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시작 ‘입동’ 맞이, 친환경 월동 준비법

시민기자 이현정

Visit482 Date2019.11.05 14:06

11월 8일은 입동이다. 입동 풍습에서 배울 만한 겨울나기 비법을 소개한다
11월 8일은 입동이다. 입동 풍습에서 배울 만한 겨울나기 비법을 소개한다 ©Getty Images Bank

함께 서울 착한 경제 (137)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겨울 준비 비법 

11월 8일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이다.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월동준비, 겨울 채비로 분주해지는 때이기도 하다. 옛 선조들은 겨우내 사용할 땔감을 장만하고, 김장하기, 시래기 말리기, 메주 쓰기, 누비옷이나 솜옷 짓기, 초가집 이엉 잇기 등 겨우살이를 준비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첫 추위에 대비하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미리 챙겨 먹기도 했다.   

난방시설과 방한용품이 부족했던 옛 농경사회의 풍습이려니 하겠지만, 무릎을 딱 치게 하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필환경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노하우가 아닐까 싶은데, 옛 선조들의 입동 풍습에서 배울만한 겨울나기 비법을 알아보았다. 

1 세계가 인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 ‘김장’  

이 무렵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은 김장이다. 최근에는 김장철이 늦어지고 있지만, 예로부터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했다. 입동이 지나면 배추가 얼고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가일년지대계(人家一年之大計) 라는 김장은 겨우내 먹을만한 채소나 과일을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월동 대책이다.  

김장은 풍부한 영양성분을 갖춘 발효음식이란 의미뿐 아니라, 우리네 품앗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 자산으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김장 문화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라는 명칭으로 2013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아쉽게도 김장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품앗이 공동체 나눔의 정서는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김장 나눔 봉사로 이어져 오고 있다. 

김장하면 돼지보쌈을 빼놓을 수 없다. 갓 절인 김장김치와 부드러운 수육은 맛도 영양도 찰떡궁합 음식이다. 지방이 쏙 빠진 수육은 단백질이 풍부해 겨울 추위를 이길 힘을 주고,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는다. ​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 ©이현정

2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도랑탕잔치’ 
입동을 전후해 미꾸라지가 많이 잡히는 시기로 예로부터 추어탕을 먹는 풍속이 있었다. 미꾸라지는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고기라 하여 추어(鰍魚)’라고 불렸다. 추어탕은  단백질 함유량이 많고, 불포화지방산,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감기 예방은 물론, 기력 보충에 좋아 겨울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또한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 만들기 때문에 칼슘 섭취가 필요한 근골격계 질환 치료 및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입동엔 치계미(雉鷄米)라 불리는 경로잔치가 있었다. ‘꿩·닭·쌀’이란 뜻으로,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꿩이나 닭 요리를 하고, 햅쌀로 밥을 지어 노인들을 대접했다. 그런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다. 도랑탕이 바로 추어탕이다. 

추어탕
추어탕. 입동을 전후로 미꾸라지가 많이 잡혀 예부터 추어탕을 많이 먹었다 ©Getty Images Bank

3 햇곡식으로 정성스레 만든 ‘팥시루떡’ 액막이  

입동 즈음인 음력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팥시루떡을 만들어, 곳간과 마루, 외양간에 고사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이 나누어 먹기도 했다. ‘잡귀를 쫓는다’는 붉은팥 시루떡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에너지원이 된다. 특히 팥에는 비타민B1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 및 불면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이뇨작용과 배변 활동을 도와 독소가 쌓이지 않게 하며, 신장병과 심장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몸을 따뜻하게 지켜주기 

가을걷이 후 남은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에 얹고, 창호를 새로 바르는 등 집 안팎을 살피며 추위에 대비했다.  솜이불과 화로, 방장을 준비하고, 여인들은 옷감 사이에 솜을 두어 누빈 누비옷이나 솜옷을 만들고, 토시, 털모자를 만들었다. 특히, 아이의 누비옷은 ‘백 줄을 누비면 백 살을 산다’고 하여 더욱 정성을 들였다. 

겨울철 건강을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건조함에 대비해야 한다. 체온이 낮으면 면역력도 약해지고, 관절과 근육도 경직돼 조그만 충격에도 부상을 입기 쉽다. 인플루엔자(독감)나 후두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은 건조한 기후에 발병률이 높다.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이왕이면 따뜻한 물이나 차로 마시는 것이 좋겠다. 햇볕을 자주 쬐고 꾸준히 운동하며 족욕을 하는 등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겨울철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추와 무, 단호박과 같은 11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식재료들은  영양소도 풍부하고, 한의학적으로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올 겨울은 자연의 순리를 따랐던 옛선조들의 겨울나기 비법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제철 식재료와 추어탕이나 팥시루떡으로 건강을 챙기고, 비록 김장을 하진 않더라도 돼지보쌈으로 분위기를 내봐도 좋겠다. 이왕이면 김장나눔봉사에 참여하면 더욱 의미있는 겨울맞이가 될 것이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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