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보존의 상생 현장,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시민기자 최병용

Visit300 Date2019.12.10 09:02

지금은 거대한 빌딩 숲이 되어 버린 종로는 한양의 상징이었던 거리다. 한양의 행정 구역에서 중부 견평방은 조선시대 최고의 번화가이자 시전의 중심지로 순화궁, 죽동궁 등 왕실 가족의 사가도 많이 있었다. 사법기관에 해당하는 의금부와 의료와 약재를 담당하던 전의감 등의 관청도 있었다. 이렇듯 지금의 종로, 조선시대 견평방은 한양의 중심이면서 시전, 궁가, 관청 등 다양한 시설과 계층이 어울려 살던 조선시대의 숨결이 아직도 느껴지는 살아있는 동네였다.

견평방이 표시된 서울 고지도 '수선총도'

견평방이 표시된 서울 고지도 ‘수선총도’ 

무심코 지나치던 종로의 빌딩 숲 지하에 조선시대 견평방, 근대로 말하면 공평동 유적지가 살아 숨쉬고 있다. 종각역 3-1번 출구에서 바라보는 특이하게 생긴 종로타워 건물 바로 옆 센트로폴리스 지하 1층에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바로 그곳이다. 빌딩을 지으면서 감히 지하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을 되살렸으리라고 짐작조차 힘든 곳에 ‘개발과 보존의 상생’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큰 행운이다. 이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애쓴 서울시의 노력과 땀방울의 결실이라 느껴진다.

종로타워 옆 센트로폴리스 지하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있다.

종로 타워 옆 센트로폴리스 지하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있다 ⓒ최병용

조선시대 견평방이 근대에 넘어오면서 공평동으로 지명이 바뀌어 현재도 서울특별시 종로구 공평동에 속한다. 2015년 공평동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한양에서 근대 경성에 이르는 서울의 골목길과 건물터가 온전하게 발굴 되었다. 서울시는 도시유적과 기억을 원래 위치에 전면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조성해 역사도시 서울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도시정책의 모범사례로 남겼다. 이렇게 조성된 도시유적전시관은 도시유적의 역사성, 사실성, 장소성이 유지되어 옛 서울의 변화과정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명소가 되었다.

조선시대 16세기 건물지와 길을 그대로 보존하여 전시한 도시박물관 내부

16세기 조선시대의 건물지와 길을 그대로 보존한 도시박물관 내부 ⓒ최병용

대표적인 전통 큰집은 공평동 유적지에서 발굴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지로 중인(中人) 이상의 가옥 또는 관청의 부속시설로 추정된다. 안마당을 둘러싼 기단석(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돌), 적심석(안쪽에 심을 박아 쌓는 돌), 초석(주춧돌) 등이 발굴되었고 4개동의 건물이 하나의 집을 이루고 있다.

전통 큰집 모형도

전통 큰집 모형도 ⓒ최병용

골목길 ㅁ자 집은 오늘날 우정국로에 해당하는 큰 길에서 갈라진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초석, 기단석, 고맥이석, 마당 박석, 배수로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어 ㅁ자 모양의 구조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문안길 작은 집은 온돌과 마루, 아궁이 등의 주택 바닥형식이 모두 남아 있어 조선 전기 한옥의 발전과정을 볼 수 있는 6칸의 작은 기와집으로 추정된다. 전동 골목길은 전동 골목에 난 길이라 전동 골목길로 불리는데 공평동 유적의 중앙부에서 폭 210~305cm 내외의 골목길 3곳이 확인되었다.

전동 골목길과 이문안길 작은집

전동 골목길과 이문안길 작은집 ⓒ최병용

공평도시유적 전시관은 도심 정비사업에서 발굴되는 매장 문화재를 최대한 ‘원위치 전면  보존’한다는 ‘공평동 룰’을 적용한 첫 사례로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 누구나 찾아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조상의 생활터전을 바라보며 쉼과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화~금요일까지 직장인들을 위한 맞춤형 해설을 12시30분부터 50분까지 20분간 진행한다.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나 전화 또는 현장에서 예약도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위치 : 서울 종로구 공평동 17
운영 시간 : 매일 09:00~18:00, 입장마감 17:30. 월요일 휴무, 1월 1일 휴관
관람료 : 무료
문의 : 02-7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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