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과 꼰대의 벽을 넘어…’서울갈등포럼’

시민기자 김윤경

Visit260 Date2019.10.31 09:19

“도대체 왜 그래, 우리 때는 안 그랬어. 없어서 못했지.”

“대화가 안 되잖아요”

딸아이는 입을 삐죽이며 방문을 닫고, 입까지 닫아버린다. 이어지는 어머니의 말씀. 상황은 보통 이런 패턴으로 흐른다.

비단 우리 집 뿐일까.

2019 서울갈등포럼이 열린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김윤경

 2019 서울갈등포럼이 열린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김윤경

지난 10월 25일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2019 서울갈등포럼’이 열렸다. ‘갈등관리, 새로운 대안’을 주제로 한 이 포럼은 서울시와 시민, 공무원 등이 모여 갈등관리에 대한 길을 모색했다. 총 9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프로그램 중 가장 궁금했던 ‘세대갈등의 벽을 넘어서: 밀레니얼과 꼰대’ 시간에 참여해보았다.

로비에는 갈등에 대한 내용들이 게시되었다 ©김윤경

로비에는 갈등에 대한 내용들이 게시되었다 ©김윤경

우선 개념을 알아보자.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며, 꼰대는 자기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낡은 사고방식을 강요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설교를 늘어놓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꼰대는 자기 방식을 강요할 수 있는 기성세대로 인식하고 있다.

약 세 시간 가량 진행된 프로그램은 7개 조로 나눠 앉아 발표자의 발표를 듣고 각 대표자들의 토론과 시민 질문 순으로 이어졌다. “부모 이기는 자식 없다는 말처럼 기성세대가 사회적으로도 양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발표자인 이재경 연구원(한신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은 세대갈등의 양상, 원인, 대안모색에 대해 문화갈등에서 점점 정치, 경제로 확장되며 갈수록 대립되는 단어들이 강력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들에 대한 현실에 주목하기보다는 불공정을 외칠 때만 주목한다며, 기성세대의 양보를 주장했다.

강연자들의 의견에 집중하고 있는 시민들

발표자들의 의견에 집중하고 있는 시민들 ⓒ김윤경

토론에서 정준영 연구원(불평등과 시민성 연구소)은 “어떤 모임이나 행사에서 청년의 자리에 가면 기대되는 역할이 있다”는 경험으로 시작해 “청년정책이 청년으로 규정 짓지 않고 시민으로 참여하고 바라보는 것이 대화를 위한 출발점이자 시민의 자리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한 “세대갈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동등한 사민의 조건에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세대를 이야기하며 토론 중인 모습 ©김윤경

각 세대를 이야기하며 토론 중인 모습 ©김윤경 

이어 고현종 사무처장(노년 유니온)은 “청년과 어르신 각각 30여 명에게 꼰대체크리스트 실험을 했는데, 결과는 개인에 따라 달랐다”고 말했다. 청년에게서 꼰대 경향이 많이 나온 경우도 적잖았고 어르신에게서 적은 경우도 있어,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어떻게 지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청년주거문제에 200만원을 기부했고, 청년들이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못질 등을 해주며 공감대를 쌓았다”며 “세대에서 가치관 차이가 꼭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을 수용하는 차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상규 이사(한국갈등해결센터)는 “오늘 입장들을 보며 적극적인 연구와 현장에 뛰어든 기회가 된 것 같다” 며 “갈등은 비와 같아 안 오게 할 수 없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풀어가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절차적인 공정성이 해결되면 결과적 공정성이 무너져도 갈등이 해결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고 토론을 마무리했다.

시민들의 질문도 주어졌다. 동작구에서 온 시민은 “생각보다 토론이 어려운 듯했다. 갱년기 엄마와 사춘기 아들의 경우처럼 일반적인 세대갈등의 해결방안을 쉽게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자, 김상규 이사는 “협상이론의 첫 원칙이 사람과 감정을 분리할 때 해결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사자 간의 오랜 신뢰관계형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강동구에서 온 시민들이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다 ©김윤경

강동구에서 온 시민들이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다 ©김윤경 

시간이 넘어 테이블 내 시민들의 토론 시간은 이후로 남겨졌다. 기자가 속한 3조에는 강동구 주민 자율조정가 양성과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함께 했으며 계속 남아 토론을 벌였다. 강동구에서 온 강선익 씨는 갈등은 환경이 바뀌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누가 적절하게 잘 대처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같이 온 최경희 씨는 “예전에는 세대갈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 사회 제도나 개인 간 서로 합의하려는 노력의 자세로 다가가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도시 특성상 구성원이 다양해 그에 따른 갈등도 많다. 이에 시는 2012년부터 전국 최초로 갈등 전담부서를 신설, 현장맞춤형 갈등조정을 실시하고자 갈등예방 및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였고, 갈등관리 전문기관들과 조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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