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멈칫! 양재천 '핑크뮬리' 군락지

시민기자 김용빈

발행일 2019.10.17. 15:46

수정일 2019.10.17. 17:10

조회 1,662

양재천 핑크뮬리 군락지 ⓒ김용빈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핑크뮬리! 경주를 비롯해 유명 핑크뮬리 군락지가 전국적으로 여러 곳 있다. 서울에서는 하늘공원이 특히 유명하다. 하지만 집에서 가까운 장소를 더욱 좋아하는 까닭에 걸어서 30분 남짓 거리에 있는 핑크뮬리 군락지를 다녀왔다. 바로, 양재천 산책로에 있는 핑크뮬리 군락지다. 물론, 유명 군락지와 비교한다면 소규모이지만, 핑크뮬리 특유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확한 위치는 타워팰리스 인근 양재천 도보교가 있는 곳으로, ‘남부적십자혈액원’ 건물 맞은 편에 있다.


양재천 산책로에서 만난 유홍초 ⓒ김용빈


핑크뮬리를 보기 위해 오랜만에 나선 양재천. 어느덧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뀐 까닭에 새로운 풍경의 연속이었다. 산책길을 걷는 동안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붉은색 유홍초였다. 절정을 맞은 듯 초록 잎을 배경으로 점점이 핀 주황색 앙증맞은 꽃들이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만든다.

 

양재천 갈대꽃이 가을을 알린다 ⓒ김용빈


양재천에 광범위하게 분포한 갈대도 절정을 준비하고 있는 듯했는데 특히,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 갈대꽃을 보니, 오선지 같기도 하고, 고대 그리스 악기인 리라(lyra)의 현을 닮은 것도 같기도 해 음악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목신인 판(Pan)이 갈대를 꺾어 피리를 불었다고 한다.

  

핑크뮬리로 분홍빛으로 물든 양재천 ⓒ김용빈

핑크뮬리에 포위되어 계절을 즐기고 있는 시민 ⓒ김용빈

가을 분위기를 더하는 수크령 군락 ⓒ김용빈


도보교 앞에 이르니 거짓말처럼 핑크색과 보라색이 섞인 듯한 핑크뮬리의 물결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나하나 보면 미미한 풀이 한데 모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핑크뮬리의 특색이다. 면적은 그리 넓지 않지만, 한가운데에 서니 완전 핑크빛에 포위되는 듯하다. 양재천 건너편에서도 가을꽃을 닮은 사람들이 계절을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핑크뮬리 군락지 옆 수크령 군락 또한 가을의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었다.

 

양재천 벌개미취 ⓒ김용빈

양재천 생태학습장에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는 벼와 허수아비 ⓒ김용빈


다시 양재천 산책로로 돌아오는 길. 잊고 있었던 가을꽃의 귀족, 벌개미취가 만개한 모습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산책을 마무리할 무렵, 요란한 깡통 부딪히는 소리 덕에 멋진 장면을 또 하나 만날 수 있었다. 황금빛 알곡이 영글고 있는 생태학습장 풍경으로, 미소 띤 허수아비도 그렇고 연신 깡통을 흔드는 어린이의 즐거운 얼굴을 보니 오랜만에 즐거운 산책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의 산책은 ‘벼과 식물’이 주인공이다. 핑크뮬리도, 억새도, 수크령도 모두 벼과 식물이니 말이다. 양재천에 가깝게 사는 시민들이나 모처럼 양재천 나들이를 오고 싶은 시민들이라면 이 가을이 다 가기전, 서둘러 핑크뮬리 군락지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홍빛 물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가득 사랑이 가득 차오르는 듯 셀레고 평온해지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양재천 핑크뮬리 군락지 위치 :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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