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영 서남병원장 "누구나 차별없는 의료서비스 받아야"

시민기자 김석규

발행일 2020.01.17. 12:20

수정일 2020.01.17. 16:23

조회 1,703

겨울이라고 하기엔 선선한 1월이었다. 기자단은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울특별시 서남병원을 찾았다. 지하철역에서 병원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인근 지하철역인 까치산역과 화곡역, 신정역, 신정네거리역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 덕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서남병원의 첫 인상은 ‘따뜻하다’는 것이었다. 차갑고, 삭막한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선입견일 뿐이었다. 송관영 서남병원장과의 인터뷰 역시 유쾌하고 따뜻하게 진행됐다. 

송관영 서남병원장 

Q. 보편적 복지의 취지에서 ‘서울케어’가 운영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서울시에는 12개의 시립병원이 있는데 각각의 시립병원 명칭과 로고가 달라서 정체성 및 통일감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시립병원의 명칭과 로고 등 브랜드를 통합하여 시민 인식을 개선하고 더불어 공공의료의 강점과 차별성을 부각하고자 ‘믿음’ ‘바름’ ‘배려’의 가치를 담은 통합브랜드를 개발, 12개 시립병원에 동일하게 적용했습니다. 

‘서울케어’는 의료·건강·복지·여성·가족 등 돌봄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서울시 복지의 진정성을 담은 하트를 통해 시민을 감싸고 지키는 이미지를 표현했습니다. 

서울케어의 본질은 시민들이 본인들의 생활권역 내에서 불편함 없이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적으로는 퇴원이 가능하더라도 이후에 지속적인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 때, 지역 보건소 등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통합적인 케어를 실시하는 것이 바로 서울케어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제도이고, 실제로도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Q. 의료 약자를 위해 의료 복지 사업이 많이 진행중입니다. 의료 복지의 역할은 무엇이고, 병원장님께서 최고로 뽑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제가 오랜 시간 공공병원에 몸 담고 있으며 느낀 것은 공공 의료의 핵심은 바로 적정진료라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알맞은, 꼭 필요한 진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메르스 등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음압 시설 등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필요한 시설로 실제 쓰이는 일은 비교적 적지만, 꼭 필요할 때 쓰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설비를  갖추고 유지, 관리해야 합니다.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 민간에서는 운영하길 꺼립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이런 ‘미충족 의료시설’을 나서서 운영하는 것이 공공의료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가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의료 평등권’ 보호 역시 공공의료의 몫입니다. 북한이탈주민 같은 경우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 의료 서비스 이용에도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병원이 북한이탈주민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건강문제에 대한 필수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사업들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서울시 돌봄 통합 브랜드 '서울케어' 로고가 적용된 모습

Q. 병원장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이상적인 병원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의료는 상당히 공익적인 부분이죠. ‘의료 평등권’을 보장하는 병원, 말하자면 돈이 있던 없던 자신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기본권이죠. 

대형병원에 가면 사람들이 ‘여긴 시스템이 참 좋아’ 하고 말씀들 하시죠. 실제로 대형병원들은 굉장히 효율적으로 환자를 진료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은 병원 인력이 많아야 가능합니다. 공공병원은 이런 면에선 조금 부족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형병원에서나, 공공병원에서나 기본적으로 진료의 질은 같아야 합니다. 차별 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병원장님께서는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서남병원에 오기 전, 의사 인생의 전부를 서울의료원에서 보냈습니다. 그곳엔 공공의료에 생각이 있는 의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의사를 교육하는 과정에서는 공공의료에 대한 것을 잘 배우지 않아요. 의대에서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는 자세와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는 소양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살리는 기술이지만, 약자를 위해 공공성을 지키는 그런 소양, 봉사 정신, 협업하는 능력들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서울특별시 시립병원 서남병원 외관 

Q. 응급환자의 신속한 처치를 위한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은 뇌혈관 질환 환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 조지 H.W. 부시가 재임하던 시절, 국방비보다 뇌혈관 질환의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며 응급 처치를 위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구축할 정도였지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환자들을 위해 항상 대기하며 많은 인력과 유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성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보니 돈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처치가 늦어져 환자가 불구의 몸이 되었을 때의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빠른 처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이 더 낮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Q. 공공의료서비스에 종사하는 직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보통 병원이라 하면 의사, 간호사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요. 그 외에도 보건직이라 해서 영상촬영, 채혈 및 검사를 진행하는 등 많은 직종의 직원이 있습니다. 병원 내 약사도 필요하고, 운영을 위한 행정직도 많지요.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재활치료실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 분들이 굉장히 많기도 합니다. 병원은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훌륭히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시는 수많은 직원들 덕분입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