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초월길’은 왜 ‘백초월길’일까?

시민기자 최용수

Visit257 Date2020.01.08 12:06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활동했던 진관사, 그 입구에 '알로프로젝트'로 설치된 백초월길 입간판 모습

  서울시 명예도로 ‘백초월길’ 모습 ⓒ 최용수

서울의 송해길 · 강감찬대로 · 백초월길 · 로데오거리, 부산의 이태석 톤즈 거리, 제주 호국영웅 김문성로 등 전국 곳곳에서 이색적인 이름을 가진 도로를 만날 수 있다. 도대체 이런 이름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태어났을까? 

명에도로 송해길로 지정된 종로구 수표로

  종로구에는 송해길이 조성돼 있다 ⓒ 최용수

2014년부터 우리나라는 주소 체계의 단일화와 위치 예측의 용이성, 국제적 보편성 등의 장점을 살린 도로명 주소를 채택했다. 그러나 서울시민의 절반가량은 도로명 주소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인포그래픽스 제230호 ‘도로명주소, 시민들의 생각은?’ 참고) 더 아쉬운 점은 도로명 주소는 지역마다의 역사와 문화, 지형의 특성 등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서울시에서는 2019년 ‘명예도로 알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명예도로명 백초월길 안내 표지판(진관사 입구)

  진관사 백초월 스님의 이름을 따서 만든 백초월길 ⓒ 최용수

서울시 명예도로 알림 프로젝트2019년 공공디자인 전문기업 육성사업 중 하나이다. ‘명예도로명을 통해 도로명에 스토리를 담아내어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 문화를 알리려는 디자인 프로젝트다. 각 명예도로명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여 도로를 찾는 시민들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사업이다. 물론 도로명 주소가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규칙과 혼동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명예도로명은 전문가로 구성된 도로명 주소 심사위원회의 심의로 지정된다.

새해를 맞아 기자는 ‘서울시의 명예도로 알림 프로젝트’의 첫 사업이 완료된 은평구 진관동 은평한옥마을 내 진관길(명예도로명 백초월길)을 찾았다. ‘백초월길은 은평한옥마을 중앙도로 입구에서 진관사에 이르는 약 1km의 도로(진관길)이다. 백초월 스님이 사용하고 보관해 왔던 독립운동 태극기와 항일운동 사료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2016년 6월 23일 은평구에서 지정한 진관길의 명예도로명이 백초월길이다.  

진관사 칠성각 벽 속에서 발견된 독립운동 태극기 발견당시의 모습

독립운동 태극기와 항일운동 사료들 ⓒ 최용수

 20194월 서울시 공공디자인 아이디어 공모에서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도트비)서울시 명예도로 알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알려줄게 도로명(알로프로젝트)’이란 사업을 진행했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백초월길이다. 안내 사인물 설치를 통해 명예도로인 백초월길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사인물에는 백초월길의 유래가 스토리텔링으로 녹아있다. 백초월길을 쉽게 알려는 입간판이 있어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고양시에서 왔다는 방문자의 귀띔이다.

알로프로젝트의 섯 사업 '알려줄게 도로명'으로 설치된 명예도로명 백초월길 안내도

  백초월길 안내판 ⓒ 최용수

백초월길을 둘러보니 은평한옥마을은 물론 셋이서문학관과 삼각산금암미술관, 독립운동 태극기 조형물(), 한문화국제체험관(공사중), 진관사 칠성각 등 의미있는 장소가 많구나 싶다. 명예도로명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600여년의 긴 역사를 가진 서울에는 자생적으로 생겨난 마을길이 실핏줄처럼 얽혀있다. 마을 골목길은 오랜 역사와 문화, 삶의 이야기를 간직한 생활공간이었으나 개발과정에서 많이 사라졌다. 남아있는 골목마저도 점점 낙후의 길을 걷고 있다

'알로프로젝트' 사업으로 첫 설치된 '알려줄게 도로명', 백초월길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도로의 특성을 잘 알려주고 있다

백초월 스님과 진관사 태극기 이야기가 소개돼 있는 사인물 ⓒ 최용수

이에 서울시에서는 마을길을 매력적인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서울시 명예도로 알림 프로젝트’ 콜라보 된다면 도로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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