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꾸는 시민 제안 창구 ‘민주주의 서울’

시민기자 이현정

Visit627 Date2019.12.17 12:35


나의 일상을 바꾸는 제안 창구, 민주주의 서울

서울의 주인은 바로 나! (19) 시민 목소리에 시장이 답하다 ‘민주주의 서울’ 

서울에선 시민의 제안이 정책이 된다. 대충 형식적으로 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려니 생각하면 오산! 실제 나의 제안이 다른 시민들의 공감과 의견으로 다듬어져 더 나은 서울을 위한 정책으로 반영되고 일상을 바꾸고 있다. 벌써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데, 제안부터 정책 실현까지 이어진 실제 사례와 함께 참여 방법도 알아보았다.

나의 일상을 바꾸는 제안 창구 ‘민주주의 서울’

‘가로 휴지통을 늘려주세요’, ‘대중교통 이용 시 다음 정차역 안내가 휴대폰에 자동 알림으로 뜨면 좋겠습니다.’, ​’취업 날개 면접 정장 대여, 나이 제한 좀 없애주세요.’, ‘도매 시장 내 점포 위치 안내도가 있으면 좋겠어요.’, 금연구역 단속을 강화하고, 흡연 부스를 늘려주세요.’, ‘지하철 무료승차를 시간대별로 세분해서 실시하면 어떨까요?’, ‘마을버스가 다니는 길을 예쁘고 특색있게 만들어 주세요.’, ‘길거리에 방치된 공유 킥보드 때문에 불편해요.’, ‘문화시설을 늘려주세요.’ 

서울시의 온라인 공론장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에는 다양한 시민들의 제안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과 서울시가 함께 일상의 제안, 일상의 토론, 일상의 정책을 만드는 시민참여 플랫폼이다. 시 정책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제안을 할 수 있으며, 시민들과 서울시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구체화해 실제 정책으로 만들어간다.​

놀이터에 지붕을 만들어 달라는 아이부터, 플라스틱 과대 사용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 초등학생, 어르신을 위한 키오스크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소외계층 대상 정책을 제안한 고등학생, 대학 등록금이나 주택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년‧신혼부부, 육아 우수 기업 서울시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공공 실내놀이 시설을 늘려달라는 육아맘 육아대디, 서울시민청 노숙자 관련 문제를 제안한 학부모, 공공재활전문병원을 만들어달라는 장애인 가족, 몰카 방지 스티커를 공공 화장실에 비치해달라는 여성, 민방위 교육에 아빠육아교육을 넣어달라는 남성, 공공기관 인사이동 시기에 발생하는 민원 지연에 대한 개선을 건의한 서울시 산하기관 직원, 패션 표절에 대한 공정 중재를 제안한 청년 기업인까지,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

은행나무 열매 악취 문제나 길거리 전단지 쓰레기, 일자리 문제나 부동산 갭 투기 문제까지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주로 다뤄지고 있었는데,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 개선이나 배차 시간 조절, 좁은 좌석 개선, 지하철 여유 칸 표시 등 대중교통 문제에 대한 제안이 많았다. 장애인이나 디지털 소외계층 등 사회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제안도 눈에 띄었는데, 더 나은 서울을 위한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론 학원들의 불법 야간 운영 단속, 학교 운동장 개방이나 교복 문제 같은 교육청 소관 사항이나 집회나 시위 소음 문제 같은 경찰청 소관 업무, 지역 보건소 이전이나 자치구 도로나 공유지 사용 문제 등 자치구 소관 사항에 대해 제안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은 제안들은 소관 기관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자치구로 해당 제안 내용을 전달하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 온라인 플랫폼 내 ‘시민토론’ 공론장

나의 제안을 모두의 정책으로, 서울의 공론장 ‘민주주의 서울’ ​​

그렇다면 정말로 이런 시민의 제안이 서울시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을까?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시민 제안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책에 반영해선 안 되는 것 아닐까?​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시민 제안이 올라오면, 시민 누구나 그 제안을 읽고 찬성하는 의견에 ‘공감’을 누르거나, 자유롭게 댓글로 의견을 달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등록된 제안에 ‘공감’이 30일 동안 50개 이상 달리면, 담당 부서가 수용 여부를 검토해 답변해야 한다.​

공감이 500개를 넘어가게 되면, 20여 명 안팎의 시민으로 구성된 의제선정단에서 이를 공론화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의제선정단의 ​검토, 기획, 숙의를 통해 공론 의제로 최종 선정되면,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에서 30일간 ‘시민토론’ 공론장이 열린다. 필요에 따라 오프라인 열린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시민토론 공론장에서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달 수 있는데, 참여한 시민이 5,000명을 넘으면, 서울시장이 직접 답변하게 된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 만들어진 정책의 실행 결과는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공개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국회 국민제안, 서울의회 신문고와 같이 정부나 여러 자치단체‧의회에서도 시민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추천인 수에 따라 의무적으로 답변하는 단순 청원 게시판 성격이 강하다. 반면,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의 제안을 공론화시켜, 여러 시민의 의견을 모아 토론하며 집단지성의 힘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숙의민주주의의 장이다. ​


5,000명이 넘는 시민참여로 시장의 답변을 받은 첫 의제는 보건소 난임 주사에 관한 의견이었다 Ⓒ이현정

첫 시장 답변 사례…난임부부 편의에 관한 의제

2018년 1월,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온 ‘보건소에서 난임 관련 주사를 맞게 해주세요’는 처음으로 서울시장의 답변을 받은 제안이다. 5,584명의 공감을 받아 시민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5,259명이 참여해 97%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5,435건의 댓글 의견이 달렸다. 하지만 처음 50개 이상 공감을 받았을 땐, 주사에 따른 부작용이나 약제 안전성 등의 문제로 관련 부서에서 반려한 제안이었다. 

난임 여성은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전 4∼8주가량 매일 같은 시간에 복부 주사와 엉덩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일반 병원은 물론 보건소에서도 쉽게 맞을 수 없어 어려움이 컸다. 이에 의제선정단에서 공론화할 것을 결정, 지난해 11월 시민 제안 워크숍 ‘서울 제안가들: 난임 부부 편’을 열고, 시민토론을 진행한 것이다. 지난 3월, “보건소뿐 아니라 서울시 의사회와 함께 동네 병원 등 어디서나 쉽게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서울시장 답변을 받은 제안은 2018년 12월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온 ‘재건축 단지의 길고양이들을 도와주세요’다. 2017년 10월 민주주의 서울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5,600여 명의 공감을 얻었고, 5,250명이 토론에 참여했다. “14만 마리의 길고양이와 공존할 수 있도록 ‘도시정비구역 내 길고양이 보호 매뉴얼’과 ‘길고양이 민원 처리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서울시장의 답변을 받았다.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지금까지 총 5,389건 (2019.11.30. 기준)의 시민 제안이 접수됐다. 2019년 한 해 동안 1,861건의 제안이 접수되었고, 24건의 온·오프라인 공론이 추진되었다. 난임 주사 보건소 처방, 재건축·재개발지역 길고양이 보호조치 의무화,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 금지 등 다양한 제안과 의견을 정책에 반영‧시행하고 있다.


선정된 공론 의제로 오프라인 열린 토론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현정

12월 18일, 민주주의 서울 첫 성과공유회 개최

오는 12월 18일 14시~17시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는 ‘민주주의 서울’ 첫 성과공유회가 열린다. 그동안 민주주의 서울의 다양한 온 오프라인 공론 추진 실적 및 제안 발굴 활동 등을 공유하고, 참여 시민의 경험을 발표하며,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라 하니, 시민 제안과 그 실행 내용이 궁금하다면 참가봐도 좋겠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누구나 서울시청 홈페이지 및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등을 통해 사전신청할 수 있으며,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이왕이면 이번 기회에 더 나은 서울을 위한 제안을 해봐도 좋겠다.

문의 : 민주주의 서울 02-2133-6477 ,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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