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님께 따뜻한 음료 한 잔 어때요?

대학생기자 이세빈

Visit909 Date2020.04.06 14:55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에 따라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언택트 라이프’ 생활 소비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언택트 문화(Untact Culture)’란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물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문화를 의미한다.

택배 기사님께 드릴 행복 패키지(마스크, 각종 간식)를 만들어 메모와 함께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택배 기사님께 드릴 행복 패키지(마스크, 각종 간식)를 만들어 메모와 함께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이세빈

기존에는 젊은 2030 세대들 중심으로 비대면 쇼핑을 즐겼다면 요즘엔 5060세대도 ‘쿠팡’, ‘마켓컬리’ 등 다양한 배송 플랫폼을 통해 활용하는 추세이다. 주문하는 제품군 중 물, 쌀 등 중량이 무거운 제품들의 비율도 적지 않다. 재택근무자도 늘어나면서 생필품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의 소비 또한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택배기사님들의 업무량 증가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택배량이 1.5배 이상 증가했는데도 인력 충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CJ 대한통운의 배송이 지연된다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의 배너 문구 ©IGB

코로나19로 인해 CJ 대한통운의 배송이 지연된다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의 배너 문구 (출처: IGB)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택배기사님들 입장에서는 마냥 호황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마스크와 같은 보호용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배송 중 응급실에 실려가거나 심지어는 사망하게 된 택배기사분들의 소식이 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이에 많은 시민분들께서 수고하시는 택배 기사님들께 작지만 정성을 가득 담아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들부터 어르신분들까지, 각자의 마음을 가득 담아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안전 운전하세요!” 등의 메모와 함께 마스크, 음료, 에너지 바 등을 문고리에 걸거나 문에 붙여 두어 택배기사님들께서 가져가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작은 배려일지 모르지만, 한 시간에도 20여 건씩 택배를 배달해야 하는 기사님께는 잠시나마 피로를 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입주자 할아버지께서 민원을 제기하셨다며 CJ 대한통운 기사님께서 보내신 문자 내용

입주자 할아버지께서 민원을 제기하셨다며 CJ 대한통운 기사님께서 보내신 문자 내용

필자 또한 학교 강의가 온라인 원격 강의로 진행이 되다 보니 학교 구내 서점을 들를 수가 없어 학교 교재와 실기 재료들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적이 있었다. 때마침 가족들의 생일이 3월에 몰려있던 터라, 지인들에게 받은 택배들이 매일 한 두 개씩 오곤 했었다. 

택배를 그렇게 기다리던 중 아침에 집 앞을 보니 기사님뿐만 아니라 앳되어 보이는 기사님의 딸 두 분도 함께 오셔서 돕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필자의 아파트 단지에 배송하실 택배 물량들을 카트에서 꺼내시는 데, 정말 끝도 없이 나오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택배 물류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삼촌 생각이 나기도 했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택배 폭탄이라고 하던데, 정말 요즘만큼 택배 기사님들께 감사한 때가 없는 것 같다.

택배기사님이 오기 전, 고3 동생과 함께 방으로 달려가 메모지와 쇼핑백을 가져와 기사님께 드릴 행복 패키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달달한 초콜릿, 간식, 음료로 봉투를 채웠다. 쇼핑백 바깥에 기사님께 감사하다는 메모를 작성했다. 택배기사님이 초인종을 누르시기 전 서둘러 문고리에 걸어두고 집에 다시 들어왔다. 몇 분 뒤 기사님께서 택배를 배달하러 올라오셔서 문을 두드리셨고, 택배를 받고 나서 창밖의 기사님을 보니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쇼핑백과 함께 차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소한 행동이었지만, 마음 한 편이 훈훈해지는 하루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도 어려운 요즘, 묵묵히 일해주시는 택배기사님들께 작게나마 감사함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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