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로 딱 좋아 '돈의문 박물관 마을'

시민기자 김정후

발행일 2019.09.06. 14:17

수정일 2020.06.22. 10:11

조회 2,324

돈의문 박물관 이름 모형 ⓒ김정후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름 한 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개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심코 스쳐 지나갔다가는 후회할 뻔 했다. 이런 박물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6080세대의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오는 곳, 100년의 시간이 녹아들어있는 바로 돈의문 박물관 마을’ 이야기다.

아쉬운 흔적만 남은 돈의문. 그러나 성문 안에는 여전히 오랜 시간을 간직한 역사가 살아 숨쉬고있다. 이제 계단을 따라 올라가 새문안 마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정후

90년대 핫플레이스 레스토랑 아지오와 한정식집 한정은 현재 돈의문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당시의 건축 구조를 존중하면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이곳에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조선시대 경희궁 궁장부터 90년대에 사용됐던 식당 외상 장부까지, 100년의 흔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외상장부를 보고 종종 반가워하는 관람객이 있는 경우도 있다 하니, 이곳을 방문해 내가 쓰던 외상 장부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락부는 ‘클럽(Club)’의 일본식 한자 음역어다. 근대 사교의 장이었던 클럽을 재현한 이곳을 방문하면 두 명의 특별한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프랑스인 ‘부래상’과 미국인 ‘테일러’다. 이들은 새문안 마을의 주민으로, 주소지를 이곳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돈의문 구락부에서 함께 소개되고 있다. 또한 테일러는 3.1운동을 국외에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근처에 그들이 살았던 가옥인 '딜쿠샤(힌디어, 희망의 궁전)'가 위치하고 있다.

돈의문 구락부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후 5시~6시 사이에 소규모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참여비도 무료라고 하니 한가한 일요일. 근대식 사교장에서 듣는 라이브 공연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독립운동가의 집 ⓒ김정후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공간을 조성했다. 바로 독립운동가의 집이다. 조선의 독립을 위하여 노력했던 많은 독립운동가가 소개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도 함께 소개되어있다. 1919년 이후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기릴 수 있는 공간이다.
근대를 살펴보았다면 이제 6080세대로 넘어갈 시간이다. 그 시절의 일반 가정집을 재현해 놓은 생활사 전시관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 중 하나이다.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면 부엌과 안방, 작은 공부방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삼거리이용원과 서대문사진관 ⓒ김정후

1960~70년대 이발소를 재현한 삼거리 이용원, 근대 사교장과 1980년대 결혼식장을 콘셉트로 꾸며놓은 서대문 사진관은 누군가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곳이다.
1960~80년대의 영화관을 재해석한 곳으로 1층에서는 실제 예전 영화 필름을, 2층에서는 날아라 슈퍼보드와 같은 그 시절의 만화나 영화를 상영 중이다. 극장 밖으로는 당시 포스터가 부착되어있는데, 그중 고래사냥은 80년대 크게 흥행했던 작품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공방거리. 한지공예, 서예 등 체험 교육관에서 나만의 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김정후

돈의문 박물관 마을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지 공예, 서예, 화장/복식, 자수 공예 등 많은 종류의 체험 교육관이 있다. 만약 체험을 원할 경우 당연히 홈페이지 예약은 필수다. 간단히 예약할 수 있으니 관람과 함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나만의 공예품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말 그대로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고 마을인 곳이다. 역사의 흔적이, 사람의 흔적이 묻어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역사가 살고 있다.

나아가 6080 세대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요즘 청년들에게는 소위 레트로의 '힙'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혹시 서울에서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갑자기 시간이 떠버린 주중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혹은 특별한 주말을 보내고 싶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곳으로 와보는 것은 어떨까? 

■ 돈의문 박물관 마을(일요일에는 더욱 많은 행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홈페이지: http://dmvillage.info/
○ 도슨트 예약: http://dmvillage.info/bbs/grp.resv.sub.php?rg_id=1
○ 개장: 매주 월요일 휴관(10:00~20:00/하절기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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