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만에 세계여행, 이태원 한 바퀴

시민기자 박분

Visit886 Date2019.10.15 15:30


돔 형태의 유리지붕이 인상적인 6호선 녹사평역 ⓒ박분

서울에서 이국적인 명소를 꼽는다면 단연 이태원이 아닐까? 이태원 거리는 돔 형태의 유리지붕이 인상적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시작된다. 녹사평역은 지상 4층 꼭대기에 있는 유리 돔을 통해 햇빛이 지하 깊숙히 내려와 매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층마다 예술작품과 녹색정원을 구성해 놓은 녹사평역 ⓒ박분

그 뿐만이 아니다. 녹사평역 승강장이 있는 지하 5층까지 내려가다 보면 층층 마다 설치된 예술작품과 녹색정원을 만날 수 있다. 푸르름이 가득한 녹색정원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지하공간에서 식물이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을까!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녹사평(綠莎坪)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지난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지루한 역사 내 동선을 ‘예술이 있는 풍경’으로 바꿔주었던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또한 녹사평역만의 자랑이다.

녹사평역 3번 출구로 나오면 ‘Welcome to Korea’라고 쓴 아치형의 파란 조형물이 보인다. 이태원이 관광특구임을 알리는 조형물이다. 이 조형물 가까이에는 ‘용산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소녀상 옆, 빈 의자에 앉아 잠시 친구가 되어본다.

  
‘서울 속 외국’이란 말을 실감나게 하는 이태원 거리 풍경 ⓒ박분

외국어 간판이 즐비한 이태원 거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곳이 ‘서울 속의 외국’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과 큰 옷 가게 등 이태원만의 독특한 색깔을 가진 가게들이 즐비해 한산한 아침에 둘러봐도 지루하지 않다.


베트남 퀴논길 이정표 ⓒ박분

이태원 로데오거리로 알려진 이태원 보광로59길에는 베트남 퀴논길이 펼쳐진다. 건물 외벽 높은 곳에 붙여놓은 ‘베트남 퀴논길’이라고 쓴 안내간판도 보인다. 300여 미터에 이르는 이 거리는 용산구와 베트남 퀴논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퀴논시의 이름을 따 2016년에 조성한 테마거리이다.


베트남등이 이국적인 거리 풍광을 자아낸다 ⓒ박분

퀴논길에는 하늘 높이 걸린 베트남등이 거리를 수놓고 있었다. 등불을 밝힌 밤에 보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가게와 베트남 식료품점, 옷가게가 줄줄이 이어지는 거리에는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성을 비롯해 다양한 모습의 벽화를 만나볼 수 있다.


아라베스크 문양이 시선을 끄는 이슬람 사원 입구 ⓒ박분

이태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잘 알려진 이슬람 사원으로 향했다. 보광초등학교에서 200여 미터를 지나면 골목 양쪽으로 이슬람어 간판을 단 가게들이 밀집한 작은 골목길이 보인다.

좁다란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성들과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이슬람 마트와 이슬람 서점 등에서 낯선 물건들과 글씨를 보면서 서울 속의 이슬람 문화를 실감하다 보면 어느 순간 푸른 아치형 문 앞에 당도하게 된다. 아라베스크 문양의 푸른색 타일로 장식한 이 문은 이슬람사원 입구다. 이 문으로 들어서면 비로소 이슬람사원(서울중앙성원)과 마주할 수 있다.

  
1976년 최초로 지어진 이슬람 사원 ⓒ박분

지붕 끝 둥근 돔과 양 옆에 우뚝 선 하얀 첨탑이 보이는 이슬람 사원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국적인 외양으로 신비감마저 자아내는 이 건축물은 1976년 한국에 최초로 세워진 이슬람 사원이다. 사원의 벽면과 기둥에는 입구의 아치문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화려한 문양의 푸른 타일이 박혀 있다.

이곳은 이슬람교도들이 예배를 보는 성지이기 때문에 사원에 들어서기 전 안내문을 읽어보는 것이 좋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를 입은 여성은 이곳 주차관리실에서 준비한 긴 치마로 갈아입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슬람 사원 주변 건물 담벼락 벽화가 잠시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박분

높다란 이슬람 사원 계단에 오르면 한강 일대의 서울 풍경을 조망하기에 좋다. 사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담벼락 벽화도 눈을 즐겁게 한다. 길모퉁이를 돌때까지 벽화는 끊일 듯 말듯 기다랗게 이어진다. 벽화담장에 몸을 기댄 채 익어가는 주황빛 단감이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 내 유관순 열사 추모비 ⓒ박분

이태원에서 또 하나 결코 빠트릴 수 없는 곳이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이다.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유관순 열사는 순국 후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지만 일제가 이곳에 군용기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유해가 사라지는 아픈 역사가 있었고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세웠다. 부군당은 주민들이 제를 올리면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곳이다.

지대가 높은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옛 미군기지와 전쟁기념관이 있는 삼각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남산N타워와 그 아래 해방촌 모습 ⓒ박분

돌아오는 길목, 녹사평역 육교 위에서 바라보는 남산N타워 모습도 산뜻하다. 남산 아래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룬 해방촌의 모습도 그림처럼 다가온다. 관광특구라는 명칭에 걸맞게 다양한 종교와 인종,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곳, 이태원에서 청청한 가을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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