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즐기는 송년 행사

시민기자 염승화

Visit624 Date2019.12.30 13:36

따뜻한 성탄 불빛을 상징하는 붉은 카펫이 깔린 돈의문박물관 마을 입구 계단

붉은 카페트가 깔린 돈의문박물관마을 입구 계단 ⓒ염승화

서울시의 새 명소들인 ‘잘생겼다 서울’ 중 하나로 요즘 연일 핫한 곳을 다녀왔다. 다름 아닌 종로구 송월길(신문로2가)에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이곳은 이름만으로도 그 이미지가 절로 풍긴다. 옛 돈의문 안 새문(新門)안 마을을 통째로 박물관처럼 꾸민 곳이다. 서울시가 지난 2017년 9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이 마을의 한옥들을 비롯해 일본제국주의 시절 이래 1980년대까지 마을에 터를 잡아온 크고 작은 건축물 30여 동을 리모델링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옛 돈의문 자리 야트막한 언덕 위에 9,770㎡(약 2,955평) 규모로 아담하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마을전시’, ‘체험교육관’, ‘6080감성공간’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마을전시는 돈의문체험관과 시민갤러리 등 10개 공간, 체험교육관에는 꽃 공방, 자수 공방 등 9개 공간이 있다. 그리고 6080감성공간은 사진관, 만화방 등 4개 공간이 있다. 돈의문상회와 휴게소 등 그 밖의 문화콘텐츠 공간들을 합하면 모두 3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들이 담겨 있다.

이곳을 찾은 날은 지난 12월 22일로 마침 24절기 중 하나인 동짓날이었다. 마을에서는 동지와 크리스마스 및 연말을 맞아 송년 행사, ‘돈의문 연말 대잔치’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그날 이 행사를 비롯해 마을에서 마주한 여러 콘텐츠들 가운데 인상 깊다고 여긴 것들을 모아본다.

마을마당에 놓인 성탄트리와 마을안내소의 대형 현수막

마을 마당에 놓인 대형 성탄 트리 ⓒ염승화

마을은 입구부터 눈길을 확 잡아끈다. 붉은 카페트가 깔리고 각종 성탄 장식으로 단장이 된 계단을 밟아 올라가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양 공연히 기분이 설렌다. 우선 마을 안내소가 있는 마을마당으로 간다.
‘도늬문 크리스머스’. 안내소 건물 전면에는 옛 한글로 큼지막한 문구가 박혀 있는 대형 성탄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다. 더불어 마을마당 공중으로는 노랗고 하얀 불빛들이 마당을 훤히 비추며 연말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것 같다. 곧 제법 널찍한 공간 중앙에 놓인 화려한 성탄 트리로 시선이 옮겨간다. 활짝 웃는 산타할아버지와 눈사람과 사슴들이 같이 서 있는 트리를 한바퀴 돌아본다. 마당 한편에는 장작이 활활 타고 있는 난로가 놓여 있다. 그 주위를 삼삼오오 빙 둘러 앉아 쉬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정겹게 보인다.

붉은 스탬트 잉크로 뱀사를 찍는 동지부적찍기 세시풍속.

동지 부적 찍기 스탬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염승화

스탬프투어 체험 양식 등 돈의문박물관마을 홍보물

스탬프 투어 안내물 등 돈의문박물관 홍보물 ⓒ염승화

마을마당은 돈의문물박물관마을의 소통 창구이자 공간

마을마당은 돈의문박물관마을 소통창구 공간이다 ⓒ염승화

마을안내소와 마을마당에서는 체험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스탬프 투어 행사가 그 중 하나다. 명인 갤러리와 서울미래유산관 등을 비롯해 8군데의 방문 확인 스탬프를 찍어오면 세시풍속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동짓날 절식인 팥죽을 먹고 새해 평안을 기원하거나 뱀 ‘사(蛇)’자를 부엌에 거꾸로 부착하면 귀신을 쫒고 액운을 막아주는 뜻이 담긴 동지 부적 찍기 등을 한다. 노란 용지에 붉은 스탬프 잉크를 묻혀 ‘사’를 꾹 눌러 찍은 부적‘을 보며 마음 속으로 횡액에 걸리지 않기를 잠시 빌어본다. 제기차기, 윷놀이, 투호 등 민속놀이의 단골 메뉴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가족 단위의 어린이와 어른이 한데 어울려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 같이 밝아 보인다.

성탄절에는 크리스마스 소품 만들어 장식하기와 어린이 뮤지컬 공연 등이 열리고, 송년의 날(12.28~29) 행사 때는 신년 토정비결 보기와 새해 각오나 가훈을 캘리그라프로 쓰기 등이 개최된다고 한다. 또한 새해부터는 겨울방학 프로그램인 ‘우리 마을, 역사랑 놀자! 가족 역사 체험 데이’ 행사(2020.1.2.~2.29)를 마련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 참여 가족을 공개 모집 중이다.

마을 땅밑에서 발굴된 경희궁 궁장유구를 보존, 전시하는 유적전시실

마을 조성 공사 중 땅 밑에서 발견된 경희궁 궁장유구 ⓒ염승화

마을마당과 그 뒤편에 있는 한지와 닥종이 공방 등 체험교육관을 탐방한 뒤에는 상설전시관인 ‘돈의문전시관’으로 간다. 이곳은 1990년대 이후 2000년대 말경까지 새문안 마을에 있던 옛 식당(한정식 한정, 이태리 음식점 아지오(Agio) 등)들을 전시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겉으로 보기엔 언뜻 평범해 보이는 건축물들이지만 그 안에는 옛 모습과 운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곳에는 특히 유적전시실도 있다. 마을 조성 공사 중 땅 밑에서 뜻밖에도 경희궁의 담장인 궁장 유구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 유적은 마땅히 이곳의 큰 특징이고 마을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입증하는 소중한 공간 그 자체다.

영화세트장 같은 화려한 무대가 돋보이는 돈의문구락부

영화 세트장 같은 화려한 무대가 돋보이는 돈의문구락부 ⓒ염승화

새문안마을의 미국인 거주자 테일러 관련 전시 공간

새문안 마을의 미국인 거주자 테일러 관련 전시 공간 ⓒ염승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독립유공가의 집’을 거쳐, 입구 쪽에서 지나쳐 온 ‘돈의문구락부’로 발길을 뗀다. 구락부(俱樂部)는 클럽(club)을 한자로 음역한 근대 사교모임. 이즈음의 분위기에 공연히 잘 어울릴 장소라고 여겨진다. 아니나 다를까 그 안은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꾸며져 있는 화려한 무대가 있다. 2층에 있는 연회장은 고급 레스토랑이 퍼뜩 연상될 만큼 구색이 썩 잘 갖춰져 있다. 구한말 당시 이 마을에 거주했던 외국인들로 구락부를 자주 활용했을 미국인 사업가 W.W 테일러와 프랑스 상인 부래상의 아기자기한 공간을 살펴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정겨운 냄새가 풀풀나는 생활사전시관의 부뚜막과 물품들

정겨움이 가득 묻어나는 생활사전시관 부뚜막과 물품들 ⓒ염승화

6080감성공간 중 하나인 새문안극장과 생활사전시관에서 당시의 문화 생할상을 엿볼 수 있다.

6080감성공간 중 하나인 새문안극장과 생활사전시관에서 당시의 문화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 ⓒ염승화

다음은 1960년~1980년대의 문화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들이다. 커다란 간판이 유독 실감나는 새문안극장은 영화를 2개씩 틀어주던 옛 동시상영관을 떠올리게 한다. 극장 맞은편에 있는 생활사전시관은 부엌, 방, 거실 등 당시 생활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석유곤로, 솥, 시루, 주전자… 부뚜막에 놓인 각종 물품들이 특히 인상에 깊게 남는다. 앞마당 모퉁이에 듬직하게 서 있는 나무를 활용한 성탄 장식이 돋보인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전문 해설사(플레이 도슨트)와 함께 하는 투어가 인기 있다. 이 투어는 매주 화~일요일 오후 2시와 4시 각 2회 진행되며 예약을 통해서만 참여가 가능하다. 방문 계획을 짤 때는 마을 뒤편에 있는 경희궁이나 서울역사박물관을 연계하면 좋을 듯. ‘근현대 100년, 기억의 보관소’로 불리는 돈의문박물관마을 방문을 권하고 싶다.

●돈의문박물관마을 관람 및 방문 안내 

교통 :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 약 420m (도보 약 6분 ) > 마을 입구
운영 :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관람, 해설사 안내 오후 2시, 4시 (각 1시간 내외 ) 예약 필요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송월길 14-3(신문로2가 7-22)
유의사항 : 전 지역 금연
문의 : 돈의문박물관마을 운영팀 02-739-69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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