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힘이 돼주는 사회연대은행 "하고 싶은 거 다 해"
발행일 2020.01.29. 15:40
2호선 전동차 내부,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슬로건과 함께 "청년들의 미래에 꽃길이 열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가 눈에 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청년들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저성장과 낮은 취업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줄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회연대은행>은 서울시와 함께하는 <희망광고>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호선에 게재되어 있는 '사회연대은행'의 희망광고
서울시는 비영리단체의 공익활동을 돕고, 소상공인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해 무료로 광고해 주는 ‘희망광고’를 2012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광고를 지하철 전동차, 가로판매대, 구두수선대 등에 게재하는 사업이다. 비용부담 때문에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영리단체나 소상공인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사회연대은행'은 2019년 상반기에 희망광고 대상자로 선정된 단체 중 하나이다. 사회연대은행이 어떤 곳인지, 희망광고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사회연대은행을 직접 방문했다. 사회연대은행 김용덕 대표상임이사와 전략본부/커뮤니케이션팀 허미영 팀장과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종로구 창경궁로35길 40에 위치한 사회연대은행 ©민정기
Q. 사회연대은행은 어떤 기관인가요?
A. 사회연대은행은 저신용, 담보 부족 등의 이유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저리 자금 대출을 통해 경제활동 및 자립 지원을 해주는 기관입니다. ‘은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의 개념과는 많이 다릅니다. 기존의 은행들은 돈이 오가며 발생하는 이자 및 수수료에 대한 수익으로 운영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대출을 해줄 때 수익, 재산 및 담보 등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고 돈을 빌려줍니다.
반면에, 우리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고 이를 극복할 의지와 능력은 있지만, 자금이 없는 분들에게 돈을 빌려줍니다. 사회연대은행은 2002년에 설립되었고, 그 배경에는 IMF가 있었습니다. IMF로 인해 직장을 잃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가계부채와 카드빚이 늘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가 사회연대은행입니다. 수익을 위해서가 아닌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사회연대은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용덕 대표상임이사 ©민정기
Q. 사회연대은행가 펼치는 공익활동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계신가요?
A. 처음에 주력으로 삼던 사업은 ‘마이크로크레딧’입니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게 저리 자금 대출을 통해 경제활동 및 자립 지원을 해주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2007년에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생기면서 ‘사회적기업’이란 용어가 등장했고, 마이크로크레딧 사업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인큐베이팅을 해주거나 기존에 있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2,500개 업체에 500억을 들여서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60~70% 정도의 업체가 자립을 한 상태입니다. 근처에 ‘명문막국수’라는 식당이 있는데 처음에는 작은 가게였다가 지원을 받고 성장해서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많은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현재는 청년들을 위한 사업이나 의료비와 같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에도 긴급생활자금을 지원해드리는 ‘사랑의 119’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층과 3층에 위치한 사회연대은행 지원본부와 사업팀 모습 ©민정기
Q. 아무래도 큰 금액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을텐데, 지원 대상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시나요?
A. 사회연대은행의 목적이 어려운 분들을 돕는다는 것에 있기에 첫 번째로는 지원하시는 분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지원받는 돈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되어있는지와 기존에 있던 채무상태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신청서를 받고 현장에 가본 후, 신청서에 기재된 내용과 환경이 맞는지 현장실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전문심사위원을 통한 면접심사를 진행하고 이에 통과하면 지원을 해드립니다.
Q. 사회연대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많은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사회연대은행의 기본자금은 기업 및 개인의 후원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원사업을 전국적으로 하다보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산, 대전, 광주와 같은 주요 도시에도 별도 사무소를 두고 있었는데 재정적인 여건으로 인해 전부 철수를 하고 현재 이곳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많은 급여를 줄 수 없기에 좋은 인력을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는 기부문화의 성숙함의 부재도 있지만, 기존에 있던 기관들이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원해주시는 돈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아껴쓰고 효율적으로 써야 합니다. 사회연대은행을 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운영합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여러 상을 받았지만, 2015년에 삼일투명경영대상을 받은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2015년에 금융복지부문에서 사회연대은행이 받은 삼일투명경영대상의 상패 ©민정기
Q. 사회연대은행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앞으로도 제도권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연대은행처럼 누군가에게 같은 돈을 가지고 오랫동안 혜택을 줄 수 있는 기관이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영을 위한 철학과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실력도 필요하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사회연대은행은 우리나라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대표주자입니다. 실적면에서도 다른 기관에 비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다같이 잘사는 세상을 향해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와 함께한 희망광고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전략본부/커뮤니케이션팀 허미영 팀장 ©민정기
Q. 서울시와는 어떤 희망광고를 진행하셨나요?
A. 2013년부터 시작해서 세 차례 희망광고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는 2013년도에 사회연대은행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광고를 하였고, 두 번째는 2016년도에 서울형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알리기 위한 광고를 게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에는 2019년 하반기에 개관한 청년통합지원센터 ‘알파라운드’를 비롯해 청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알리기 위한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Q. 희망광고의 효과나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이나 좋았던 점은 무엇이 있나요?
A. 갖고 있는 생각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내거나 한 줄의 카피로 뽑아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전문가분들이 함께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주셔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또 사회연대은행은 비영리단체로서 홍보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그로 인해 노출 기회가 적어 인지도가 낮은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희망광고를 통해 기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광고 게재 시기에 맞춰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알파라운드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춘작업실' 카페 ©민정기
Q. 청년통합지원센터 ‘알파라운드’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건가요?
A. 먼저, ‘알파라운드’는 사회연대은행이 자리 잡고 있는 건물의 이름입니다. 이 건물에 얽힌 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2012년에 대학생들의 고금리 학자금을 저금리로 전환대출을 하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당시에 대학생들이 높은 이자율로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회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때 ‘생명보험사회공원위원회’에서 200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 금액들이 상환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쌓인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청년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청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4층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사회적기업들과 1층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의 모습 ©민정기
알파라운드는 지상 5층부터 지하2층까지 있습니다. 지상 2층과 3층은 사회연대은행이 자리잡고 있고, 지하 2층은 교육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데, 사회연대은행, 아름다운 커피, HBM협동조합이 함께 청년 바리스타를 키우는 프로젝트를 위한 카페입니다. 선발과정을 통해 선정된 청년 바리스타가 운영비만 지불하면서 카페를 직접 운영해보고, 운영 노하우가 쌓이면 본인의 가게를 창업하는 시스템입니다.
5층에 위치한 휴게소의 모습, 아늑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민정기
지상 1층과 4층은 청년들을 위한 공유오피스입니다. 1층은 1~2인으로 구성된 작은 청년단체를 위한 공간이고, 4층은 청년연대은행, 청년신협추진위원회와 같은 청년금융단체와 예술과 관련된 청년 사회적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5층은 휴게공간 및 회의실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좋은 환경과 공간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예쁘게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5층에 위치한 휴게소의 창문에서 보이는 전망, 아름다운 전망이 공간에 들어간 노력을 대변한다 ©민정기
알파라운드는 사회연대은행이 진행하는 청년지원사업 중 한 부분이다. 사회연대은행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와 청년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공간과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소액생활비과 임차주거비도 지원하고 있다. 알파라운드가 청년들을 위한 좋은 환경과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건물의 외관부터 내부까지 모두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건 사회연대은행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연대은행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어려운 세대가 있으면 이들을 먼저 알아보고 선구자적인 자세로 도움을 주고 있다. 금융지원을 시작으로 성장 지원 및 교육·복지·멘토링까지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도움을 주고 있다. 김용덕 대표상임이사는 청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알파라운드가 청년들의 천국이 되기를 바라고 자립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사회연대은행과 알파라운드가 청년들의 구심점이 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구심점이자 빛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 사회연대은행 – 소개 : ‘함께 만드는 세사’을 위해 사회 취약계층 자립, 사회혁신기업의 창원지원, 쳥년부채 경감 지원 등 사회적금융 활동을 펼치는 사단법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35길 40 알파라운드 2층 – 문의 : 02-2274-9637 – 홈페이지 : www.bss.or.kr ■ 서울시 ‘희망광고’란? ‘서울특별시 홍보매체 시민개방에 관한 조례(‘14.1.9.제정)에 의해 비영리민간단체, 사회적기업 등 공익소재를 공모하여 선정된 기업(단체)을 서울시 보유매체를 통해 홍보해주는 사업. ‘홍보매체 시민개방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청년스타트업이 홍보물을 제작하고 있다. 지하철 전동차 내부, 구두수선대 등 인쇄매체 및 시립시설DID 영상매체 등을 통해 홍보물을 광고하고 있다. – 응모자격 : 시 관할구역 안에 주소를 두고 있는 비영리법인· 단체, 전통시장,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공유기업 등 – 응모시기 : 상하반기 각 1회씩, 시 홈페이지(고시공고란) 통해 공모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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