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쓴 시인 이육사를 만나다, 문화공간 264

시민기자 박은영

Visit385 Date2020.02.11 14:00

윤동주, 한용운과 같이 독립운동을 한 저항시인으로 기억되는 시인이 있다. ‘광야’, ‘청포도’를 쓴 시인 이육사다. 그는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 62번지에 거주하며 대표작인 청포도를 발표했다. 지난 12월 이육사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한 공간인 ‘문화공간 이육사’가 성북구 종암동에 문을 열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의 삶과 문학을 만나는 ‘문화공간 이육사’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의 삶과 문학을 만나는 ‘문화공간 이육사’ ⓒ박은영

문화공간 ‘264’라는 이름은 투사와 시인, 의열단과 선비, 행동과 감성을 넘나든 시인의 삶을 그린 고은주 작가의 책 ‘그 남자 264’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아울러 숫자 ‘264’는 이육사 시인이 의열단 활동으로 대구형무소에 수감됐을 당시 수인번호이기도 하다.

문화공간 이육사는 이름 그대로 방문객들이 이육사와 성북구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층에는 주민 소통공간 ‘청포도 라운지’를 조성해 주민들의 휴게공간을 마련하였고 더불어 성북구 역사문화 소개, 도서 열람도 제공한다.

성북구 종암동에 새롭게 개관한 문화공간 이육사

성북구 종암동에 새롭게 개관한 문화공간 이육사 ⓒ박은영

상설전시장이 있는 2층엔 이육사의 활동 및 작품 실물자료 영상을 볼 수 있다. 벽면의 여러 단어 중 하나의 시어를 터치하면 등장하는 이육사를 시를 감상할 수도 있으며 이육사의 마지막 시 ‘광야’에 담긴 이야기를 지도로 활용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지역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

지역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 ⓒ박은영

문화공간 이육사 2층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요구가 만들어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 이육사가 작품을 발표한 대표 잡지, 그의 동지와 친구들,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의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이육사를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이육사의 시 ‘꽃’, ‘절정’, ‘교목’을 필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각층을 오르는 계단에는 시인의 연대기와 함께 올가미처럼 조여 오는 일제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았던 이육사의 생애를 상징하듯 ‘튼튼한 밧줄’로 난간을 조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튼튼한 밧줄로 연결되어 있는 이육사의 생애

튼튼한 밧줄로 연결되어 있는 이육사의 생애 ⓒ박은영

3층에는 연간 두 차례 기획전시를 진행하는 전시실과 시민강좌나 영화상영, 문화행사를 위한 공동체공간이 마련돼 있고 이육사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친일파, 문학인과 평범한 조선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기회전시실에서는 개관특별전 ‘식민지에서 길을 잃다. 문학으로 길을 찾다’가 진행 중으로 3월 2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조금 특별한 것을 접할 수 있는 체험존에는 ‘내가 지금 이육사와 같은 식민지 시대를 살고 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를 선택해보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순응, 불온, 저항 세 가지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관람객은 잠시 곰곰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육사의 활동 및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

이육사의 활동 및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 ⓒ박은영

4층 옥상에는 옥상정원과 이육사 포토존이 마련됐다. 해가 좋은 날 포토존 기념촬영 공간의 야외의자에 앉아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 이곳에는 선생의 친필 글자를 모아 만든 조형물과 이육사의 고향 안동 원촌 마을, 이육사가 거주한 종암동 62번지, 일본 경찰의 고문으로 숨을 거둔 중국 베이징 둥창후퉁 28호까지의 거리가 표시된 의자들이 놓여있다.

 개관특별전 ‘식민지에서 길을 잃다, 문학으로 길을 찾다'

개관특별전 ‘식민지에서 길을 잃다, 문학으로 길을 찾다’ ⓒ박은영

성북구는 ‘광야’가 세상에 나온 지 꼭 75년이 되던 날인 지난 12월 17일 문화공간 개관 기념식을 열어 의미를 더했다. 1939년부터 종암동에 거주한 이육사 시인은 성북구에서 대표작 ‘청포도’를 발표했으며, 종암동 주민들은 이를 기리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10월 ‘북바위 청포도 문화제’를 열고 있다.

의자와 포토존으로 쉬어가기 좋은 옥상정원

의자와 포토존으로 쉬어가기 좋은 옥상정원 ⓒ박은영

성북구는 만해 한용운과 시인 이육사, 조각가 최만린, 건축가 김중업 등 독립운동가와 문화예술인 발자취를 보전한 역사문화 자원을 지닌 지역이다. 구는 ‘문화공간 이육사’ 역시 열린 공간으로 운영하며 지역문화를 가꾸는 거점으로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내가 식민지 시대를 살고 있다면' 생각해보게 하는 체험존

‘내가 식민지 시대를 살고 있다면’ 생각해보게 하는 체험존 ⓒ박은영

각 지역마다 위인을 기리기 위한 공간은 많지만, 문화공간 이육사는 역사적 의미를 넘어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까지 활용돼 더 생동감이 넘친다. 항일 운동을 한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서정적 문학과 더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문화공간 이육사에서 일상의 작은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 문화공간 이육사
※해당 시설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별도 공지 시까지 휴관하오니 참고 바랍니다.
○ 소개 : 항일운동의 시인, 이육사의 생애와 그가 남긴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
○ 위치 : 서울 성북구 종암로 21가길 36-1
○ 관람시간 : 화요일~토요일 10:00~18:00
○ 휴관일 : 일요일과 월요일, 법정 공휴일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2-928-0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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