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밀조밀 풍경 따라 발맘발맘 걷는 후암동 골목길

여행스토리 호호

Visit1,698 Date2019.06.27 16:05

후암동에서 보이는 남산 서울타워

후암동에서 보이는 남산 서울타워

호호의 유쾌한 여행 (145) 후암동 산책

천만가지 표정을 가진 서울. 당신은 오늘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초록이 짙어가는 6월 말, 고층빌딩이 즐비한 시크한 도심을 벗어나 남산 아래 정겨운 동네, 후암동 일대를 산책하고 왔습니다.

용산구 후암동 (厚岩)의 지명을 풀이하면 ‘두터운 바위’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이 동네에 두터운 바위가 있었는데요. 마을 이름 또한 그대로 ‘두텁바위’라 부른데에서 동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 막다른길 풍경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 막다른길 풍경

조선시대 한성부 도성 밖 성저십리 중에서 도성 남서쪽에 있었던 후암동은 1900년 경인철도 남대문역이 들어서면서 가장 빠르게 도심에 편입했습니다. 러일전쟁 이후 용산에 일본군이 들어오면서 1930년대 일본인 주거지가 형성되었고요. 이후 정재계 인사들이 후암동에 자리 잡으면서 고급 서양식 주택이 들어섰습니다.

해방 후 일본인이 물러나면서 이 마을에는 북한 실향민들이 주거지를 형성했습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과 북쪽에서 월남한 사람들, 피난을 온 사람들이 자리 잡으면서 해방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후암동의 상징적인 길 중 하나가 ‘두텁바위길’입니다. 두텁바위길을 따라 그물처럼 좁은 골목이 연결되어 있어요. 막다른 길을 알리는 표지가 친절하게 다가옵니다.

언덕으로 이루어진 후암동 골목길

언덕으로 이루어진 후암동 골목길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벽돌집이 어깨를 맞대고 있습니다. 대문 옆에 걸려 있는 우편함, 집 앞에 내놓은 화분 등 옛 골목의 정서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주택가였던 후암동에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3년 전부터 후암동에 루프탑 식당과 카페, 시장, 서점 등이 생기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 또한 후암동의 매력입니다.

스마트폰 지도를 잠시 끄고, 잠시 길을 잃어도 좋아요.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게 이름도, 인테리어도 독특한 가게들이 나옵니다.

야! 여기가 후암동이다 후암동을 알리는 표지판

야! 여기가 후암동이다 후암동을 알리는 표지판

남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후암동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수직 옹벽이 이 지대가 얼마나 높은 곳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골목길의 정취를 느껴며 마을 산책을 이어나가 봅니다.

후암동 루프탑 식당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

후암동 루프탑 식당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

신흥로 20길 주변으로 분위기 좋은 맛집과 특색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루프탑이 있는 가게는 SNS를 통해 인증샷 포인트로 소문이 났어요. 남산타워를 등지고 서울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 너머로 고층 아파트가 보입니다.

이 일대 식당에서 수제 햄버거, 에그베네딕트 등의 양식 메뉴를 맛 볼 수 있어요. 서울의 옛 정취를 품고 있는 동네에서 서양문화가 어우러진 느낌이랄까요?

밤이 되면 루프탑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한여름밤의 낭만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독립서점 단출한 서가

독립서점 단출한 서가

후암동 골목길에는 독립서점이 여러 곳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을 찾아 다녀왔습니다.

독립서점의 매력은 책방 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서점은 소설, 시, 에세이를 중심으로 서가를 구성했습니다. 서점 한쪽 공간에서 책모임도 열립니다.

잠시 서점에 들러 책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방촌 오거리 신흥시장

해방촌 오거리 신흥시장

신흥시장은 어두컴컴했던 시장의 이미지를 벗고 개성 넘치는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신흥시장이 등장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어요.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108계단은 후암동 주민들의 주요 통행로입니다. 해방촌을 상하로 이어주고 있습니다.

계단이름이 왜 108계단이냐고요? 일제강점기 계단 위에는 일본 신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불교 용어인 108번뇌에서 유래된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지난해 11월 말, 해방촌 108계단에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생겨 편리하게 오르내릴 수 있게 되었어요. 오늘도 108계단에는 해방촌 사람들의 이야기가 층층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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