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정취 가득한 성북동으로 가을 도보 여행 떠나보자!

시민기자 최복은

Visit125 Date2019.10.29 09:49

서울에서 꼭 한번 가볼만한 곳, 성북동으로 가을 도보여행을 떠났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에서 하차 후 성북동관광코스를 함께 투어할 이들과 만나 마을버스 2번을 타고 길상사에서 내렸다. 서울에서 자랐는데 이번 코스는 처음이다. 서울에서 이런 고즈적함과 역사의 현장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성북동 길상사 입구 ⓒ최복은

서울 성북동 길상사 입구 ⓒ최복은

평일 오후 시간인데 길상사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가을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 서울 도심 한가운데 고층건물 아니 흔하디 흔한 아파트 하나 보이지 않는 이곳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길상사는 본래 소문난 요정이었던 대원각에서 시작했다 ⓒ최복은

길상사는 본래 소문난 요정이었던 대원각에서 시작했다 ⓒ최복은

길상사는 한 시대의 이름난 요정이었던 대원각에서 시작되었다. 이 곳의 주인이였던 김영한(법명 길생화)의 생애와 그녀의 첫 사랑 백상시인의 스토리, 또한 무소유를 몸소 실천한 법정스님의 유골이 있는 진영각까지 길상사에는 참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이태준 가옥 ⓒ최복은

이태준 가옥 ⓒ최복은

길상사를 나와서 성북동 골목을 걸으니 어느새 도착한 곳은 ‘수연산방’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이태준 가옥이다. 작가 이태준은 이 곳에서 <달밤> <돌다리> <코스모스 피는 정원> <황진이> <왕자호동> 등 많은 문학작품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속문화재 제 11호로 지정된 이곳은 현재 외종 손녀가 전통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옥이 주는 편안함과 멋을 즐기면서 도란 도란 얘기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마당에 자리한 아름드리 나무는 현재 수령이 72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성북동 심우장 ⓒ최복은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성북동 심우장 ⓒ최복은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였던 만해 한용운의 동상을 보고 계단을 따라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면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이다. 북정마을에서 특별하게 북향을 바라보고 있는 자그만한 한옥집 심우장은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불교의 열가지 수행 단계 중 하나로써 ‘자기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심우’에서 명칭이 유래되었다. 한옥으로는 드물게 북향을 바라보고 있는 심우장은 남향이 조선 총독부 건물과 마주하기 싫은 한용운의 삶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빨간 우체통 안에 담긴 스탬프. 심우장은 스탬프 투어 장소 중 한 곳이다 ⓒ최복은

심우장은 학생들의 체험학습 장소로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을 기억하고 그의 삶을 조명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빨간 우체통 안에 스탬프가 있다. 그가 남긴 시, ‘님의 침묵’을 기억하면서 스템프를 찍어본다.

1975년에 출시된 포니 자동차를 그린 벽화가 정겹다 ⓒ최복은

심우장을 나와 성북동 거리를 걷는데, 눈에 들어온 벽화 그림이 하나 있었다. 포니 1975라고 적힌 벽화에는 1975년도에 현대자동차에서 출시된 포니 자동차가 그려져 있다. 복고적인 느낌이 물씬한 이곳에서 사진 찍는 이들이 꽤 많았다. 

이종석 별장 ⓒ최복은

이종석 별장 ⓒ최복은

1900년대에 지어진 이종석 별장이다. 이종석(1875~1952)은 조선시대에 새우젓 장사로 갑부가 된 인물이다. 잘 다듬어진 장대석기단과 누마루 아래 다듬어 만든 장주초석을 보며 이 집을 지었 때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집은 별장 구조로 되어 있으며 한 채만으로 본다면 마치 부자집의 사랑채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서울 시내에 이런 별장을 짓고 살았다니 담 사이로 보이는 정경이 사계절 내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이 집은 현재 덕수교회 소유로 되어 있다.

1930년대 초에 지어진 근대식 한옥, 최순우 옛집 ⓒ최복

이종석 별장에서 조금 밑으로 걸어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니 최순우 옛집이 보인다. 1930년대 초에 지어진 근대식 한옥으로 정원을 감싸고 있는 듯한 건물이 주는 신비감이 있다. 이 곳은 2002년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보존된 시민문화유산 1호다. 예술가들의 작품도 전시되고, 여러가지 문화 행사도 함께 즐길 수 있다니 일상 속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좋다.

뒷마당에는 혜곡 최순우 선생이 지은 책을 바구니에 담아 놓아 방문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최복은

뒷 마당에 가니 혜곡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를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책이 보인다. 가을 바람을 느끼면서 책 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다. 국립중앙 박물관 제4대 관장이자 미술사 학자였던 그는 우리 것에 대한 깊은 애정과 뛰어난 안목으로 문화유산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기록하는데 평생을 바쳤다.

한양도성 성곽 ⓒ최복은

최순우 옛집을 나와 3분 거리에 위치한 한양도성 성곽길이 오늘의 마지막 코스다. 총 4km의 거리를 2시간 남짓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동행하니 시간이 정말 빨리 단다. 성북동 코스는 저마다의 사연과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이라 다시금 방문하려고 한다. 서울이 주는 트렌디함에서 벗어나 고즈넉함과 옛 정취를 한껏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었다. 가을 여행지로 성북동 도보관광코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서울도보관광 

홈페이지 : korean.visitseoul.net/walking-tour
문의 : 02-3788-8113(월~금, 오전 9시~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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