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 변천사를 한눈에! 중소기업역사관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9.09.03. 15:12

수정일 2019.09.04. 13:11

조회 2,086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 타워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역사관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 타워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역사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박람회가 열리는 등 중소기업을 향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 타워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역사관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2014년에 개관한 중소기업역사관은 중소기업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개관한 국내 하나뿐인 중소기업전문 역사관이다.

전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중소기업의 역사를 10년 단위로 나누어 주요 전시물과 VR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만들어낸 450여개의 상품도 함께 전시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중소기업 정책사와 경제사를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흐름 순으로 정리한 연대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중소기업역사관 전경

중소기업역사관 전경

해방과 한국전쟁이후 한국은 경제 사회적 암흑기였다. 일제의 자원수탈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산업시설 대부분이 초토화된 폐허 속에서 한국경제는 중소기업소기업과 함께 피어나기 시작했다.

해외 원조에 의존했던 1950년대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군용전선을 이어 만든 가방과 미국 경제원조의 상징인 밀가루 포대와 봉투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중소기업의 다양한 제품들도 연대별로 전시돼 있다.

전후 복구를 위해 모두 비지땀을 흘리던 때, 중소기업들은 생필품을 생산하며 동참했는데 이때가 중소기업의 태동기이다.

성냥, 가장 오래된 특허 등록 상품인 활명수를 비롯해 종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가정상비약처럼 여기던 이명래고약과 동동구리무 등 향수어린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와 일상생활을 함께 했던 중소기업 제품들이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개발경제 시대를 맞게 된다. 가발, 인형, 속눈썹 등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 상품을 생산하면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수출 역군이 됐다.

1967년도 가발공장도 사진으로 보여준다. 구로수출 공업단지 공단 여성들은 스물도 안 된 어린 나이가 대부분이었다. 비좁은 작업장에서 밤낮으로 일하며 주요 수출품목인 가발과 완구 등을 만들어 냈다. 경제성장을 이끈 숨은 주인공들이다.

흑백TV, 시계, 라디오 등 1970년대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들

흑백TV, 시계, 라디오 등 1970년대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들

1970년대는 흑백TV, 시계, 라디오 등을 생산하는 중화학공업 분야의 중소기업이 육성됐다. 석유풍로와 다이얼전화기, 텔레비전도 보인다. 연탄아궁이가 아닌 석유풍로에 밥을 짓고 안방에 커다란 흑백텔레비전이 자리 잡았던 시절이다. 문을 열고 닫았던 흑백텔레비전은 시골에서는 귀해 마을사람들이 함께 보는 추억을 낳기도 했다.

1980년대는 저금리, 저달러, 저유가의 3저 현상으로 우리 산업경제가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시기였다.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중소기업도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 무렵 타자기, 전자식 저울, 무전기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가세해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에 기여했다.

1990년대 한국경제는 세계화와 개방화가 진행되었다. 기갑병 헬멧과 장갑차용 화학탐지기 등 우리 군의 화생방 및 통신기기 분야 제품들이 보인다.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점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보호육성정책이 강화되던 시기이다.

1997년 발생한 IMF 금융위기로 기업이 도산하면서 부도어음들이 쌓였지만 금모으기 운동으로 극복해 나아가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97년 발생한 IMF 금융위기로 기업이 도산하면서 부도어음들이 쌓였지만 금모으기 운동으로 극복해 나아가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는 한국경제를 뒤흔들어 놓았다. IMF 금융위기로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다. 수북이 쌓인 부도어음들이 당시의 참담한 상황을 말해준다.

경제를 일으켜 보려는 간절함으로 시작했던 전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 사진도 보인다. 중소기업은 이때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며 체질을 강화해 나갔다.

2000년대 초 월드컵 특수로 한동안 상승기류를 탔던 경제는 다시 세계 금융위기와 국제적 무역전쟁 마찰로 기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운 형국으로 현재에 이르렀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전시도 눈길을 끈다. 자동차의 경우 부품 협력사만도 30여개 중소기업들이 부품을 개발해 뒷받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품들이 모여 대기업의 최종 생산품이 만들어지는 만큼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협력과 동반 성장이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몽고간장, 현암사 책, 송림 수제화 등 4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의 대표 생산품들이 즐비하다

몽고간장, 현암사 책, 송림 수제화 등 4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의 대표 생산품들이 즐비하다

40년 이상 장수기업들의 대표 생산품도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 눈에도 낯익은 몽고간장, 현암사 책, 예산전통옹기 등의 제품들이 나와 있다.

을지로 수표교 근처에서 4대 째를 이어오며 83년간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제화 가게 ‘송림 수제화’도 보인다. 등반가인 허영호 대장이 북극점을 횡단할 때와 에베레스트 등정 때 신었던 등산화와 같은 종의 등산화도 전시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천은 99%의 중소기업!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 힘내세요. 파이팅!” 전시의 마지막 장은 중소기업을 응원하는 문구로 끝을 맺고 있다. 지금의 현실에 비춰 볼 때 더욱 공감이 가는 말이 아닌가 싶다.

중소기업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역사관’을 이때쯤 꼭 방문해보길 권한다. 안내원이 상주해 있어 자세한 관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무료관람이며 운영시간은 월~토요일 9:30~17:30이고, 설과 추석 연휴 및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 1층에 위치한 중소기업역사관은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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