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곤충사냥꾼' 식충식물 보러 서울대공원으로 고고!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19.08.05. 16:22

수정일 2019.08.27. 10:54

조회 4,537

여름이 되니 모기를 비롯한 벌레 때문에 고생이다. 누가 모기를 좀 잡아주면 안 될까? 실제로 곤충을 잡아주는 식물들이 있다. 서울대공원 식물원 식충식물관에서는 818일까지 벌레를 사냥해 양분으로 삼는 식충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 식충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c)이선미

식충식물은 사냥하는 방법에 따라 파리지옥처럼 두 장의 잎 사이에 벌레를 잡는 포획형, 사라세니아 등 원통형 튜브에 벌레가 빠지게 유도하는 함정형, 우리나라 토종 식물인 끈끈이주걱 같은 끈끈이형, 그리고 흡입형과 미로에 빠지게 하는 유도형 등으로 구분한다. 현재 전 세계에 750여 종의 식충식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충식물은 사냥 방법에 따라 포획형, 함정형, 끈끈이형 등으로 구분된다. (c)이선미

이번 전시회에서는 끈끈이주걱과 네펜데스, 파리지옥을 비롯한 50여 종의 식충식물이 선보인다. 또한 입체표본과 액침표본 20종이 전시되고 식충식물 사진과 동영상으로도 이해를 돕는다.

식충식물 입체표본과 액침표본이 전시되고 식충식물의 다양한 사냥 방법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c)이선미

식충식물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파리지옥일 것이다. 잎 안쪽에 감각모가 있어서 여기에 곤충이 닿으면 순식간에 잎을 오므려 잡아먹는데 곤충이 빠져나가려고 할수록 더 단단히 잎을 닫는다.

가장 유명한 식충식물 파리지옥 (c)이선미

식충식물 파리지옥이 예쁜 꽃을 피웠다. (c)이선미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충식물 네펜데스는 꿀로 곤충을 끌어들인다. 이 달콤한 꿀에는 마취 성분까지 있어서 포충낭(벌레잡이통) 속으로 미끄러진 곤충들은 빨리 날아올라 도망칠 수가 없다. 결국 통 속에 빠진 곤충은 네펜데스의 소화액에 젖어 녹아버린다.

네펜데스 가운데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큰 크기의 종들은 그만큼 포충낭 입구도 커서 개구리나 쥐까지도 먹이가 될 정도라고 한다.

네펜데스는 빗물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우산을 쓰고 있다. 빗물이 들어가 수위가 높아지면 곤충들이 벗어나기가 쉬워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c)이선미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끈끈이주걱은 긴 잎자루 위에 있는 잎이 밥을 풀 때 쓰는 주걱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잎 샘털 끝에서 나오는 점액에 벌레가 달라붙으면 잎을 말아서 벌레를 사냥한다.

끈끈이형인 끈끈이주걱 스코피오즈. 잎 끝에 있는 점액이 이슬 같아 보이기도 한다. (c)이선미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이라고 해서 약간 오싹한 느낌도 들지만 예쁘고 신비롭기까지 한 식물들도 있다. 특히 벌레잡이 제비꽃은 전혀 뜻밖의 모습이다. 이름 그대로 제비꽃과도 무척 비슷한데 넓은 잎에 난 샘털에 미끈미끈한 점액이 있어서 살짝 닿기만 해도 곤충들이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고 한다.

식충식물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벌레잡이제비꽃 엣셀리아나의 어여쁜 모습 (c)이선미 

대부분의 식충식물은 키가 작아서 다른 식물들 틈에서는 잘 자라기가 어렵다. 결국 다른 식물들이 살지 않는 척박한 조건에서 살다 보니 부족한 영양분을 벌레나 작은 동물 사냥에서 얻도록 진화했다. 하지만 식충식물도 다른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든다. 벌레를 사냥하지 않아도 죽지는 않는 것이다. 다만 벌레를 잡아먹은 식물은 성장속도도 빠르고 훨씬 잘 자란다고 한다.


식충식물 중에는 벌레먹이말과 통발처럼 뿌리없이 물에 뜬 채 살아가는 식물도 있다. (c)이선미

최근에는 집에서도 식충식물을 많이 키우고 있다. 식물원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화분에 키운 식충식물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모양도 제각각인 식충식물들을 잘 살펴보고 이참에 집에서도 키워보면 어떨까.

 

요즘은 집에서도 식충식물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식물원은 가드닝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하게 배치한 식충식물들을 전시중이다. (c)이선미

자연은 상상력을 키우는 보물창고다. 다양한 모습으로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자연의 또 다른 세계이다. 흥미로운 식물들도 만나고 아이들의 상상력도 키울 수 있는 식충식물 전시회를 찾아보자. 매일 10시와 오후 2시에는 식물해설사가 식충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설명회도 있으니 시간을 맞춰보는 것도 좋겠다.


[식충식물 전시회]
 - 일시 : ~8월 18일까지 평일 17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 21시까지
 - 장소 : 서울대공원 식물원

#서울대공원 #식물원 #식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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