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뮬리, 억새, 갈대, 수크령... 양재천에 가을이 물들다

시민기자 장혜경

발행일 2019.11.11. 08:00

수정일 2019.11.11. 19:58

조회 4,151

강남구 주최의 양재천 단풍축제가 10월 30일(수)에 시작하여 11월 3일(일)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본격적인 단풍의 계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울긋불긋 단풍은 물론이고, 요즘 핫한 식물인 핑크뮬리, 가을 들판의 상징인 억새와 갈대, 그리고 수크령 군락지를 즐길 수 있는 양재천에서 가을에 흠뻑 물들어보자!

밀미리다리에서 내려다 본 양재천의 모습 ⓒ장혜경

밀미리다리에서 내려다 본 양재천의 모습 ⓒ장혜경

양재천의 진입로는 여러 곳이 있지만, 오늘의 볼거리를 최대한 즐기기 위해 영동 4교에서 진입해 영동3교를 향해 걸어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진입로엔 빨갛게 물든 단풍이 양재천에도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해줬다. 보도의 색깔과 어우러져 더욱 멋스러운 모습이다.

영동4교 방향 양재천 진입로 ⓒ장혜경

영동4교 방향 양재천 진입로 ⓒ장혜경

진입로로 내려가 양재천에 도달하니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억새와 갈대였다. 억새와 갈대는 꽃이 피는 계절과 생김새가 비슷해서 사람들이 많이 혼동하기도 하는데, 만일 산이나 들판에서 봤다면 무조건 억새라고 보면 된다. 억새는 습지나 물가에서도 자라며, 총채처럼 생겨 흰털이 보송보송 나 있고 고개를 반쯤 숙이고 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마다 억새가 한들거리는 모습은 카메라에 담기에도 마음 벅차다.

양재천에 흐드러지게 핀 억새

양재천에 흐드러지게 핀 억새 ⓒ장혜경

멀리서보면 언뜻 하얀 꽃이 핀 듯 보이는 억새 ⓒ장혜경

멀리서보면 언뜻 하얀 꽃이 핀 듯 보이는 억새 ⓒ장혜경

억새와는 달리 갈대는 습지나 물가에서만 자란다. 자갈색을 띠며 벼이삭 비슷한 모양의 열매가 달려 있고 고개를 곧추 세워 하늘을 향한 모습이다. 길이가 2미터 이상 되기 때문에 억새에 비해 훨씬 키가 크다.

양재천변에 우뚝 서있는 장신의 갈대 ⓒ장혜경

양재천변에 우뚝 서있는 장신의 갈대  ⓒ장혜경

양재천은 봄엔 벚꽃축제로 연분홍 잎을 쏟아내지만, 가을이 익으면 노랗고 붉은 단풍으로 알록달록 예쁘게 물드는 곳이다. 하천가에 단풍나무 길이 여러 곳 조성되어 있는데 11월 중순경이면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하천을 좌우로 오가도록 놓여진 징검다리는, 쉼 없이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관심 있게 물속을 살펴보면 큼지막한 잉어도 발견할 수 있다.

양재천의 좌우천변을 오가도록 곳곳에 놓여진 징검다리 ⓒ장혜경

단풍이 알록달록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양재천의 가을은 한층 멋스런 풍경을 연출한다. 하천을 중심으로 도곡동과 개포동으로 나뉜다.

도곡동과 개포동을 오가도록 안전하게 놓여진 징검다리 ⓒ장혜경

영동3교에 다다르자 빨간 식물 군락지가 나왔다. 식물 이름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정열적인 새빨간 빛깔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그다지 예쁘다할 게 없었는데, 멀리서 군락을 보고 있노라면 매혹적인 색깔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없다.

양재천을 정열적으로 물들이는 이름 모를 새빨간 식물 ⓒ장혜경

이름 모를 새빨간 식물이 양재천을 정열적으로 물들이고 있다 ⓒ장혜경

영동3교를 지나면 나무데크 산책길이 나오는데, 왼쪽편엔 억새, 오른편엔 갈대 군락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 길을 빠져 나오니 이번엔 사방이 억새로 꾸며진 멋드러진 산책길이 나온다. 마치 시골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소박한 자연의 멋이 흐른다. 산책 나온 시민들의 셔터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운치 있는 길이었다.

억새로 뒤덮인 양재천의 억새 산책길 ⓒ장혜경

억새로 뒤덮인 양재천의 억새 산책길 ⓒ장혜경

억새 산책길을 빠져 나오자마자, 오늘의 하일라이트... 온통 핑크빛으로 물든 핑크뮬리 들판이 펼쳐졌다. 결코 적지 않은 규모였다. 줄기가 가늘어 바람에 쓸린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들어가서 훼손시킨 건지 모르겠지만 핑크뮬리가 살짝 쓰러진 곳이 있어 아쉽긴 했지만, 핑크뮬리가 한가득인 핑크빛 들판은 가히 장관이었다.

핑크뮬리로 물든 양재천의 밀미리다리 밑의 풍경 ⓒ장혜경

핑크뮬리로 물든 양재천의 밀미리다리 밑의 풍경 ⓒ장혜경

밀미리교 밑 양재천가엔 핑크뮬리로 핑크가 한가득이다. 핑크뮬리뿐 아니라 강아지풀과 모양이 비슷하고 키가 커서 마치 강이지풀의 엄마쯤으로 보이는 수크령도 한가득 펼쳐져 있다. 수크령은 핑크뮬리와 함께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강아지풀의 엄마(?)라고 부름직한 수크령 ⓒ장혜경

강아지풀의 엄마(?)라고 부름직한 수크령 ⓒ장혜경

핑크뮬리와 억새, 갈대, 그리고 수크령으로 양재천의 가을을 즐긴 후라면 빼놓을 수 없는 후식 같은 이벤트가 남아 있다. 밀미리다리 위에는 울긋불긋 다양한 꽃들로 미니 정원을 꾸며 놓은 '가을테마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영동3교와 밀미리다리 사이에는 'LED 야간 조명길'이 조성되어 있어 밤에도 양재천이 축제 중임을 알려준다. 이 행사들은 강남구청 주관으로 11월 22일(금)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양재천의 밀미리다리 밑의 모습 ⓒ장혜경

양재천의 가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도곡역(3호선, 분당선) 4번 출구를 이용해 영동4교로 진입하거나, 매봉역(3호선) 4번 출구를 이용하여 강남수도사업소 앞을 통해 바로 밀미리다리로 들어오는 게 유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강남수도사업소 주차장에 유료로 주차 가능하고, 주말엔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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