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끝자락 '판잣집'으로의 감성여행

시민기자 이종태

발행일 2019.10.10. 20:06

수정일 2019.11.12. 20:06

조회 1,401

청계천을 따라 걷다 청계천박물관 앞에 다다르면 1960년~1970년대 청계천 주변 서울 시민의 대표 거주공간을 재현해 놓은 판잣집을 만날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내부에는 음악다방, 교실, 만화가게 등 그 시절 삶과 추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어린 시절을 소환해줄 것 같은 정겨운 청계천 판잣집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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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로 530에 위치한 청계천 판잣집 체험존 ©이종태

이번에 진행 된 행사는 '추억의 판잣집 체험마당'을 콘셉트로 추억의 물건과 만화방, 음악다방, 교실 등 추억의 공간을 재현한 전시와 어린 시절 즐겨 먹었던 달고나, 뽑기, 옛날과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졌던 오락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짱구만화가게, 어린 시절 공부보다 만화 보는 재미에 빠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올랐다. 수십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나는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은 그 시절 우리가 즐길 수 있었던 최고의 오락거리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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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판잣집 입구에 걸려 있는 만화 포스터 ©이종태 만화가게를 지나자 금세 마음이 어린시절로 돌아갔다. 코 묻은 50원짜리 동전 하나 들고가서 대박의 꿈을 꾸며 뽑았던 뽑기를 무료로 해볼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뽑기 운은 없는 것 같다. 
다행히 '꽝' 없는 5등을 뽑아서 공짜 과자를 하나 얻었고, 과자 하나 고를 때도 그 시절과 똑같이 몇 번을 망설이다 과자를 하나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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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소환해주는 '꽝' 없는 뽑기 ©이종태
달랑달랑 과자 한봉지를 손에 들고 옆을 돌아보니 달고나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인기폭발이다. 달고나를 만드는 동안 기억을 더듬어 보니 국민학교 앞 달고나 아저씨가 찍어준 모양을 온전히 떼어내면 공짜로 한 개를 더 만들어 주셨기에 침을 묻혀가면서 한땀한땀 떼기에 집중했지만 매번 실패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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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대표 간식, 달고나 ©이종태
먹거리에 흠뻑 옛 추억에 빠져 판잣집 안으로 들어서니 음악다방이 눈에 들어왔다. 음악다방이 전성기였던 시절에는 학생 신분이다 보니 실제 가보지는 못했지만 당시 TV 등을 통해 보았던 공간을 아주 잘 재현해 놓은 것 같았다.
음악다방을 지나면 국민학교 시대의 교실을 재현해 놓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교실에 들어서니 그 시절 친구들이 떠올랐다. 지금은 모두 아저씨, 아줌마가 되었지만 철없이 장난꾸러기였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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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초등학교지만 예전에는 국민학교였던 교실 ©이종태
국민학교 교실에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추억이 떠올랐다. 여자 짝궁이 책상 가운데 선을 그어놓고 넘어오지 말라고 했던 기억, 추운 겨울에는 양은도시락을 난로에 올려 놓았다 생긴 누룽지를 먹었던 기억 등 지금은 절대 만들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 이었다.
갈수록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들에게 남겨지는 건조한 추억 대신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추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던 청계천 판잣집 체험, 비록 행사는 끝났지만 팍팍한 도시의 삶 속에서 아련한 추억을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 방문해 보자. 


 청계천 판잣집 이용안내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청계천로 530
- 이용시간 : 연중 10:00 ~ 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휴관
- 이용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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