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 추천! 용산 숨어있는 알찬 공간 두 곳

시민기자 김윤경

Visit298 Date2020.02.17 13:00

김세중미술관 외부

김세중미술관 외부 ⓒ김윤경

① 주택가 속에서 만나는 ‘김세중 미술관’

용산구에는 다양한 문화 공간들이 있다. 그 중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알찬 공간들이 있는데, 주택가나 대학 안에 위치해 있다. 본 기자도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곳들이다. 더욱이 지갑을 열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감성은 덤이다.

일상에서 누리는 미술은 뜻하지 않기에 더 와닿는다.

일상에서 누리는 미술은 뜻하지 않기에 더 와닿는다.

일상에서 누리는 미술은 뜻하지 않기에 더 와닿는다 ⓒ김윤경

첫 번째로 소개하는 ‘김세중 미술관’은 하굣길 느긋하게 걷는 여학생도, 바쁘게 짐을 들고 다니는 아주머니도 낯설지 않게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해있다.

글씨를 바로 읽기 어려워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건물 외관에 디자인 된 글귀, 글씨를 바로 읽기 어려워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김윤경

효창공원역을 오르면 ‘생활의 기쁨’이라고 적힌 갈색 건물의 ‘김세중 미술관’이 보인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커다란 창문들은 세련된 이미지와 함께 성스러운 느낌까지 풍긴다. 이곳은 김남조 시인이 1955년부터 거주한 저택이었는데, 2015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17년 말, 서울시 미술관으로 정식 등록되면서 ‘김세중 미술관’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큰 정문을 돌아 나오면 주차장 쪽, 커다란 상수리 나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김남조 시인이 이 나무를 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요청 했다고 한다. 미술관 어디에서든 보이는 상수리 나무처럼 인생도 뿌리를 거쳐, 잎과 열매를 맺게 된다는 기쁨을 잊지 말라는 뜻을 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김세중미술관 내의 세미나실은 대관이 가능하다

김세중미술관 내의 세미나실은 대관이 가능하다 ⓒ김윤경

원래 김남조 시인의 사택이었던 이곳은 시인의 뜻에 따라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민현식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다. 누군가 마중 나올 듯한 친근한 2층 짜리 건물은 2개의 전시실과 야외 조각실, 세미나실, 카페 공간을 갖추고 있다.

고(故)김세중 조각가는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을 제작한 작가로 유명하지만, 김남조 시인 남편이기도 하다. 1986년 작고한 그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그 때문인지 이곳 또한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간간이 들려오는 풍경소리가 고요하다

간간이 들려오는 풍경소리가 고요하다 ⓒ김윤경

적막한 고요 속 풍경 소리가 더욱 아름답게 울려 펴진다. 2층 전시실에서는 작품 ‘아네스와 골룸바’ (1955년作) 를 만날 수 있다. 당시 최초로 동양인을 모델로 한 작품으로 조각을 보면 한복의 선과 동양인의 얼굴을 금방 알아 볼 수 있다. 기존 서양적인 성물을 한국적으로 토착화 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한 작품이다.

마음껏 쉬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

마음껏 쉬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 ⓒ김윤경

전시실 옆 카페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걱정 없이 커피를 마시며 조용하게 머물 수 있는데, 담당자는 근처 숙대생들이 공부를 하거나 주민들이 사색을 즐기러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두상 조각

이순신 장군의 두상 조각 ⓒ김윤경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건물 옥상에 올라가니, 김세중 작가의 대표작 이순신 장군의 두상 조각(1968년作)이 보였다. 원래 작업실에 놓여 있었다가 현재는 옥상에 놓여 하늘 전체가 지붕이 된 셈이다. 이렇듯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곳곳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예술의 세계가 숨쉬고 있다. 발견하기 어려울지라도, 마음의 여유를 품고 찾아가서 직접 경험해보니 당시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서울시에서는 걸어서 10분 내에, 도서관이나 공원 등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10분 동네 생활 SOC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써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화 시설이나 체육 시설이 점점 더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 김세중 미술관
 ○ 주소: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 70길 35
 ○ 시간: 11:00~17:00 (월, 공휴일 휴관)
 ○ 비용: 무료
 ○ 홈페이지: http://www.kimsechoong.com/

② 대학 안에서 만나는 ‘세계여성문학관’

숙대 도서관 앞

숙대 도서관 앞 ⓒ김윤경

두 번째로 소개할 이곳은 서울시에서 추천한 문학 명소 중 한 곳이다. 현재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인지 학생들의 발길이 드물다.

도서관 밖에서도 세계 여성 문학관이 보인다

도서관 밖에서도 세계 여성 문학관이 보인다 ⓒ김윤경

숙명여대 길을 따라 올라가 도서관을 찾으면 여성 문학을 연구하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세계 여성 문학관’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2000년 11월에 설립되었다. 

총 2층으로 크지 않은 규모지만, 여성 문인들의 책과 소장품 등이 알차게 전시되어 있다. 숙명여대 중앙 도서관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길도 어렵지 않다. 학생이 아니더라도,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여성문인들의 작품이 이름 별로 구분되어있어 찾기 편하다

여성문인들의 작품이 이름 별로 구분되어있어 찾기 편하다 ⓒ김윤경 

세계 여성 문인의 작품과 연구서를 중심으로 4만 5,000여 권의 장서 및 여성 문인 작품 학술지, 문학 작가 등의 전자 정보와 멀티미디어 자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실속있는 공간이다.

박완서 작가의 집필원고 현판

박완서 작가의 집필원고 현판 ⓒ김윤경

우선, 2층 벽면에 크게 적힌 박완서 작가 집필 원고에 마음이 끌려 2층부터 구경해봤다. 작가의 가족이 기증한 작가의 원고 일부분을 발췌한 것으로, 실제 원고와 함께 전시되어있다.

여성 문인의 동판, 그 중 차학경 소개 글에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여성 문인의 동판, 그 중 차학경 소개 글에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여성 문인의 동판, 그 중 ‘차학경’ 소개 글에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김윤경

다른 한쪽 벽면에 꾸며진 동판에는 23인의 세계 여성 문인의 사진과 글귀가 꾸며져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를 준다. 특히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비운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차학경(테레사 차)’의 동판에서는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천천히 살펴보다보니, 우리나라 여성 문인들이 그동안 열심히 활동을 했다는 점을 깨닫고 새삼 놀랐다. 뒤편에는 ‘김남조’, ‘박완서’, ‘한무숙’ 3인의 애장품이 전시되어 흥미를 높인다. 친필 원고는 물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품을 보면 글을 이해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전시장의 내부 모습

전시장의 내부 모습 ⓒ김윤경

이와 함께, 2층 갤러리에서는 ‘프랑코포니를 가다’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숙명여대는 2018년 프랑코포니 국제기구(OIF) 산하기관인 AUF(프랑스어권 고등교육기관들의 세계적인 네트워크, 프랑코포니 대학 기구)에 정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어, 여러 주한대사관 및 관련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프랑코포니 국가들의 전시품과 사진, 도서들도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

캄보디아 레바논 책들과 코트디부아르 장식품들

캄보디아 레바논 책들과 코트디부아르 장식품들

캄보디아 레바논 책들과 코트디부아르 장식품들 ⓒ김윤경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국가들의 책과 장식품 등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전시는 2020년 4월 28일 까지 진행된다.

한 곳에는 책상이 있어 공부와 독서를 할 수 있다

한 곳에는 책상이 있어 공부와 독서를 할 수 있다 ⓒ김윤경

1층에는 여성 문인들의 이름별로 구획이 나뉘어진 여성 문학 서가가 있어 작가의 작품을 찾기 수월하다. 좋아하는 여성 문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 세계 여성 문학관
 ○ 이용 시간: 학기 중 평일 9:00∼20:00 / 토요일 9:00∼16:00
                     방학 기간 평일 9:00∼18:00 / 토요일 9:00∼12:00
 ○ 단체 견학 신청 방법 : ‘문학관 견학’ 신청은 이메일, 전화로 신청
 ○ 관람 문의: 02-710-9710 wowlic@sookmyung.ac.kr
 ○ 비용: 무료
 ○ 홈페이지: http://wowlic.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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