.10. 17:07

조회 1,583

3월은 새학기 시작으로 평일 아침이면 눈을 떠 등교 준비로 분주한 시기였다. 새로운 선생님, 새 친구들을 만나 어색함도 잠시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학교생활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지금 학생들은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4월이 되었지만 학생들의 등교는 여전히 불가능한 실정이다. 필자의 자녀는 고3 학생으로 4월 9일부터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다고 하여 겨울방학 전에 받아 사물함에 넣어 두었던 교과서를 가지러 학교에 다녀왔다. 사물함에 조용히 잠자고 있던 교과서들이 깨어날 시간이다.

4월 9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교에 있는 교과서를 가져왔다.

4월 9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교에 있는 교과서를 가져왔다. ©김미선

평상시라면 3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지금은 고3 학생들은 담임선생님과 진로상담을 할 시기일 것이다. 학생들은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짜야 하는 만큼 고3 일년 중 가장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 개학이 잇달아 연기되면서 고3 학생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하루하루 인내의 연속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은 비단 고3뿐만은 아닐 것이다.

봄꽃이 활짝 핀 운동장이 학생들을 기다리는 듯하다

봄꽃이 활짝 핀 운동장이 학생들을 기다리는 듯하다. ©김미선

봄꽃이 활짝 핀 학교 운동장에는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운동을 나온 동네 주민들만 일부 보였다. 학생들이 즐겁게 뛰어 다니고 시끌벅적 했던 학교 건물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생기를 찾지 못하는 학교, 언제나 학생들이 등교해서 시간을 보내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텅 빈 교실에 들어가서 교과서를 들고 나오는 자녀를 보니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출입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고, 학교에 방문해서 이용하는 민원 서비스도 중단하고 있다. 학교와 관련된 서류가 필요하다면 근처 주민센터에서 팩스민원신청(평일 09:00~16:00)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전국의 모든 학교의 방침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교 입구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부인 출입 통제 안내와 예방행동수칙 안내 메시지가 붙어있다.

학교 입구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부인 출입 통제 안내와 예방행동수칙 안내 메시지가 붙어있다. ©김미선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라고는 하지만 해외입국 감염자와 소규모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등교 개학을 강행했다 해도 부모로서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 원격교육을 통한 정규수업으로 학생의 학습 공백을 해소하고, 코로나19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4월 9일(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었다. 순차적으로 4월 16일(고1,2•중1,2, 초4,5,6), 4월 20일(초1,2,3) 온라인 개학이 진행될 것이다.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진다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루어진다. ©김미선

수능도 12월 3일로 2주간 연기 되었고, 대입 일정도 미뤄진다.

수능도 12월 3일로 2주간 연기 되었고, 대입 일정도 미뤄진다. ©김미선

사상 첫 온라인 개학으로 수능도 12월 3일(목)로 연기되고 이에 따른 수시와 정시 일정도 미뤄지게 되었다. 대입 전형을 앞둔 고3 학생들은 4월 24일(금) 전국연합학력평가 실시로 이날 하루만큼은 학교에 등교한다. 이 또한 상황에 따라서 시험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고등학교 전 학년이 치러왔지만 24일은 고3 학생만 진행한다. 시험 후 다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고, 교육부는 감염병 확산이 안정세로 접어들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4월 9일 시작되었다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4월 9일 시작되었다. ©김미선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필자의 자녀는 이틀 전부터 사전테스트로 담임선생님과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4월 9일 첫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었다. 오전 8시부터 담임선생님의 조회와 출석체크를 시작으로 수업 시간표에 맞춰 수업이 진행되었다. 오후 4시까지 이어지는 첫날의 모습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수업이 끝났다. 온라인 개학 후 이틀은 원격수업 적응 기간으로 학생들은 수업 콘텐츠와 원격수업 플랫폼 활용방법 등을 익히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색다른 수업에 적응하려면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기회가 자기주도적 학습에 변화의 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황 탓을 하지 말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마음교육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 모두가 양보하고, 참고, 서로 격려하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지역사회가 안전해지고, 활짝 열린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 웃고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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