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 갈까요?" 여름 정원과 미술관의 만남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9.06.20. 14:56

수정일 2019.06.20. 17:43

조회 5,972

석파정의 산책로 녹색의 여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석파정의 산책로 녹색의 여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 (144) 석파정서울미술관

여름이 짙어지는 6월하고도 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부암동에 위치한 석파정서울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예전 한 번 겨울의 석파정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지만 여름의 석파정이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새로 생긴 서울미술관 신관을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경복궁에서 부암동을 넘어가는 일은 참 신기합니다.

서울미술관의 신관. 개관기념 전시회 이후 지금은 잠시 휴관 중입니다

서울미술관의 신관. 개관기념 전시회 이후 지금은 잠시 휴관 중입니다

큰 빌딩이 즐비한 서울 중심부를 지나 자하문 터널을 통과하면 풍경은 도심을 벗어나 산골 중소도시에 들어선 분위기입니다. 이곳은 북악산과 인왕산이 마주하고 있는 곳이니까요. 도심에 어쩜 이런 곳이 있을까 싶게 서울 중심부인데도 다른 분위기가 드는 곳입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섭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인왕산 기슭에 위치한 흥선대원군 별장 안의 작은 정자를 부르는 말입니다. 미술관은 그 입구에 들어서 있습니다. 통합입장료는 1만 1,000원. 석파정만 가려면 5,000원입니다. 시간이 넉넉지 않거나 미술 작품 관람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면 석파정만 들어가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흥선대원군 별장의 사랑채와 650살의 노송인 천세송

흥선대원군 별장의 사랑채와 650살의 노송인 천세송

석파정이 위치한 곳은 인왕산의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입니다. 석파정은 정선의 그림에서 보듯이 바위와 암벽이 즐비한 인왕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6월의 석파정은 녹음이 우거져 한껏 진한 여행의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짙어지는 초록 사이로 하얗고 울긋불긋한 여름 꽃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별장 앞 650세가 넘은 노송도 여름을 맞아 한껏 짙어진 솔잎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인왕산 여름이 시작된 것입니다.

스탬프 투어의 스탬프가 보관되어 있는 곳

스탬프 투어의 스탬프가 보관되어 있는 곳

석파정을 제대로 보려면 석파정 스템프투어에서 안내하는 8개의 포인트를 모두 보아야 합니다. 8개 포인트 모두 의미 있는 장소지만 이곳에서 보는 주변 풍경 또한 멋집니다. 왜 흥선대원군이 이곳에 별장을 지었고 고종이 때로 이곳을 찾아와 휴식을 취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입니다.

랑채에서 공개된 방. 흥선대원군이 거처하던 곳이다

랑채에서 공개된 방. 흥선대원군이 거처하던 곳이다

석파정 산책로는 미술관 3층에서 나가는 출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부터 8개의 포인트 중 6가지가 시작됩니다. 오른쪽은 석파정 본건물들입니다. 사랑채와 안채, 별채가 나란히 산위로 나란히 들어서 있습니다. 사랑채와 별채가 바로 8곳의 포인트 중 두 곳에 해당됩니다. 창이 많은 사랑채는 주변의 수려한 자연 풍경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흥선대원군이 지냈을 법한 사랑채 방이 꾸며져 일반에 공개됩니다. 크지 않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방입니다.

별채 고종이 기거하던 방 앞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별채 고종이 기거하던 방 앞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별채는 고종이 방문했던 곳이라고 전해집니다. 사랑채 보다 위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풍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두 곳 외에 사랑채와 바로 붙어 있는 650살이 넘은 노송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석파정 뒷마당 산책로

석파정 뒷마당 산책로

넓게 옆으로 가지가 뻗은 노송은 너른 그늘을 드리우며 여름의 휴식처를 만들어줍니다. 천세송이라는 이름처럼 석파정과 어울리는 기품이 느껴지는 나무입니다.

사랑채 끝에 위치한 삼계동각자는 석파정 이전에 이곳이 삼계동정사로 불리었던 것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암각입니다. 항간에는 바위에 새겨진 글씨가 철종 것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석파정 사랑채 앞의 신라삼층석탑과 소수운련암각자(아래)

석파정 사랑채 앞의 신라삼층석탑과 소수운련암각자(아래)

사랑채 맞은 편 작은 시내 건너편에는 신라삼층석탑이 보입니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원래 이곳에 있던 탑은 아니었으나 2012년 경주에서 옮겨져 왔다고 합니다. 그 아래 소수운련암각자도 놓치지 말고 찾아보세요. 석파정을 짓기 전부터 있었다고 전해지는 바위인데요. 바위에 새겨진 글귀는 예전에도 아름다웠던 이곳의 풍광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국적인 모양의 석파정

이국적인 모양의 석파정

천세송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석파정이 나옵니다.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전통적인 한국의 정자와 달리 바닥을 화강암으로 마감하고 기둥에 꾸밈벽과 청나라 풍 지붕을 가진 이국적인 정자입니다.

코끼리형상을 한 너럭바위 인왕산 자락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코끼리형상을 한 너럭바위 인왕산 자락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너럭바위로 향합니다. 석파정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형상이 코끼리를 닮았다 하여 ‘코끼리 바위’로 불립니다. 보이는 것은 바위의 일부분으로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바위의 크기가 인왕산이 가진 웅장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미술관의 전시 ‘안 봐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전시’

서울미술관의 전시 ‘안 봐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전시’

현재 서울미술관에서는 1층 ‘안 봐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전시’가 9월 15일까지 열립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 현상을 탐구하려는 작품들이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2층에는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비에르 마틴의 보이지 않는’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미술관 2층의 단편전시회

서울미술관 2층의 단편전시회

또 단편전시회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신사임당과 박수근의 작품을 비롯해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소주제 하에 전시공간이 나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서울미술관 3층의 레트로 카페 루네쌍스 다방

서울미술관 3층의 레트로 카페 루네쌍스 다방

3층 카페는 레트로 다방을 형상화한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사진 찍기도 허용하는 등 감각적인 전시와 젊은 감각에 맞는 센스 있는 운영이 돋보이는 미술관입니다.

■ 여행정보
◯ 석파정서울미술관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소요시간. : 1시간 (석파정 포함 2시간)
입장료 : 1만1000원(미술관+석파정관람), 5000원(석파정만)
운영시간 : 10:00~18:00 도슨트투어 및 해설 하루 3회 운영(12시, 14시, 16시)
문의 : 02 395 0100 , www.seoulmuseum.org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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