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초록물결 출렁이는 하늘공원

시민기자 염승화

발행일 2019.08.29. 13:40

수정일 2019.08.29. 18:28

조회 3,617

하늘공원에 넘실대는 초록 물결이 장관이다.

하늘공원에 넘실대는 초록 물결이 장관이다.

입추와 처서가 지나면서 아침저녁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다. 움직여 땀이 난 뒤에도 가만있으면 불어오는 바람에 곧 시원해진다. 바야흐로 나들이 다니기 딱 좋은 시기다. 

필자도 지난 주말 팔순 노모와 함께 데이트 나갈 데를 물색했다.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서울시 곳곳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한 곳을 고르기로 했다. 우리 모자가 나들이 장소로 낙점한 곳은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하늘공원이다. 교통이 편하고 걷기 좋고, 공기 맑고 풍경까지 수려하니 안성맞춤이다 싶었다.

하늘공원에서 바라보는 초록 평원의 맛

하늘공원에서 바라보는 초록 평원의 맛

하늘공원은 같은 구역에 몰려 있는 평화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과 함께 월드컵공원을 이룬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생태자연공원으로 환골탈태한지 오래인 곳이다. 

지난 2002년 서울시가 한일월드컵 축구 개최와 새 천년맞이 기념으로 조성했으며, 그해 5월 개장됐다. 그곳은 특히 ‘하늘과 맞닿은 초원’으로 불릴 만큼 광활한 녹지가 돋보인다. 약19만2천㎡(약5만8천 평)에 달하는 드넓은 평지가 산 위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막힘없이 수평으로 이어지니 마치 고원 지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늘공원은 높은 곳에 있으므로 입구인 난지주차장에서 1.4km쯤 포장도로를 따라 걷거나 덱으로 조성한 ‘하늘계단’을 오르면 된다. 물론 그도 아니면 맹꽁이 전기차를 타면 된다. 전에는 그 길을 운동 삼아 대체로 걸어갔었다. 하지만 노인네가 비탈길이나 계단을 오르기엔 아무래도 무리다 싶고 무엇보다도 타본지 오래이기에 별 망설임 없이 맹꽁이 전기차를 탔다. 그 차에 올라 잠시 상쾌한 기분을 느끼다 보면 이내 하늘공원에 다다른다. 눈앞에는 바로 푸른 지대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초록 일색 억새 군락이 온통 평지를 뒤덮고 있다. 가을에 보던 모습과는 전혀 색다른 느낌이다.

하늘공원 억새풀밭에 설치돼 있는 작품 ‘둥지’이자 실제로 새들이 살고 있는 새집이다.

하늘공원 억새풀밭에 설치돼 있는 작품 ‘둥지’이자 실제로 새들이 살고 있는 새집이다.

하늘공원하면 으레 가을 억새를 먼저 떠올리기 십상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해마다 10월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억새가 연출하는 은빛 장관을 보려고 공원에 운집한다. 때맞춰 서울억새축제도 열려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2019 서울억새축제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열린다. 

하늘공원의 전망대 겸 랜드마크 ‘하늘을 담은 그릇’은 서울시도시갤러리 작품이다

하늘공원의 전망대 겸 랜드마크 ‘하늘을 담은 그릇’은 서울시도시갤러리 작품이다

하지만 초록 물결 일렁이는 이즈음의 하늘공원 풍광도 그에 못지않게 참 좋다. 초원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하늘을 담는 그릇’에 들어가면 그 맛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하늘을 담는 그릇은 서울시도시갤러리 작품 중 하나다. 지난 2009년에 설치됐고 하늘공원의 전망대겸 랜드 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녹음 빛 짙게 우거져 숲을 이룬 푸른 억새와 억새 사이로 이리저리 나 있는 좁은 길을 누비며 추억을 쌓는 일도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보면 새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작품 '둥지'도 만나게 된다. 공원을 둘러 서 있는 풍력기들이 바람을 타고 줄기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호젓한 산정의 분위기를 타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하늘공원 강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난지한강공원 등 한강변 풍경

하늘공원 강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난지한강공원 등 한강변 풍경

주변 풍광 또한 일품이다. 공원 북쪽으로는 고층빌딩들이 꽉 들어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단지와 그 뒤로 마치 병풍을 두른듯한 북한산 줄기가 맑은 하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진다. 공원 남쪽 강변 전망 공간에서 내려다보는 한강변 풍취도 그만이다. 가까이는 난지한강공원과 마포구 일대를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볼 수 있고 멀리 조망되는 남산과 서울 도심도 아름답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 줄기와 그곳을 가로지르는 한강 다리들이 함께 이루는 정경들은 아무리 바라보아도 질리지를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말이었음에도 사람에 치이는 일 없이 정말이지 한갓지게 공원 구석구석을 편안히 살펴볼 수 있었던 것도 하늘공원에서 발견한 또 다른 매력이다.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하늘공원, 이맘때도 참 멋지구나! 하는 점을 새롭게 느낀 하루였다. 초록이 좋은 하늘공원으로 가는 알맞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이용하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84(월드컵공원)
○ 이용시간 :  8월(22:00) 9월(21:00) 10월(20:30) 11~12월(19:30), 야간에는 생물 보호로 통제(단, 가을 억새축제가 벌어지는 10일 간은  22시까지 개방)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 약 750m 도보 12분 -> 난지주차장 -> 하늘계단(291계단) 도보 또는 포장도로 도보 또는 맹꽁이 전기차(유료) 탑승 -> 하늘공원
○ 문의 : 서부공원녹지사업소 02)300-5500 / 서울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84(월드컵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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