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에서 팡팡! 잘 터지는 와이파이

시민기자 박은영

Visit497 Date2019.12.13 12:19

여기는 시내버스 맨 뒷자리. 좌로 게임하는 남자와 우로 문자 중인 여자 사이에 있다. 10시 방향의 머리가 긴 여성 역시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을 하고 있고, 11시 방향의 인디언 머리를 한 청년 역시 온몸으로 손잡이 기둥을 감싸 안은 채 능숙한 자세로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학교를 막 지난 버스는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청년들을 싣고 달린다.

그 와중에 목적지의 위치를 지도 앱으로 확인하기에 바쁜 나, 초행길에 지도 앱은 길이요, 진리인 것을, 이게 없었을 땐 어떻게 길을 찾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길을 찾을 때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데이터, 내게 데이터는 길거리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순간 내 시야에 들어온 건 버스 창문에 붙은 공공와이파이 스티커다.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이 말이다.

서울 시내 모든 마을 버스 내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박은영
서울 시내 모든 마을 버스 내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박은영

버스 안에 장착된 와이파이라니, 건물을 지나다 잡히는 와이파이뿐이었던 버스 안에서 말이다. 나는 5g 디지털 시대 속 이 바람직한 전파를 사용하기 위해 빛의 속도로 연결을 시도한다. 사실 반신반의했다. 공공 와이파이가 잘 될까 싶었던 거다. 써 봐서 안다. 공공 와이파이는 늘 속도가 문제였다. 때문에 검색은 물론 영상은 볼 생각조차 안했었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 틀어본 영상, 괜찮았다. 이 신선하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영화를 다운 받아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11월 20일부터다. 서울의 모든 마을버스에서 무료 공공와이파이가 터지고 있었다. 그걸 이제야 알았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235개 노선과 1,499대의 시내‧광역버스 81%에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모든 마을버스에 공공와이파이가 깔리는 것은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라고 한다.

버스 안에는 공공와이파이 무료 이용 홍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박은영
버스 안에는 공공와이파이 무료 이용 홍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박은영

방법은 아주 심플하다. 시내버스에서는 개방형인 ‘PublicWiFi@Bus_Free_(노선번호)’나 보안이 강화된 ‘PublicWiFi@Bus_Secure_(노선번호)’, 식별자 (SSID)를 선택해 연결하면 된다. 물론 비밀번호 따위는 없으며, 시내버스의 경우 전파 간섭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선마다 와이파이 식별자(SSID)를 달리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서울시는 향후 공공와이파이 품질관리 및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전면 일관된 방식으로 와이파이 운영 체계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엔 서울의 시내버스, 올빼미 버스, 다람쥐 버스는 물론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까지 공공와이파이가 100% 구축된다고 한다. 이제 버스 안에서 데이터 걱정 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버스 뿐 아니다. 서울시는 공공와이파이 영역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여의도공원, 남산공원, 문화비축기지 등 서울시가 직접 관리하는 10만㎡ 이상 대형공원 24개소에도 2020년까지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할 방침이다. 길동생태공원, 낙산공원,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등이 이에 해당된다.

준비는 거의 끝났다. 공원 내에는 이미 CCTV 통신선로와 전기시설, 지지대 등 와이파이 설치 환경이 마련돼 있어 최소 비용으로 직접 설치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 망이 구축되면 입장객 분석, 미세먼지 측정,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주차 등 각종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공원 서비스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민간한 개인정보 입력이나 금융거래는 피해야 한다 ⓒ박은영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민간한 개인정보 입력이나 금융거래는 피해야 한다 ⓒ박은영

한 번 설정해두면 누구나 편하게 공공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으니, 와이파이를 찾고 연결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단, 보안접속의 경우 누구나 접속 가능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의 특성상 민감한 개인정보 입력이나, 금융거래는 피해야 한다.

이제부터 서울 시내‧광역‧마을버스를 타는 서울과 수도권의 일평균 약 700만 명과 시민들은 버스 안의 공공와이파이로 무료 와이파이 혜택을 받고, 통신비 부담도 덜 게 됐다. 그밖에,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중앙버스 전용차로 정류소(358개소)에도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한다고 한다.


개방형인 ‘PublicWiFi@Bus_Free_(노선번호)’나 보안이 강화된 ‘PublicWiFi@Bus_Secure_(노선번호)’를 선택해 연결하면 된다 ⓒ박은영

얼마 전 지인이 지역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봉사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건물에 와이파이가 없다며 난감해 했던 기억이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정보소외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장애인 복지관, 청소년 쉼터 등 서울시내 348개 복지 관련 시설에도 올해 공공와이파이를 추가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까지 서울시내 복지 관련 시설 1,289개소에 와이파이를 전면 설치해 시민들의 정보격차를 해소한다고 전했다. 하루빨리 모든 지역의 사람들에게 데이터 혜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공공와이파이 구축확대는 서울 어디서나 누구나 공공와이파이를 무료로 쓰는 ‘프리 데이터 도시’ 실현을 골자로 한 ‘스마트서울 네트워크(S-Net) 추진 계획의 하나라고 한다. 시는 2022년까지 서울 전역 공공장소에 공공와이파이 단말기 1만6330대를 추가 설치해 시민 통신기본권을 전면 보장하고 스마트도시 인프라를 완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서울 전역 공공장소에 공공 와이파이 단말기 1만633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박은영

이제 버스 안에서 부담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연말을 맞아 작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양극화 문제를 조금씩 천천히 해결해 나가려는 시도가 반가울 따름이다. 서울시의 버스 와이파이 확대가 글로벌 스마트 시티를 지향해 나가는 기분 좋은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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