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도 즐거움도 비축하세요~ '문화비축기지' 나들이

시민기자 염승화

발행일 2019.10.31. 14:45

수정일 2019.10.31. 16:34

조회 2,171

지난 2017년 9월 1일, 서울시에 생소한 이름의 문화 공간이 등장했다.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시설이다. 마포구 증산로 매봉산 아래 약 14만㎡(약 4만2,000 평)에 달하는 널찍한 자리에 ‘문화비축기지’가 생긴 것이다.

전시, 공연, 시장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옛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새롭게 조성하면서 석유 대신 '문화'라는 이름을 붙여 문화비축기지라고 명명했다.

방대한 양의 석유를 비축하던 탱크. 높이가 15m에 이른다.

방대한 석유를 비축하던 탱크. 높이가 15m에 이른다 ⓒ염승화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방대한 양의 석유를 보관해 온 기름 창고 시설이었다. 1978년 이래로 거대한 탱크들이 비밀리에 석유를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되어 온 것이다. 높이가 15m에 달하고 지름이 최소 15m~38m에 이르는 그 탱크들은 당시 서울시가 한 달 정도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약6,900만 리터)을 보관했다고 한다. 베일에 쌓여있던 석유비축기지가 세상 밖으로 이름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3년. 그해 국민 공모를 통해서 마침내 문화공간으로 그 쓰임새가 결정된 것이다.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수시로 크고 작은 각종 문화행사가 열린다.미래마을상상전 모습 중 하나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수시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미래마을상상전 모습 ⓒ염승화

문화비축기지의 가장 큰 특징은 한마디로 기존 시설을 재활용한 점이다. 정수장 시설을 다시 써서 만든 선유도공원이나 서서울호수공원처럼 서울시가 근래 조성한 재생공원의 대표 사례다. 문화비축기지는 석유를 비축하던 거대한 탱크들을 개조하거나 활용해 만든 공간과 문화마당 등으로 구성되었다. T0부터 T6까지 각 공간 이름 앞에는 탱크를 뜻하는 T를 붙여 놓았다. 공연장, 전시장, 회의실, 강연장 등 모두 여러 문화 시설들로 활용된다. 이달에 그곳에서 벌어진 큰 행사만 해도 '미래마을 상상전 2019', '2019 생태문화축제' 등이 있다. 11월 9일까지 진행되는 공원생태탐방 ‘사부작사부작 공원을 걸어보자’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상설 운영되고 있다.

걷기 좋은 문화비축기지 뒷산 둘레길

걷기 좋은 문화비축기지 뒷산 둘레길 ⓒ염승화

곳곳에 마련해 놓은 녹지와 공원을 감싸고 있는 매봉산 자락길(1.1km)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과 운치 또한 매우 뛰어나다. 산책은 기본이고 공원 전경과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마포구 도심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다.

지난 9월로 개장 2년째를 맞은 문화비축기지는 가을철 문화의 계절을 맞아 인근에 있는 월드컵공원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단순한 행사 장소로서 뿐만 아니라 가을 분위기와 낭만 비축을 위한 나들이 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석유비축 탱크를 개조해 만든 문화비축기지 시설 중 하나인 T5이야기관 전경

석유비축시설을 개조해 만든 문화비축기지 중 하나인 T5 이야기관 ⓒ염승화

문화비축기지 정문을 들어서니 기다란 입구 연변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그곳에서는 각종 수공예품 전시 및 판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T0(문화마당)를 지나 탱크들이 위치해 있는 산기슭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측으로 제일 먼저 T5(이야기관)가 나타난다. 그곳은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기까지의 역사를 담은 전시공간이다. 그곳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차례로 자리하고 있는 T4(복합문화공간), T3(탱크원형), T2(공연장), T1(파빌리온), T6(커뮤니티센터) 등으로 동선을 잡고 따라가 보았다.

탱크 내부를 그대로 살린 T4 공간

탱크 내부를 그대로 살린 T4 공간 ⓒ염승화

기존 석유비축 탱크 원형 그대로 보존중인 T3.서울미래유산에 등재돼 있다.

기존 석유비축 탱크 원형 그대로 보존 중인 T3.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돼 있다 ⓒ염승화

그 중에서도 특히 탱크 내부를 기존 시설 그대로 살린 T4와 탱크 원래 모습 그대로 유지, 설치해 놓은 T3가 인상 깊이 남는다.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한  T3나 공연 시설로 쓰이는 T2의 거칠고 투박스러운 겉모습은 고풍스럽고 고즈넉한 기운마저 풀풀 풍긴다. 마치 서양 고대 건축물과 같은 느낌을 발산한다. T5 탱크 아래에 서니 그 웅장한 기세에 절로 압도된다.

T6커뮤니티 센터 옥상마루에서 바라보는 푸른 하늘.

T6 커뮤니티 센터 옥상마루에서 바라본 푸른 하늘 ⓒ염승화

T6커뮤니티센터에는 생태도서관,카페 등 시민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T6 커뮤니티 센터 안에는 생태도서관, 카페 등 시민편의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염승화

T6 커뮤니티 센터는 기존 탱크를 해체할 때 나오는 철재를 활용해 새로 만든 공간이다. 그 안에는 강의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생태도서관 등이 있다.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옥상마루에서는 더욱 짙어 보이는 푸른 하늘을 실감할 수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10분 이내로 연결되므로 이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또한 같은 지역에 대로를 사이에 두고 월드컵공원 난지천공원이나 월드컵 주경기장이 마주하고 있어 두루두루 구경하는 나들이 코스를 계획해도 좋개성 있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에서 늦가을 낭만과 문화를 비축해 가면 좋을 듯 싶다.


●문화비축기지 관람 안내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 3번 출구 > 약 500m(도보 약 8~10분) 문화비축기지 입구

◎운영 : T0 문화마당 등 실외 공간 24시간 연중무휴 / T1~T6 전시관 등 실내 공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성산동 661)

◎문의 : 02) 376-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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