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계동 삼총사 ‘감나무집, 청파언덕집, 은행나무집’

시민기자 추미양

Visit2,057 Date2020.01.15 14:49

용산구 서계동의 도시 재생 거점 시설인 '감나무집'

용산구 서계동의 도시재생 거점시설인 ‘감나무집’ ⓒ추미양

도시재생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서계동의 청파 언덕에는, 서울역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좋은 집들이 있다. ‘감나무집’, ‘청파언덕집’, ‘은행나무집’ 이렇게 세 곳이다. 집 이름이 참 정겹기도 하다. 왠지 이름에 사연이 담겨 있을 듯한 느낌마저 든다.

① 공유서가&공유주방 ‘감나무집’

우선, ‘감나무집’은 서계동의 도시재생 거점시설인데 청파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감이 생각나는 주황색 문이 골목길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청파 언덕으로 가려면 서울로7017의 서쪽 끝이나 서울역 1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청파언덕으로 가려면 서울로7017의 서쪽 끝이나 서울역 1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추미양

청파언덕은 서울의 도심에 있지만 아직도 오래된 작은 주택과 봉제공장들이 골목 구석구석에 들어서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노래 가사처럼 싹 다 갈아엎는 재개발이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지역과 공간에 담긴 세월의 흔적과 가치를 살리는 도시재생이 적합한 동네다. ‘감나무집’은 이러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8개 거점시설 중 하나이다.

'감나무집' 1층의 공유서가는 항상 주민들에게 열려 있다

‘감나무집’ 1층의 공유서가는 주민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 ⓒ추미양

‘감나무집’은 기존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한 2층집인데, 누구나에게 열린 공간이다. 1층의 공유서가에는 차와 전기포트가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들어와 차를 마시면서 책도 읽고 잠깐 쉬어갈 수 있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을의 변화를 꿈꾸고 준비할 수도 있다.

공유주방에는 베이킹 클래스와 요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공유주방에서는 베이킹 클래스와 요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추미양

1층 안쪽에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공유주방이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다. 1월과 2월에는 베이킹 클래스가 예정되어 있고, 요리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주민의 요청이 있거나 이벤트가 필요한 경우 청년 크리에이터와 공간 매니저가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도 한다. 벌써, 건강한 빵 굽는 냄새가 창문 넘어 골목길로 퍼져나가는 듯하다.

2층은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다. 이 조합은 도시재생기업(CRC)으로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의 시설 운영 주체인데 조합원의 70%가 지역 주민이라고 한다. 문을 없앤 작은 방들을 오가며 소통하고 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② 전망 좋은 마을카페 ‘청파언덕집’ 

청파 언덕에서 바라 본 서울역 일대의 고층건물

청파언덕에서 바라본 서울역 일대의 모습 ⓒ추미양

‘감나무집’을 나와 조금 더 올라가면 파란 하늘이 넓게 펼쳐지는 청파언덕에 도착한다. 힘들게 오른 노력에 대한 보상이랄까? 탁 트인 전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런 도심의 경관을 차 한 잔 마시면서 편안하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청파언덕집’이다.

서울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청파언덕집'

서울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청파언덕집’ ⓒ추미양

마을카페인 ‘청파언덕집’은 온통 하얗게 단장한 3층 건물이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서계동 지역 브랜드 ‘agoing’의 런칭쇼가 열렸던 곳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알게 된 서계 청파 봉제장인과 신인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한 패션쇼인데, 실내와 실외 골목을 런웨이로 활용했다고 한다. 청파동에는 숙명여대가 있어 대학과 지역산업을 이어준 참신한 기획이 가능했던 것 같다.

테라스가 있는 2층 카페

테라스가 있는 ‘청파언덕집’ 2층 카페 ⓒ추미양

현재는 본격적인 카페 운영을 앞두고 준비 중이지만 일단 들어가 보았다. 1층에서 주문한 차와 디저트를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책과 더불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있다.

전망이 최고로 멋진 3층

전망이 최고로 멋진 3층 ⓒ추미양

경사진 책장 위에 놓인 계단을 따라 3층에 오르니 “와우!” 절로 감탄이 쏟아지는 풍광에 넋이 나간다. 이곳에 앉으니 비행기를 탄 기분이 드는 것은 왜 일까?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어두워지길 기다려 야경에 취하면 가슴 속 깊이 숨겨둔 비밀도 마구 쏟아낼 수 것만 같은 그런 곳이다.

‘청파언덕집’은 요리를 통해 도시재생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이욱정 PD와 KBS 방송프로그램 ‘요리인류’팀이 기획한 공간이다. 발품을 팔아 찾아온 시민들에게 건네준 따끈한 차와 특별한 음식은 따뜻한 선물 같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앞으로 3층에서 진행될 쿠킹클래스도 기대가 된다.

③ 문화예술공간 ‘은행나무집’

'은행나무집'의 상징인 노란 외벽과 좁은 골목길

‘은행나무집’의 상징인 노란 외벽과 좁은 골목길 ⓒ추미양

청파언덕에서 차와 음식만 즐긴다면 뭔가 조금 아쉬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와 공연이 마련된 문화예술공간인 ‘은행나무집’은 참으로 반갑다. ‘은행나무집’은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은 고목인 은행나무 곁에 있다. 지금은 은행나무가 노란 잎과 열매를 떨구었지만 샛노란 건물 외벽 덕분에 골목 사이로 확연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빠듯한 골목길의 정상에 꼭꼭 숨어 있는 은행나무집은 어릴 적 보물찾기나 술래잡기를 하던 기억을 소환하는 매력적인 핫플레이스다.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추미양

‘은행나무집’은 폐허가 되어 방치된 작은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협소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입구 양쪽 벽면에 다각형 선반을, 천장 밑에는 소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작은 다락을 마련해 놓았다.

'은행나무집' 옥상의 작은 야외극장

‘은행나무집’ 옥상의 작은 야외극장 ⓒ추미양

좁은 공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옥상에서 더욱 더 돋보인다. 지역 주민이나 문화예술인이 루프탑(rooftop,옥상)에서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멋진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면서 서울역 일대의 과거와 현재를 눈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옆 사람과 온기를 나누며 불빛 사이로 흐르는 음악에 빠져드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청파 언덕에서 바라 본 서울역 일대의 야경

청파 언덕에서 바라 본 서울역 일대의 야경 ⓒ추미양

이렇듯 청파 언덕에 매력적인 콘텐츠를 갖춘 거점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행복한 서계동 마을을 만들기 위한 작은 날갯짓이리라. 오늘 둘러본 감나무집, 청파언덕집, 은행나무집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서울 시민들이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로 성장하면 일자리와 수익을 제공하는 자생적 공간으로도 확장될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해는 지고 도시는 또 다시 분주한 밤을 맞는다. 밤에 더 아름다운 낭만 청파언덕의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

■ 용산구 서계동 대표 도시재생 거점시설
○ 감나무집 : 용산구 청파로73길 42
○ 청파언덕집 : 용산구 청파로73길 69
○ 은행나무집 : 용산구 청파로73길 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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