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쓰는 일회용 컵, '공유 텀블러' 써 볼까?

시민기자 김윤수

발행일 2019.10.16. 13:54

수정일 2019.10.16. 14:08

조회 6,978

텀블러 공유 서비스 텀블링 ©김윤수

텀블러 공유 서비스, 텀블링 ⓒ김윤수

우리나라 일회용 컵 사용은 2017년 기준 연간 260억개, 하루 7천만개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의하면 소비자의 79%가 과다한 일회용 컵 사용과 그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 일회용 컵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고, 다회용 컵(텀블러)을 사용하는 건 귀찮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의 70% 이상은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고 했다.

2018년 규제가 시작된 이후 일회용 컵 사용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카페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자본과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영세한 개인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가 만만치 않다. 단속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나 카페의 입장에서 규제를 따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회용 컵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카페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과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비자와 카페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 보다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회용 컵(텀블러)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텀블러를 빌려 드립니다. 텀블러 공유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김윤수

텀블러를 빌려주는 텀블러 공유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김윤수

최근 개인 카페에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촉진하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 카페 간 텀블러를 공유하는 서비스인 텀블링(Tumbling.co.kr)은 쉽고 편한 방식으로 텀블러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 컵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텀블링과 제휴한 개인 카페에서 고객은 QR 코드 스캔 한번으로 이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 텀블링은 위생적으로 세척, 관리된 텀블러를 카페에 공급하고 카페가 이를 비치하면 고객은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세척할 필요없이 텀블러를 빌려 쓸 수 있다. 소비자는 친환경 소비를 실천할 수 있고, 개인 카페는 정부의 규제에 대응하면서 일회용 컵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텀블러 앱을 설치 후 QR 코드를 스캔하면 텀블러를 대여할 수 있다. ©김윤수

텀블러 앱을 설치 후 QR 코드를 스캔하면 텀블러를 대여받을 수 있다 ⓒ김윤수

2019년 9월 현재 텀블링은 마포구 성산동, 서교동, 망원동의 8개 카페에서 베타테스트 중이다. 일회용 컵을 줄여보자는 카페 사장님들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주변 카페들로 확산되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서교동 카페 <커피 문희>를 방문하여 텀블링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커피 문희>의 사장님은 텀블링 베타테스트 동참 이유에 대해 "서로가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장님의 말처럼 텀블링을 이용하는 고객은 어느 정도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우선 텀블링 모바일 웹을 깔아야 하고,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현재는 모바일 웹으로 사용하지만, 11월에는 앱이 출시된다고 한다.

텀블러 대여 신청을 직원에게 보여주면 커피가 텀블러에 담겨 나온다. ©김윤수

텀블러 대여 신청을 직원에게 보여주면 커피가 텀블러에 담겨 나온다 ⓒ김윤수

텀블링의 무료 이용기간은 대여일로부터 4일까지다. 이 기간을 넘으면 하루 2,2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용요금은 텀블러를 반납할 때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된다. 만약 최대 11일까지 반납을 하지 않으면 15,400원이 등록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얼핏 보면 불편할 것 같지만, 모두를 위한 작은 불편함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물론 불편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제휴 카페에서 텀블링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할인 이벤트를 제공한다.

텀블러 반납도 QR 코드만 찍으면 끝. ©김윤수

텀블러 반납도 QR 코드만 찍으면 된다 ⓒ김윤수

텀블러 공유 서비스를 개발한 텀블링의 김영섭 대표는 평소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미국의 스타트업이 하고 있는 공유 텀블러 모델을 접하게 되었다. 김대표는 전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을 줄이는데 공유 텀블러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객의 불편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연구를 한 후 텀블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텀블러 공유 서비스 텀블링 ©김윤수

텀블링은 일회용 컵 사용을 줄여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좋은 모델이다 ⓒ김윤수

텀블링은 현재 망원동, 성산동, 서교동 등 홍대 주변지역에 기반을 두고 시작하고 있지만, 점차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해 많은 개인 카페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고객들이 일회용 컵 쓰는 것만큼 편리하게 공유 텀블러를 쓸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텀블링은 기존 텀블러를 공유 서비스와 연계하여 소비자의 불편함을 줄이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지구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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