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카페 계단집, 도시재생 커피맛은 어떨까?

시민기자 김윤경

Visit1,929 Date2020.01.08 15:00

중구 회현동, 서울역도시재생센터 거점시설 마을카페 '계단집'이 정식 오픈했다 Ⓒ김윤경

중구 회현동, 서울역도시재생센터 거점시설 마을카페 ‘계단집’이  정식 오픈했다 Ⓒ김윤경

주민들이 만든 커피, 그 맛은 어떨까?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월 7일 서울역도시재생센터 거점시설 마을카페 ‘계단집’이 정식으로 오픈했다. 회현동에 위치한 이곳은 정류장과 가까우면서 약간 올라간 길에 위치해, 많이 걷지 않고도 멋진 경관을 볼 수 있어 좋다.

‘계단집’은 서울역 일대에 새롭게 생긴 ‘도시재생 거점시설 8곳’ 중 한 곳으로, 주민들이 마을카페로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해 공간을 확보하고, 지역주민들이 공간의 활용용도와 운영방향을 정해 직접 운영을 맡아 ‘도시재생’ 자립 모델로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계단집'으로 향하는 계단길 Ⓒ김윤경

‘계단집’으로 향하는 계단길 Ⓒ김윤경

오랫동안 보아왔기 때문일까, 가까운 주민이라 더했을까. 계단이 예쁜 ‘계단집’, 계단을 오르며 그동안 흘러간 시간들이 생각났다. 서울로행사에서 시음했던 커피 맛이 입안에 돌았다.

정겨운 '계단집' 명패가 누군가의 집에 놀러온 듯 친근한 느낌을 전한다 Ⓒ김윤경 

정겨운 ‘계단집’ 명패가 누군가의 집에 놀러온 듯 친근한 느낌을 전한다 Ⓒ김윤경

집에 다다르면 1층에서 주문을 하고 잠시 커피향을 맡아도 좋겠다. 커피가 나오면 2층으로 올라가자. 그곳이야 말로 계단집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옛 적산가옥의 형태가 남겨져 3개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이 나온다. 카페지만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 듯 작은 설렘이 든다. 슬리퍼로 갈아 신고 조용히 들어가 보자.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옆으로는 일본식 다다미 형태의 방에 방석이 놓여 있다.

'계단집' 1층, 커피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윤경

‘계단집’ 1층, 커피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윤경

옛 적산가옥 형태의 세개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다양한 좌석을 즐겨보자 Ⓒ김윤경

옛 적산가옥 형태의 세개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다양한 좌석을 즐겨보자 Ⓒ김윤경

여기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로 건축자재다. 당시 건축 특징을 그대로 볼 수 있다. 2층 안으로 들어가 올려다보면 보존된 박물관 같다. 마치 솔직하게 이야기하듯 드러나 있다. 볏짚과 황토만이 아니라 대나무를 넣었다는 점은 다시한 번 눈여겨 볼만하다.

'계단집' 2층 Ⓒ김윤경'계단집' 2층 Ⓒ김윤경

‘계단집’ 2층 Ⓒ김윤경

“공사 전, 집을 보신 분들은 알 거예요. 많이 보존했지만 그 틀 안에서는 놀랄 만큼 달라졌거든요.” 이기수 서울역일대도시재생지원센터 코디네이터의 말에 바로 공감이 갔다.

'계단집' 2층 다다미방 Ⓒ김윤경

‘계단집’ 2층 다다미방 Ⓒ김윤경

예전 집을 매입했을 당시, 과연 이 공간에 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허름했다. 2017년 12월 매입, 2019년 7월 22일 준공까지는 여러 일들이 있었다. 원형을 가급적 보존하고 벽에 붙은 단열 스티로폼 등을 떼어냈다.  지형이 기형적으로 겹쳐 있어 경계가 어려웠고, 2층 화장실이 누전돼 부득이 차단하고 화장실을 없애야 했다. 벽마다 붙여진 단열 스티로폼을 뜯어내고 창문을 원형에 가깝도록 맞춰 기둥을 보강하는 등 보수공사를 했다. 근대건축 보존과 리노베이션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임태희 소장(임태희 디자인스튜디오)이 설계를 맡았다. 분위기에 맞게 내부 인테리어도 고심했다. 1930년 전후로 만들어진 일식가옥이라 보존가치가 있고, 이전 주민이 살던 집이기에 도시재생과 건축으로 갖는 의미도 크다.

회현동 주민이 만든 커피의 맛

밖의 경관이 멋진 '계단집' 2층은 혼자 와도, 함께 와도 좋다 Ⓒ김윤경

밖의 경관이 멋진 ‘계단집’ 2층은 혼자 와도, 함께 와도 좋다 Ⓒ김윤경

2018년 가을 회현동 주민들은 모임을 시작했다. 다른 모임과 조금 달랐다. 단순히 바리스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모임이 아니었다. 도시재생 거점시설 카페를 함께 할 주민을 찾아야 했다. 면접심사를 거쳐 8명의 주민이 과정에 참여했다. 커피교육을 마친 후에는 동네 카페(커피 방앗간)에서 현장을 익히고 여러 곳을 방문해 직접 맛을 보며 여러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서울로 잇-다 페스티벌, 서울로 대보름축제 등에서 시음행사를 갖고 시민에게 알렸다. 현재 4명의 주민이 카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회현동 주민들은 바리스타 기술을 배우고 현장 실습을 하는 등 '계단집'을 운영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직접 추진했다. Ⓒ김윤경
회현동 주민들은 바리스타 기술을 배우고 현장 실습을 하는 등 ‘계단집’을 운영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직접 추진했다. Ⓒ김윤경

“어떤 커피가 맛있냐는 질문이 가장 어려워요.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서울시 지원을 받았기에 원가보다 좋은 원재료를 넣을 수 있는 게 장점 아닐까요?”

서울로7017 행사에서 커피를 만들어 주었던 이창선(계단집 바리스타) 씨를 다시 만났다. 계절이 달라졌지만 활기 띤 모습은 여전했다. “원래 커피를 좋아해서 종종 만들었어요. 그러다 주민카페 준비 중인 바리스타 양성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죠.”

커피를 먹는 사람들을 위해 곁들일 음식을 고민하다 수제 양갱을 만들었다고. 이를 위해 1년 전부터 양갱을 배운 후 그 안에 마음을 담았다. 다이어트는 잠시 접어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양갱을 직접 먹어보니 부드럽고 덜 단 맛, 완전한 수제 느낌이 확 전해졌다. 현재 커피, 치자, 녹차 등의 계단집 양갱과 사각양갱을 팔고 있으며, 브루키(브라우니+쿠키)도 함께 팔고 있다. 아쉽지만 브루키는 이미 다 팔려 대신 양갱을 여러 개 구입했다. 마음까지 달달해진 느낌이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메뉴 등을 더 추가를 할 예정이란다. 그는 작은 팁으로 2층에서 보는 경치가 특히 좋다고 귀띔했다.

여러 수제 양갱들이 예쁘게 놓여 있다.Ⓒ김윤경

여러 수제 양갱들이 예쁘게 놓여 있다.Ⓒ김윤경

또한 19일까지 오픈 이벤트로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맛볼 수 있다. 더욱이 만 원 이상이면 ‘계단집’ 에코백을 받을 수 있으니(100개 한정) 기회를 놓치지 말자. 단 월요일은 쉰다. 조금 더 올라가면 또 다른 도시재생 거점시설 ‘검벽돌집’도 만날 수 있으니 동네 산책 겸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도회적인 색감과 중후한 멋이 어울린다 Ⓒ김윤경

도회적인 색감과 중후한 멋이 어울린다 Ⓒ김윤경

카페는 예전 모습이 많이 남아 레트로 감성을 부른다. 밖에서 보면 세련되고, 안에서 보면 훈훈한 묘한 곳이다.  화창한 날씨도 좋겠지만 비오는 창문을 보는 것도 나름 즐거웠다. 우산이 없어도 누군가 선뜻 빌려줄 것만 같지 않은가. 그런 정겨움이 흐르는 곳. 기둥에 긁힌 자국조차 지나온 세월이 쌓여 멋스럽다.

'계단집' 외부 Ⓒ김윤경

‘계단집’ 외부 Ⓒ김윤경

‘계단집’의 쓸쓸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보니 달콤한 양갱과 쌉싸름한 에스프레소가 떠오른다. 목조주택 구조가 살아있는 공간. 도시재생을 통해 주민이 만든 커피와 차로 회현동에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 분위기는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

마을카페 ‘계단집’
– 주소 : 중구 회현동 1가 150-1
– 시간 : 10:00 ~ 20:00 (월요일 휴무)
– 소개 : 목조건물의 정취를 그대로 살려 만든 마을카페. 주민들 가운데 참여자를 모집해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고 카페 운영 경험이 있는 주민 매니저가 합심해 운영을 맡고 있다.
– 전화 : 070-4419-7776

■ 도시재생 거점시설 8곳
① 중림창고(중구 중림동 441-1) : 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
② 은행나무집(용산구 서계동 33-283) : 청파언덕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있는 문화예술공간
③ 청파언덕집(용산구 서계동 33-232) : 서울역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마을카페 
④ 감나무집(용산구 서계동 33-202) : 공유부엌, 공유서가
⑤ 코워킹팩토리(용산구 서계동 260-1) : 봉제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거점공간
⑥ 계단집(중구 회현동 150-1) : 주민 바리스타들이 선사하는 스페셜티 마을카페
⑦ 회현사랑채(중구 회현동1가 100-162) : 목조구조가 눈에 띄는 도시형 마을회관
⑧ 검벽돌집(중구 회현동 145) : 이욱정PD가 이끄는 쿠킹스튜디오와 음식 관련 교육‧체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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