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자벌레의 재탄생 ‘서울생각마루’ 인기 공간은?

시민기자 박은영

Visit453 Date2019.10.14 09:49

어디든 떠나기 좋은 날들이다. 꽉 찬 일상을 사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을 테지만, 하루쯤 시간을 만들어 호흡을 정리해 보자. 서울은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색다른 공간들이 적지 않다. 그 중 한강과 연결된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의 특별한 공간을 찾았다.


뚝섬유원지역에서 서울생각마루로 향하는 입구 Ⓒ박은영
 

밖에서 보이는 모습이 자벌레와 비슷해 자벌레라 이름 붙여진 곳이다. 작은 도서관, 생태전시관 등이 자리해 있던 이곳은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모든 시민에게 열려있는 문화 공간이었다

또한, 이곳에 마련된 전시관은 개인, 단체 등 연령과 경력에 제한 없이 전시작품을 공모, 새로운 지원자에게 우선권을 주며 예술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10년 간 뚝섬의 랜드마크로 자리 했던 자벌레가 지난 5월 새롭게 태어났다. 8억 원을 들여 건물의 노후화된 시설을 정비하고, 지난 510서울생각마루란 이름으로 오픈했다.

내게는 아직까지 자벌레라는 애칭으로 더 익숙한 시민들의 문화쉼터, 서울생각마루를 방문했다.


외부에서 바라 본 서울생각마루 Ⓒ박은영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에서 서울생각마루로 향하는 동굴과도 같은 통로를 걸었다. 동그란 벌레의 내부를 걷고 있는 듯 했고, 군데군데 동그란 창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마치 우주선 안에 있는 듯 흥미로웠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안 생길 것 같죠? 생겨요, 좋은일!’ 이라 쓰인 문구들을 읽는 순간엔 마음이 달달해 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서울생각마루 1층 Ⓒ박은영

서울생각마루의 내부는 이전보다 크고 넓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자벌레를 방문했을 때와 달리 눈에 띄는 변화는 또렷했다. 갖가지 모양의 크고 작은 책상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며, 시민과 전문가 추천을 받은 책 1천 600여권도 구비돼 있었다.

3층으로 이루어진 서울생각마루의 1층과 2층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됐으며 3층은 유료로 공간을 대여해 주는 곳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1층엔 신발을 벗고 자유롭게 앉아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천만시민의 책장도 있었다.


1층 내부의 모습 Ⓒ박은영

시민들의 공유에서 시작된 천만시민의 책장에는 가볍게 읽기 편한 책들이 가득했다. 혹시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신청도 가능하다. 1층의 끝까지 걸으니 벽면을 꽃모양으로 그려 놓은 공연장이 보였다. 관광객인 듯 보이는 외국인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그곳이 특별하고 예쁜 공간임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1층에서 가장 편안한 장소는 바로 전망데크였다.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쭉 펴고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무려 좌식 소파도 갖추고 있었다. 평일임에도 남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공연장에서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 Ⓒ박은영

아울러, 커피 한잔에 2천원, 샌드위치가 35백원 하는 카페가 있다. 일단 부담이 없는 가격이었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공간인 도서관과 차이가 있다면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이들과 아이와 나들이를 나온 엄마들 역시 함께 할 수 있다는 거다. 근사한 한강 뷰를 지닌 시민 모두를 위한 문화쉼터로 거듭난 복합 문화공간이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고풍스런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 책장과 책상, 그리고 모임 공간인 강연장이 나온다.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오픈된 곳으로 전화나 홈페이지로 예약할 수 있었다. 보기에도 세련된 테이블과 의자 사이 푹신한 소파도 준비돼 있으니 취향대로 골라서 앉을 수 있다. 자리가 없어 다리 아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틈이 있는 빈 공간마다 넉넉한 의자를 구비하고 있었다.


전망데크 Ⓒ박은영

사람들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카페가 자리한 1층은 잔잔한 음악이 분위기를 살렸고,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이 주로 이용하는 2층은 전체적으로 조용했다여러 사람이 있어도 집중에 방해가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유료 대여공간으로 구성된 3층은 최근 늘어난 공유 오피스와 흡사했다. 냉장고와 공용 프린터 등 간단한 업무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노트북 등을 하거나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준비돼 있다는 사실도 반가웠다. 서울생각마루에서 오랜 시간 공부를 하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던 중 배터리가 부족해도 바로 바로 충전할 수 있으니 무엇보다 마음이 든든할 것 같았다. 

서울생각마루의 공간들을 구석구석 둘러보니 실용적이고 디테일한 공간 구성이 특별한 곳이었다. 책상과 의자로 빈 공간을 촘촘하게 활용 했으며, 크고 작은 화분과 액자 등으로 분위기를 조성해 화사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한강 공원하면, 활동적인 공간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텐트나 돗자리를 깔고, 치킨에 맥주를 마시거나 걷기나 조깅 또는 자전거 타기를 즐기며 말이다. 하지만, 서울생각마루는 조금 달랐다. 한강의 전망과 함께 지친 일상에서 건전하고 생산적인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서울생각마루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 Ⓒ박은영

때문에 서울생각마루는 평일 1천명, 주말 34천명의 사람들을 맞고 있다. 평일 방문 300500명에서 주말 1천명 선이었던 자벌레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또한, 외부의 간이 화장실보다 훨씬 깨끗한 화장실이 있어 화장실 명소로도 불리기도 했다. 

마루라는 낱말이 주는 정서는 편안함이다. 서울시민에게 그러한 익숙한 편안함을 선사하는 서울생각마루는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가장 그럴싸한 ‘힐링’의 공간이었다.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 모두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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