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시민 토론회를 가다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9.10.21. 17:52

수정일 2020.11.19. 10:51

조회 1,419

‘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 관련 1차 토론회가 지난 10월 18일(금) 오후 15시 30분부터 18시 45분까지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23층)에서 열렸다.
건축전문가, 시민단체, 관광 및 도시연구가, 일빈시민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
고 컨벤션홀은 토론과 경청 그리고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찬성과 반대 구분없이 보다 넓은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왜 필요한가?' 광장재구조화에 관심있는 사람은 원탁토론자로 누구나 참석할 수 있었고 의견개진 기회도 주어진 테이블 미팅이었다.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토론회장 입구의 입식 홍보판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토론회장 입구의 입식 홍보판 ⓒ조시승

모두발언에서 광화문 시민위원회 김원 위원장은 "광화문광장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자동차 걱정없이 여유롭게 산책하고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광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사말에서 "서울시민의 의견을 보다 폭넓게 수렴해
 서울의 중심 광화문광장이 일상과 역사가 사람과 함께 살아 숨쉬는 대한민국의 광장으로 태어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전문가, 시민단체, 일반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간의 추진경위는 광화문광장사업반 임창수 반장이 현 광화문광장의 문제점 및 사업 추진배경과 재구조화 추진경위와 함께 주요쟁점을 영상화면으로 보고했다.

시작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광화문광장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시작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광화문광장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조시승

조선시대로부터 광화문 앞은 주요 관청이 자리한 정치·행정의 중심이었고 임금과 백성이 만나는 국가중심공간이었다. 다양한 의례와 행사가 이루어지는 보행중심공간이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조선총독부가 건축되면서 경복궁 정문 광화문이 이전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해방 이후 차량 중심의 도시구조로 변화되었다. 1990년 이후 중앙청(조선총독부)
건물철거를 시작으로 국가중심공간에 걸맞는 광장조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차로를 축소(16차선→10차선)하고 2009년 광화문광장을 개장했다.

현재 민주주의의 핵심공간, 행사 및 놀이공간의 사람중심공간으로 태어났으나 시대적 여건이 변하고 광장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광장재구조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광화문포럼 등 시민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 1917년 6월 광장조성방향과 원칙을 마련했고 1918년 8월 광장개선의 기본계획에 의한 설계공모 및 기본설계까지 마쳤다.

일반시민도 취재기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3시간 동안 거의 이석이 없었다

일반시민도 취재기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3시간 동안 거의 이석이 없었다 ⓒ조시승

그러나 '10년도 안 된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가 왜 필요한가?'라는 근본적 문제제기와 함께 큰 그림없이 광장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의견과 GTX-A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로 인한 GTX 사업본질의 훼손 등 반론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었다.
이에 박원순시장은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 기본계획의 재검토를 비롯해 소통과정의 의견을 담아 광화문 일대의 미래비젼을 마련하는 계획에 착수할 것을 지시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본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 사회는 좌장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첫번째 토론자인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GTX-A 복합역사의 공구별 진행현황 등을 검토 후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GTX-A광화문 역사에는 더 많은 비용이 전가될 것이고 교통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녹색교통진흥구역계획을 발표했는데 차선을 일부 줄였을 뿐이지 통행차량에 대한 검토가 미비하지 않았는가? 전면보행화는 광화문뿐 아니라 종로통 세운상가까지 교통량을 고려하여 검토하자. 광화문의 역사복원문제에 대하여도 광화문광장은 21세기 현재의 광장이자 미래의 세대도 누려야 할 공간이다. 과거의 역사성뿐 아니라 미래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가치를 담는 문제에 대하여도 고민해 보자"고 주문했다.

두번째 토론자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은 "광화문광장을 건들지 말고 그대로 놔두어라. 장기적으로 청와대 이전 문제와 결부되고 국민의 공간이며 더 많은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고 꼭 박원순시장의 임기 내에 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가 전반적인 구조 변경으로만 해결될 문제인지 운영시스템을 바꾸면 해결될 문제는 아닌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시위나 행사가 문제되는 것은 시 행정이 문제이지 물리적 구조 변경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횡단보도 증설 문제, 속도제한, 버스전용차선을 적용하면 보행노선을 확보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주변부 공유도로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고 지하공간보다는 지상공간에 우선 집중하자"고 역설했다.

세번째 청주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김찬석 교수는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놀고 즐기고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 즉 공원 같은 광장이 될 것을 주문하였다. 청소년들도 넓은 곳에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을 바라며 국가중심공간보다는 나와 우리에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생명력있는 소음과 분진으로 부터 해방될 수 있는 광장이 되기를 주문했다.

박원순 시장이 인사말을 하며 찬성과 반대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임을 알렸다

박원순 시장이 인사말을 하며 찬성과 반대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임을 알렸다 ⓒ조시승

경실련 남은경 도시개혁연구센터장은 새 광화문광장안 개념에 대한 재검토 즉 재구조화가 맞는지, 보완인지, 확대인지 기능의 회복인지에 대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발전적으로 추진되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주변부 피해 해결과 대책 그리고 부적절한 부동산 투기문제 해결을 제도적으로 공정하게 만드는 룰을 주문했다. 또한 큰 그림에서 작은 그림까지 추구하는 모든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립할 것을 역설했다.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현재도 시민만족도를 높힐 수 있는 실험적 연습이 가능하니 차량통제를 해서라도 계획안의 수정과 보완을 주문했다. 그간의 사업추진에 대한 기술적 전문적 용역 검토에 대해 실명제로 명의를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정보공개는 투명성 제고와 신뢰확보차원에서 필요하다. 더욱 다양한 분야(교통, 심리학, 철학, 건축, 관광, 해외교민 등)의 인사가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제고 노력도 주문했다. 문화·역사·정치의 중심지, 2,500만 인구 수도권 교통혁신문제에서 접근해 볼 것도 피력했다. 재구조화의 용어를 사용하면 논의를 덜하게 된다. 행정의 용어도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여 소통할 수 있는 밝은 사회적 용어로 바꿀 것을 주문하였다.

10명의 토론자들

10명의 토론자들 ⓒ조시승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본부장은 광장으로서의 기능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과교통량을 축소하고 보행성에 중점을 둘 것을 요구했다. "남북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동서교통만으로는 안되는가? 비우는데 집중하고 만들어지기도 전에 채우는 것은 최소화 했으면 한다. 현재 광장도 큰데 새조성안을 보면 더 커진다. 광장의 역사공원화가 바람직하다. 큰 광장을 광화문앞과 나머지를 옆으로 둘로 나누어 광장을 세곳 (광화문앞, 이외 나머지공간은 둘로 세종문화회관, 교보문고 나누는 안)으로 하자. 그럴 경우 보행성과 교통성을 살릴 수 있다. 이벤트 광장은 그중 하나만 하고 나머지는 본래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놓치면 안될 것을 주문했다. 경복궁과 세종로 대학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중심 공간이 어떤 역사를 품고 있으면서 현재의 도시공간과 건축이 어떻게 들어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피력했다. 일제 강점기의 부끄러운 역사가 광화문과 시청사이 광장공간에 압축적으로 묻어있다. 역사성회복이 중요하다. 옳바른 역사의식을 갖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로 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시민사회와 함께 공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나 경청자나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에 임했다

발표자나 경청자나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에 임했다 ⓒ조지승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장은 "광장의 개념에 대한 논의자체가 광장의 시작이며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 좋은 광장, 우리에게 필요한 광장이 된다면 명성과 접근성이 뒤따를 것이다. 민주주의와 문화의 상징인 프랑스 파리 광장도 조르주 오스만남작의 조성 당시는 비민주적 절차와 시위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존 건물을 다 밀어내고 만든 광장이다. 현재도 과거 그 모습 그대로의 파리 광장이다. 후세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사용하느냐가 광장을 유명하게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이다. 물리적 도시형상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다수의 시민들이 광장을 주인으로 생각하고 그 안에 공감하는 광장이 되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혜와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의 요점을 메모하고 있는 시민들

토론자들의 요점을 메모하고 있는 시민들 ⓒ조시승

마지막으로 발표한 교통전문가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모든 구조와 정책성패의 귀결은 교통문제다. 아무리 멋지게 꾸며도 교통대란이 나면 다 허사며 수포다. 일방통행 등 교통계획변경으로 생활교통의 흐름과 통과교통의 흐름을 분리해 나가면 교통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다. 차선축소(10차선을 6차선으로)에 대해 교통수요예측을 정확히 해 대비하자. 광화문 대중교통시대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GTX-A 광화문역과 신분당선 광화문역 신설이 제기된다. 서울역이 있는데 광화문역이 왜 필요한가? 도심지의 역사거리는 가깝다. 뿐만 아니라 5호선이 지나는 광화문역과 3호선이 지나는 경복궁역을 지하로 연결하고 1,2호선 시청역과 연결된다면 매머드 복합환승역이 될 것이다. 광역버스도 복합환승터미널로 활용할 수 있다. 지역의 주거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교통에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시민의 질의가 이어졌다

일반시민의 질의가 이어졌다 ⓒ조시승

이어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발표했다. 김민섭(76세) 씨는 목적 있는 광장을 만들 것과 예산낭비가 안될 것을 주문하며 "정치적 행사는 다른 곳에서 하기를 원한다. 과거의 역사보다는 미래를 담는 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윤성희 씨는 여기서 토의된 모든 의견들이 잘 수렴되어 좋은 안으로 발현되기를 바란다며 "주변에 궁궐이 있고 주요 행정기관이 있다. 100년 앞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광장계획을 수립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잠실에서 왔다는 배상인씨는 도시경관회복을 고려해 도시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토론회를 시작한지 3시간이 넘어 끝날 때까지 경청한 박원순 시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많이 소통했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쉽게 끝낼 문제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안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의 제기된 모든 시민들의 안을 다 수렴하겠다. 위대한 도시는 위대한 시민들이 만들어 간다.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토론회를 만들어 가자"고 화답해 참여한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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