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보물 '서울미래유산' 아시나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0.03.05. 10:41

수정일 2020.03.05. 17:51

조회 1,902

세종문화회관은 서울미래유산 중 하나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서울미래유산 중 하나이다 ©김윤경

서울 거리를 자주 지나는 시민이라면 ‘서울 미래유산’ 이라는 현판이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장충체육관, 남대문 지하보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역 광장, 세종문화회관 등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축물에 '서울미래유산'이라는 현판이 달려있다. 막연히 중요한 시설이려니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확히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서울미래유산현판과 최초의 지하보도를 알리기 위해 새롭게 보수한 남대문 지하보도 서울미래유산현판

일반적인 서울미래유산현판과  최초의 지하보도를 알리기 위해 새롭게 보수한 남대문 지하보도©김윤경

미래 세대에 전해줄 유무형의 자산

서울미래유산은 한마디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이지만, 다음 세대에게 찬란한 보물이 될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뜻한다. 즉,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등 미래 세대에 전해줄 100년 후의 보물인 셈이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을 소재 또는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나 서울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기념물 위주로 선정되며, 서울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특색 있는 장소나 중요한 인물, 사건도 포함된다.

체부동 생활문화 지원센터(옛 체부동 교회)에 서울미래유산현판이 부착돼 있다

체부동 생활문화 지원센터(옛 체부동 교회)에 서울미래유산현판이 부착돼 있다 ©김윤경

이렇듯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만큼 중요하다.  처음에는 단지 특별한 장소만 서울미래유산이 되는 줄 알았는데, 유•무형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더욱 흥미로웠다.  문화적 이야기, 문화적 인공물 또는 이들이 형성되는 물리적 배경까지 모두 서울미래유산에 속한다.

서울미래유산 선정 절차는?

취지대로 서울미래유산은 시민의 주도적인 의견을 반영한다.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나 SNS, 커뮤니티를 통해 상시 시민의 제안을 받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http://futureheritage.seoul.go.kr) 첫 화면

서울미래유산 사이트(http://futureheritage.seoul.go.kr) 첫 화면

그렇다면 서울미래유산을 어떻게 선정이 되는 것일까. 일단 서울미래유산을 분기별로 선정한 후,  서울미래유산을 발굴•신청 과정을 거쳐 기초 현황 조사를 하게 된다. 조사 항목은 여러 문항이다. 대상 개요나 주변 환경, 보존 필요성 및 활용 방안 등을 고려해 이뤄진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 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다양한 가치를 지닌 유산들이 선정된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서울미래유산에는 소유자의 자발적 참여가 전제 되어야 하므로 소유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최종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될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면 무엇이 다를까

일단 서울미래유산 인증서 및 동판을 부착하게 된다. 또한 2018년부터는 유지 보존에 필요한 수리비와 맞춤형 홍보물 제작을 지원하며, 실질적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는 시민 생활,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 색깔별로 표시를 해놓았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는 시민 생활,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 색깔별로 표시를 해놓았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더욱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 찾을 수 있는데, 기자의 거주지와 가까운 중구, 종로구, 용산구를 검색해보니 88개가 나왔다. 이 중 몇 군데를 알고, 가봤을까. 세어보니 아무래도 유명해서인지 거의 가본 곳이 많았다.

서울미래유산인 남대문 지하 보도가 있는 남대문 광장

서울미래유산인 남대문 지하 보도가  있는 남대문 광장 ©김윤경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클릭을 하자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첫 화면에는 공공 누리 유형에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진들을 다운 받을 수 있게 돼있다.  또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년도와 현 소재지 및 이력 사항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상세히 나와 있다.

설명도 읽어보면 좋겠다. 무척 재미있다.  언제 이곳이 형성되었고, 어떻게 유명해졌는지 알 수 있는 점이 특히 흥미를 끈다.

노가리 골목은 1980년대 형성돼 IMF위기를 맞아 저렴하고, 모이기 쉬운 곳이라는 특징으로 손님이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1년에 한 번 열리는 노가리 축제나 보통 하루 60톤의 맥주가 팔린다는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를 더한다. 찾아가는 법 및 주변 명소나 숙박, 연관 자료 등이 함께 소개돼 접근이 더욱 편리하도록 돕는다.

서울미래유산인 남대문 지하보도

서울미래유산인 남대문 지하보도©김윤경

서울미래유산 사이트에서는 체험 코스를 알려주고 시민들의 체험 코스 제안도 받고 있다.  또한 우리 동네 소개 코너에서 그 동네를 소개하고 체험할 곳을 지도로 알려준다.  용산구와 강북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는 아직 콘텐츠 지도가 준비 중에 있다.  

용산구를 클릭하니 해방촌과 한남동이 나왔다.  근래 자주 듣는 해방촌. 이제는 다양한 공동체 활동으로 유명한 이곳은 원래 해방과 함께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만든 동네라 해서 이름이 붙여진 곳이다. 수많은 귀국자들이 판자 집 쪽방을 지어 마을을 이루고 1960~1970년대의 급격한 도시화 시기에 가난한 지방민이 들어와 해방촌 주민이 되었다고 한다. 설명과 함께 해방촌 신흥 시장의 체험 코스를 예쁜 지도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 우리동네 소개에 나온 용산구 신흥시장 체험코스

서울미래유산 사이트 우리동네 소개에 나온 용산구 신흥시장 체험코스 ©김윤경

2019년 기준 서울미래유산 총 470여 점

서울시는 2019년 51건을 심사해 최종 16건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신규 지정한 바 있다. 2019년까지 유•무형 미래유산은 총 470여개가 선정되었다.  특히 2019년 선정된 도서 중 최서해의 소설 ‘전아사’는 서울로 처음 온 함경도 출신 사람이 서울의 풍속과 문화에 젖어, 예전 생활을 잊는 과정을 그려, 이주민 시각에서 바라본 서울과 1920년대 서울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함께 선정된 나도향의 소설 ‘어머니’도 당시 번화했던 종로와 청파동, 효창 공원이 등장, 예전 서울의 모습을 그려준다.  몰랐던 사실이라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서울미래유산이 있는 남대문 지하보도 앞 남대문 광장. 지난해 새롭게 조성되었다

서울미래유산이 있는 남대문 지하보도 앞 남대문 광장. 지난해 새롭게 조성되었다  ©김윤경

아직은 코로나19로 외출이 쉽지 않다. 서울미래유산을 살펴보며 서울을 만들어온 여러 이야기들을 읽어보며 잠시 추억을 달래보자.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대표 소설을 읽어보거나 혹은 집 가까운 곳에 어떤 유산이 있는지 알아 보는 것도 좋겠다. 상황이 좋아지면 앞으로 가볼 미래유산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무엇보다 서울미래유산은 우리 전, 현세대가 서울에 남긴 흔적들이다. 마치 서울이라는 땅 위 보이지 않는 타임 캡슐 속에 소중한 보물들을 넣어 놓은 느낌이다.  훗날 젊은 세대들이 서울미래유산을 어떻게 생각할 지 무척 궁금해진다.

서울미래유산 : http://futureheritage.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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