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찜! 아랫물길이랑 놀아요 '서울하수도과학관'

시민기자 염승화

발행일 2019.12.24. 11:23

수정일 2019.12.24. 17:02

조회 1,599

지난 주말에 다녀온 곳은 도시의 정맥으로 상징되는 서울의 아랫물과 매우 밀접한 곳이다. 아랫물과 아랫물길은 흔히 하수와 하수도를 일컫는 우리말이다. 이곳은 성동구 자동차시장길(용답동)에 있는 아랫물 시설인 '서울하수도과학관'이다.

날렵한 모양을 한 서울하수도과학관은 물이 흐르는 모양을 형상화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서울하수도과학관 전경 ⓒ염승화

서울하수도과학관은 국내 최초로 조성한 ‘하수도 전문 공간’이다. 2017년 9월 5일 서울시가 중랑물재생센터 내에 세웠다. 이곳 중앙에 있던 하수처리시설을 땅속으로 옮기고 그 위에 새로 지은 것이다. 하루 자그마치 25만 톤의 하수를 처리한다고 한다. 과학관은 건물 2,365m²(약 717평)와 야외 정원 같은 외부 공간 약 3만9,000m²(약 1만1,800평)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학관의 특징은 혐오기피시설로 취급 받던 과거의 하수처리 위주의 아날로그 시설들을 전시, 체험, 교육, 녹지 시설 등을 모두 망라하여 시민들과 함께 하는 다목적 시설로 만든 데 있다. 무엇보다도 지상에 노출되었었던 하수처리 시설들을 지하에 구축해 놓은 점이 돋보인다. 악취가 진동했던 옛 공간이 디지털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렇기에 서울시의 새로운 명소들을 선정, 소개하는 ‘잘생겼다 서울’에도 포함되어 있다.

서울과학관 진입로에서 만나는 중랑물재생센터의 거대한 탱크들의 위용이 대단하다
서울하수도과학관 진입로에서 만나는 중랑물재생센터의 거대한 탱크들 ⓒ염승화

중랑물재생센터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도열하듯이 서 있는 거대한 탱크들을 만나게 된다. 웅장한 탱크들의 위용이 정말이지 대단하다. 이곳은 지난달에 서울시가 센터 시설들을 모두 지하로 옮기고 ‘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 추진 등을 담은 '물재생센터 비전 3.0 계획'을 발표한 그 현장 중 하나다. 

‘저 탱크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해 하며 진입로, 서울새활용거리를 지난다. 곧 물이 흐르는 것을 형상화해서 지었다는 세련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SF영화에 나오는 우주정거장이나 비행접시처럼 생겼다. 바로 서울하수도과학관이다. 막연히 투박한 건물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의외다. 

대형 우산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서울하수도과학관 후면 전경
서울하수도과학관 후면의 대형 우산 조형물 ⓒ염승화

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건물 바깥을 크게 한 바퀴 돌며 외관을 살펴본다. 건물 앞뒤에는 놀이터 및 쉼터가 있고, 커다란 조형물들로 꾸며져 있다. 후면 쉼터 맞은편 광장에 있는 조형물 ‘노란 우산’의 고운 색감과 집채만한 크기가 인상 깊다.

서울 하수의 역사, 기술, 미래상 등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
서울 하수의 역사, 기술, 미래상 등을 골고루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 ⓒ염승화 

과학관 현관을 들어서니 로비의 독특한 영상이 먼저 눈길을 잡아끈다. 이른바 인터렉티브 영상이 작동하며 하수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닥의 은은한 조명은 로비 왼편에 있는 전시실로 계속되며 자연스레 발길을 이끈다. 전시실에서는 국내외의 하수도 역사와 기술과 미래상 등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로비에는 물의 순환과 하수처리 과정 등을 담은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영상실도 있다. 영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간 마다 상영된다

개원이래 처음 개최중인 로비전 미생물의 방 전시관 내부
개원이래 처음 개최 중인 로비전 '미생물의 방' 전시 ⓒ염승화 

요즘 한창 열리고 있는 전시 ‘미생물의 방’도 빼놓을 수 없다. 미생물이 하수를 포함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이 전시는 과학관 개관 이후 처음 갖는 로비전이라고 한다. 내년 3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체험 놀이와 영상 관람 등을 할 수 있는 어린이체험관 이 구비되어 있다.
체험 놀이와 영상 관람 등을 할 수 있는 어린이체험관 ⓒ염승화

사용한 물을 간단히 정수하여 다시활용할 수 있는 재이용수처리시설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사용한 물을 간단히 정수하여 다시활용할 수 있는 재이용수처리시설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염승화

2층에는 어린이체험관 등 체험 시설과 분위기 깔끔한 도서실과 교육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사용한 물을 간단히 정수하여 다시 활용하는 재이용수 처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계통도와 그 시설을 직접 내려 보게 꾸민 공간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도서실 옆 복도에서는 벽면 전시 ‘영화로 만나는 하수도’를 만난다. 글자 그대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하수도 장면들을 모아 놓은 전시로서 소재와 발상이 신선하다고 여겨진다. 

하늘마루 지그재그 데크길에서 바라보는 물테마파크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물테마파크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마루 ⓒ염승화

하늘마루 돔지붕과 물테마파크로 바로 연결되는 야외 공간
하늘마루 돔지붕과 물테마파크로 바로 연결되는 야외 공간 ⓒ염승화

하늘마루로 불리는 옥상은 시야 탁 트인 야외다. 전망도 뛰어난 이곳의 특색은 곧 이 건물의 특색이기도 하다. 건물 안팎이 꼭대기부터 맨 아래까지 막힘없이 지그재그로 나 있는 데크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곳에서 보면 건물이 유선형으로 매우 날렵하게 생긴 것을 실감하게 된다. 데크를 다 내려오니 다음은 ‘물 테마파크’로 연결된다.

이곳에서 과학관 부지 끄트머리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230m쯤 된다. 이 구간에 물 놀이터, 산책로, 습지, 실개천, 정원 등이 있다. 물놀이 시설과 실개천에서는 겨울철 결빙기인 까닭에 물이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황량하니 공연히 공허한 느낌이 들었지만 산책로를 걸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좌우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풍광으로 정신이 팔려 버린다.  

하수도과학관에서는 전시물품과 영상 등으로 아랫물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랫물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실 ⓒ염승화

서울하수도과학관은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기 바란다. 참가 신청은 서울공공서비스예약 시스템을 통해서 하면 된다.

서울하수도과학관은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다. 과학관과 장한평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상시 운행한다. 맞은편에 있는 서울새활용플라자와 연계하여 방문 일정을 잡으면 딱 좋을 듯싶다. 서울의 아랫물길을 과학으로 재창출하는 곳 서울하수도과학관으로 떠나는 색다른 겨울 탐방과 나들이를 권하고 싶다.

서울하수도과학관 방문 및 관람 안내 
○ 교통 :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8번 출구 > 답십리역 쪽으로 약 400m 직진(도보 약 7분) > 미라보타워 빌딩 골목으로 진입 약 400m 직진(도보 약 7분) > 서울하수도과학관 앞 광장
*셔틀버스 운행 : 오전 8시 50분~오후 6시 20분까지 매 시간 20분마다 운행
○ 운영 :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 입장료 없음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 단체는 예약 필수, 평일에만 가능
○ 위치 : 서울특별시 성동구 자동차시장3길 64(용답동 250-7)
○ 유의사항 : 반려동물 동반 금지
○ 문의 : 02-221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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