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겨울 숲의 선물, 서울숲 산책코스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0.02.06. 13:43

수정일 2020.02.06. 16:43

조회 9,275

연일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져 가족과 함께 서울숲을 찾았다. 서울숲은 분당선 서울숲역 3, 4번 출구를 나오면 진입로와 연결된다.

서울숲은 뚝섬으로 잘 알려진 성동구 성수동에 자리했다. 산이 아닌 한강과 중랑천 사이, 서울의 물길에 조성된 자연숲이다. 방대한 규모의 서울숲은 문화예술공원, 체험학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으로 크게 나뉜다.

   겨울 숲의 정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서울숲 
겨울 숲의 정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서울숲 ⓒ박분

서울숲에 들어서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맨몸을 드러낸 나무들이다. 초록의 싱그러움을 잠시 감춘 겨울 숲은 나름의 정취가 있다.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에선 생명력이 넘쳐난다. 무채색의 겨울 숲이 만들어 내는 색다른 광경이다. 고스란히 드러난 암갈색의 나무들은 제각각의 개성이 돋보인다. 뒷짐 진 채로 가만히 서 있는 듯 보여도 지금쯤 땅속 나무의 뿌리는 양분을 모아 가지 끝에 실어 나르느라 안간힘을 쓸 때이다.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문자센터 옆으로 군마상이 보인다. 말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되어 질주하는 모습을 표현한 군마상은 예전에 이곳이 뚝섬경마장이었던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2005년, 서울숲이 조성되기까지 예부터 이곳은 임금의 매 사냥터에서 골프장으로, 경마장, 체육공원 등 다양한 시설로 활용되면서 변천을 거듭해 왔다.

   다양한 조각 작품으로 볼거리가 있는 서울숲 
다양한 조각 작품으로 볼거리가 있는 서울숲 ⓒ박분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드넓게 펼쳐진 조각 공원과도 마주한다. 아직 추운 계절인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지만 다양한 조각 작품이 있어 숲은 그리 적적하지만은 않다.

아이들과 함께 조각 정원 작품을 감상하는 가족  
아이들과 함께 조각 정원 작품을 감상하는 가족 ⓒ박분

드문드문 아이들과 함께 조각 정원의 작품을 감상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바람 속 산책’, 약속의 손 등 조각 정원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둘러보노라면 마음이 한결 풍성해진다.

 곧게 뻗은 은행나무가 빽빽이 늘어서 고즈넉한 겨울 숲의 매력을 뽐낸다 
곧게 뻗은 은행나무가 빽빽이 늘어서 고즈넉한 겨울 숲의 매력을 뽐낸다 ⓒ박분

서울숲에는 늘씬한 은행나무가 빽빽이 늘어선 구간도 있다. 길고 곧게 뻗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파랗고 숲을 서성이는 바람도 세차지 않아 좋다. 숲 아래 벤치는 앉기만 해도 아름다운 풍경이 되니 이 또한 놓칠 수 없다. 흙길이 주는 편안함에 이끌려 촘촘한 나무숲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가뿐해짐을 느낀다. 고즈넉한 겨울 숲이 주는 선물이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울숲 사슴방사장 앞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울숲 사슴방사장 앞 ⓒ박분

사슴 방사장이 있는 생태숲으로 향한다. 예쁜 꽃사슴들이 있어 서울숲은 더욱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까? 방사장 앞은 관람객들로 제법 붐빈다.

서울숲에서는 사슴에게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하다 
서울숲에서는 사슴에게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하다 ⓒ박분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아이들도 보인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고 시인 노천명이 노래한 사슴들이 순한 눈망울을 빛내며 다가온다. 사슴 방사장 한쪽엔 자판기가 설치돼 있어 ‘사슴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하다. 먹이를 주며 사슴을 비교적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사슴 방사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다.

걷는 재미가 쏠쏠한 서울숲의 보행가교. 서울숲과 한강을 잇는 구름다리다 
걷는 재미가 쏠쏠한 서울숲의 보행가교. 서울숲과 한강을 잇는 구름다리다 ⓒ박분

서울숲은 한강과도 연결이 돼 ‘보행가교’를 걷는 특별한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사슴방사장 옆으로 길게 형성된 ‘보행가교’는 서울숲과 한강을 잇는 구름다리로 서울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책코스이다.

탁 트여 더욱 시원함이 느껴지는 한강변의 겨울 풍경 
탁 트여 더욱 시원함이 느껴지는 한강변의 겨울 풍경 ⓒ박분

이곳에서 맞는 바람은 한결 상쾌하다. 다리 양편으로 펼쳐지는 한강수변의 풍경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보행가교 끝에 서면 바다처럼 펼쳐진 한강과 함께 왼쪽으로 성수대교, 오른쪽으로 동호대교가 눈에 잡힌다.

   서울숲에 위치한 곤충식물원 볼거리 
서울숲에 위치한 곤충식물원 볼거리 ⓒ박분

서울숲은 열대식물과 100여 종의 곤충들을 볼 수 있는 곤충식물원이 있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끈끈이주걱과 파리지옥 등 신기한 벌레잡이 식충식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도 있다.

직접 곤충을 관찰하며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모습 
직접 곤충을 관찰하며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모습 ⓒ박분

열대 식물과 다양한 곤충 외에도 몸집이 큰 레오파드 거북이, 어항 속을 활발하게 유영하는 철갑상어와 전갈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서울숲 곤충식물원은 무료 관람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서울숲과 함께 들러보기 좋은 수도박물관 
서울숲과 함께 들러보기 좋은 수도박물관 ⓒ박분

서울숲 인근에는 수도박물관이 있으니 둘러보면 좋다. 박물관 입구에는 수도꼭지에서 수돗물을 통에 받아내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어 수돗물의 소중함을 새삼 인식하게 한다.  2008년 뚝섬 한강변에 개관한 수도박물관은 서울숲이 물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이었던 수도박물관 정경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이었던 수도박물관 정경 ⓒ박분

현재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는 건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으로 1908년 준공된 근대 건축물이다. 수도박물관에서는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이 어디서 흘러와 어떻게 정수되는지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입춘(立春)을 지나며 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봄이 오고 있음이다. 서울숲은 규모가 방대해 한 바퀴만 돌아도 두어 시간은 훌쩍 지나가 운동을 겸한 힐링 장소로도 제격이다. 아직 나무의 새 순이 움트기 전, 흑백사진 같은 겨울 숲을 걸어보기 좋은 때다.

■ 서울숲
○ 위치: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273
○ 관람시간: 00:00~24:00
○ 휴관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 http://seoulforest.or.kr/
○ 문의: 02-46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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