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구조화 하면 교통체계 변화는?

시민기자 한우진

Visit1,110 Date2019.10.29 15:01

광화문광장
SNS사진공모전 수상작, 광화문광장의 반영 ©임광엽 (출처 : 광화문광장 홈페이지)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49)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따른 교통변화 전망

현재 서울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의 남쪽으로는 거대한 공간이 있다. 현재 세종대로로 불리는 그 길이다.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관청이 몰려있는 행정과 정치의 중심지였다. 또한 여러 국가 행사가 열리던 상징 공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공간은 역사성을 잃고 훼손되어 왔다. 유물과 유적들이 사라지고 그저 시내에 있는 큰 길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에 따라 우선 1차적인 복원을 위해 지난 2009년에 도로 중앙부에 공간을 만들었고 이것이 바로 현재의 광화문광장이다.

광화문광장은 그동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관광객들의 관광지로, 민주주의의 실현 공간으로 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광화문광장은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당시 복원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광화문 바로 앞 월대와 해태상 복원 누락, 중앙분리대형 구조로 인한 보행 불편, 편의시설 부족과 안전 문제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개선) 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특히 시행착오를 줄이고 공론화를 위해 시민들의 참여를 늘리고 있는 게 주목된다. 본 재구조화 사업은 역사, 도시계획, 도시설계, 건축, 조경, 문화 등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교통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알아보도록 하자.

 광화문 월대
광화문 월대. 월대는 궁궐의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단상으로 임금과 백성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출처 : 조선고적도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중 교통 분야 문제의 시초는 바로 월대(月臺)의 복원이었다. 월대란 궁궐의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네모난 단상을 말한다. 지면과 건물을 연결하는 중간 공간으로서, 임금과 백성이 만나는 접점이자 공식적인 행사의 공간이기도 했다.

광화문 바로 남쪽에도 월대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현재 사직로-율곡로가 동서로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전체 복원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월대의 길이는 남북으로 52m에 이르는데 현재는 10m만 복원되어 있다. 나머지 구간은 도로에 색칠만 해둔 상태다.

역사학자들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서 월대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교통전문가들이 대책을 내놓았다. 일단 월대 설치 공간은 도로에서 광장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광화문 남쪽에 T자형 지하차도 설치를 고려하였으나 토목 여건이 좋지 않고 비용 문제가 컸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광화문 남쪽을 지나가는 우회도로다. 즉 현행 사직로-율곡로 동서 직선 길을, 사직로-새문안로5길-사직로8길-종로1길-율곡로로 지나가는 U자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아울러 세종대로 지하를 동서로 지나는 중앙지하차도는 없앤다.

이 도로는 평면이므로, 북쪽의 광장과 남쪽의 광장이 분리된다. 북쪽은 역사광장, 남쪽은 시민광장으로 불리게 된다.

광화문광장 주변 교통 체계 계획도(☞ 이미지 클릭 크게보기)
광화문광장 교통체계 계획도(본 계획은 변경될 수 있음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 

한편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광역버스의 이용이다. 광화문 주변은 도심지로서 많은 자동차가 지나가고 서울버스도 운행하지만, 광역버스의 회차점으로 그 위상이 높다.

오히려 서울시민들은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다양해 꼭 광화문으로 갈 필요가 없지만, 경기도 위성도시 주민들은 광역버스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버스 종점으로서 광화문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현재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들은 대부분 서울 도심으로 한 번에 가는 광역버스 노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공통적인 종점이 바로 광화문 앞이다. 따라서 광화문광장의 변화는 교통 측면에서 수도권 주민 전체의 관심사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로상으로는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지금 광화문의 광역버스 정류장은 세종문화회관 북동쪽과 세종대로 사거리 남서쪽에 있다. 이중에 세종문화회관 바로 앞 도로가 메워지고 시민광장으로 바뀌면서 미국대사관 서측 도로가 양방향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곳으로 버스정류장이 이전된다. 즉 버스정류장이 현재에서 약간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뿐이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도로 차선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지금은 차선이 워낙 많아 광역버스가 오래 정차를 하고 있어도 교통소통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차선이 줄어들수록 정차하고 있는 버스와 통과하려는 자동차간에 간섭이 심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환승센터다. 환승센터란 시내버스를 위한 버스터미널을 말한다. 환승센터에는 노상(路上)과 노외(路外)가 있는데, 서울역에 설치된 형태가 노상, 잠실역에 설치된 형태가 노외다. 노상 환승센터는 사실상 길가에 있던 버스정류장을 가지런히 정리해 둔 수준이라 의미가 적으며, 제대로 된 환승센터라면 노외가 되어야 한다.

다만 도심지에서는 버스터미널 같은 공간을 따로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잠실역 같은 곳은 지하공간을 이용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로 지어질 광화문광장에도 광역버스들이 도착하여 승객을 안전하고 차분하게 내리고 태울 수 있는 지하 환승센터가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 광화문광장 주변에 대형 건물이 신축될 경우, 1층을 필로티로 만들어 환승센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도(본 노선은 변경될 수 있음) ©서울시

마지막으로 광화문광장 주변의 철도 연결이 주목된다.

도심이 발전하려면 도심에 자동차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 자동차는 에너지와 공간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며,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따라서 도심으로 향하는 통행량은 친환경 녹색교통수단인 철도로 유도하고, 지상은 차도를 줄이고 보행을 편리하게 하여 유동인구를 늘려야 도심이 재생되고 활성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주목하는 것은 도심을 관통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선이다. 크게 보면 현재의 서울지하철 3호선과 유사하게 지나가는 노선인데, 서울시내의 역이 연신내-서울역-삼성-수서로 극단적으로 적어서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현재 GTX-A선은 도심에 서울역만 신설될 예정이지만, 서울시는 광화문에도 역 신설을 타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세종대로 사거리와 시청역 사이 공간, 즉 청계광장 서측에 짓는 것이다. 그러면 북쪽 환승통로로는 5호선과 연결되고, 남쪽 환승통로로는 1,2호선과 연결된다. 결과적으로는 기존 광화문역과 시청역도 이름은 다르지만 환승역이 된다.

이 같은 방식은 남북으로 분리된 9-7호선 고속터미널역을 3호선 역을 통해 세로로 연결하는 것이나, 동서로 분리된 1호선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을 신분당선 역을 통해 가로로 연결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환승역은 아니지만 7호선 청담역이 사거리 중간에 위치하여 양쪽 사거리에 모두 출구가 설치된 것과도 유사하다.

광화문역 설치는 GTX 경쟁력의 핵심인 표정속도를 낮추어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반대로 승객이 많은 광화문에 역이 신설되어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서울시는 일단 타당성조사를 먼저 해보자는 입장이다.

현재 서울지하철 3호선은 강남-강북을 연결할 때 우회가 심한데, 새로 짓는 신분당선마저도 용산으로 우회하는 상황이다. 서울 도심으로서의 광화문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급행철도인 신분당선이 광화문으로 바로 가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차세대 급행철도인 GTX-A선의 광화문역 신설은, 우회로 점철되어 온 강남북 철도연결을 바로 잡을 서울시의 마지막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광화문광장당선작_시간의정원전경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_시간의 정원 전경(가을) (출처 : 광화문광장 홈페이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기본적으로 문화재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뿐만 아니라 정부의 문화재청도 상당 비용을 분담한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교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불필요한 자동차의 도심 통과를 억제하고, 도심행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돌려 교통 소통 개선을 꾀한다. 특히 광장의 재구성과 지하 공간의 연결을 통해 단거리 교통인 보행을 활성화시키고, 지하철과 GTX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장거리 교통을 철도로 유도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특히 광화문 주변 서울 도심지는 현재 정부의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를 통해 도로 재편, 5등급 이하 오염물질 배출 차량 통행금지,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버스정보단말기 설치, 횡단보도 확대, 교통안전시설 확충 등 다양한 대중교통 및 보행 우대 사업이 다각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광화문광장 추진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집하고 있다. 시민들의 다양하고 많은 의견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특히 대중교통 분야에 대한 많은 의견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자동차 소유자나 토지 소유자에 비해 목소리가 작아 공공정책에서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소위 ‘사회지도층’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니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개선을 할 생각도 않는다. 모든 지방정부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말하지만 기대만큼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는 이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결국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단순한 광장 확장이 아니라, 서울시 교통의 개선과 진정한 녹색교통의 실현을 통해 살기 좋은 서울시로 향하는 중요한 첫 발걸음인 것이다.

○광화문광장 시민 의견 제안 : 민주주의 서울
○광화문광장 홈페이지 : gwanghwamun.seoul.go.kr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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