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차 타고 근대 여행 출발!

시민기자 정인선

발행일 2020.01.07. 13:09

수정일 2020.01.07. 13:57

조회 2,382

전차 70년의 역사를 다룬 '서울의 전차'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한국전력공사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12월 19일부터 2020년 3월 29일까지 진행된다. 대한제국 초기 전차들에 대한 희귀한 자료를 포함하여 1890년대 초부터 1904년까지, 1920년부터 1922년까지에 해당하는 희귀한 서울 전차 사진들이 다수 있어 의미를 더한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 전시실 입구로 '서울의 전차' 전시 중임을 알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 전시실 입구 '서울의 전차' 전시 ©정인선

전차는 1899년 도입되어 1968년까지 70년 간 서울을 달렸다. 이번 전시는 전차 개통 120주년을 맞아, 서울을 달렸던 전차의 운행 역사 및 바뀐 도시의 모습, 사람들의 생활상 등을 보여준다. 전시의 구성은 '1부: 근대로의 질주', '2부: 궤도와 바퀴는 사람들의 발이 되고', '3부: 70년간 운행의 종료'로 구성돼 있다.

기획 전시가 진행되는 전시실 내부의 모습

기획 전시가 진행되는 전시실 내부의 모습 ©정인선

1899년에 전차가 개통돼 한성은 근대도시 기반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1968년 마지막 전차가 운행을 마칠 때까지 전차는 서울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세계에서 전차가 가장 먼저 실용화된 때가 1881년인데, 한성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른 시기에 전차가 도입된 셈이다. 산업진흥이라는 목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도 변화를 일으켰다. 도시 경관이 변화되고 사람들의 의식 및 생활도 새로운 질서 속에 편입되었다. 전차의 질주는 근대로의 질주였다.

전차의 등장을 연도별로 정리한 모습이다

전차의 등장을 연도별로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정인선

1889년 5월에 열린 전차 개통식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던 가운데, 동대문 발전소에서부터 전차 8대가 운행을 시작했다. 한성에서 전차가 달리는 역사적인 순간은 아시아에서 일본 교토와 나고야에 이은 세 번째였으며, 수도로서는 첫 번째이다. '전기철도', '전기거'라고도 불렸던 전차는 이렇게 등장했다.

부서지는 성벽, 변형되는 궁궐의 모습

부서지는 성벽, 변형되는 궁궐의 모습 ©정인선

​한성이 근대화의 물결에 휩쓸릴 때에도 성벽은 황도(皇都)의 경계를 구분 지었으며 여전히 수도의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전차가 성문을 통과하면서 문을 여닫지 못하게 되자, 도성에 대한 심리적 경계가 허물어졌다. 성 안으로 한정되었던 도시 영역이 성저십리(城底十里)까지 하나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숭례문 일대가 혼잡해지자 도성을 헐어버리는 논의가 시작됐고, 결국 그 해 일본 황태자의 방문을 핑계 삼아, 일제는 숭례문 북쪽 성벽을 헐었다. 이후 잇따른 궤도의 부설로 인해 성문과 성벽이 철거되었다. 전차는 왕조의 상징인 궁궐도 변형시켰다.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오백 년 동안 한성부의 도심을 둘러싸고 있던 한양도성을 해체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로써 도시의 공간과 시간을 바꾸고, 사람과 문물이 이동하는 근대의 통로가 되었다.

전차 운행 당시, 급행열차 운영 시간표

전차 운행 당시, 급행열차 운영 시간표 ©정인선

대한제국 시기에 4개였던 전차 노선은 한일병합 후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여, 일제강점기 말인 1943년에는 지선을 포함한 노선이 16개에 달했다. 주로 도성 안을 중심으로 놓였던 궤도는 도성 밖으로도 뻗어 나갔다. 시민들의 여가 생활을 위해 뚝섬까지 가는 전차도 생겨 경성 사람들의 편의를 도왔다. 이후 만원 전차의 문제가 사회 쟁점이 되며 버스가 등장하고 버스를 중심으로 한 교통 시스템의 변화가 시작되면서 1968년 11월 29일 밤, 전차 303호가 동대문 종점으로 들어가며 전차 시대가 막을 내렸다. ​1899년부터 70여 년간 시민의 발이었던 전차 시대는 끝이났다.

서울역사박물관 외부에 전시된 전차 381호의 모습

전차 381호 (등록문화재 제467호)의 모습 ©정인선

이 전차는 서울에 마지막 남은 2대의 전차 가운데 하나다. 2007년 12월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옮겨진 후에 1년간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전시하고 있다. 전차에 대한 기억은 각자에게 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겠지만, 서울의 역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차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또한 비나 눈이 오거나 전차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관람을 제한한다.

■ 서울역사박물관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 홈페이지 : https://museum.seoul.go.kr
○ 관람시간 : 평일 09:00~20: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724-0274~6
​○ 동절기 전차 관람 미운영
  : 2019년 12월 19일 ~ 2020년 2월 29일까지 (3월부터 정상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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