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1989! ‘대학로 차 없는 거리’ 추억낭만 가득

시민기자 박은영

Visit935 Date2019.06.10 16:03

전국에서 가장 넓은 대학로의 횡단보도에 차들이 사라진 모습

전국에서 가장 넓은 대학로의 횡단보도에 차들이 사라진 모습

차가 다니던 길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대학로의 차도는 보행자 천국이 됐다. 주말에 차량이 통제된 것은 30년만이라 했다. 1985년 5월부터 주말의 대학로엔 다양한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1989년 미아로 확장공사로 인해 차 없는 거리가 중단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 9일, 대학로에 ‘차 없는 거리’가 다시 부활했다. 서울시는 혜화로터리에서 이화사거리까지 960m의 거리에서 ‘대학로 차 없는 거리’를 시범운영했다. ‘낭만과 추억을 회상하는 어게인(Again)1989!’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대학로 차 없는 거리는 거의 축제였다.

언제 들어도 신이 나는 타악 퍼포먼스

언제 들어도 신이 나는 타악 퍼포먼스

오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대신 사람이 가득한 대학로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기업·시민단체 등이 함께 했다. 연극 문화의 중심지인 대학로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 서울시는 지역상인과 주민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한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혜화역 2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 전국에서 가장 넓다는 횡단보도의 중심에 서자 뭔가 그냥 신나는 기분이 들었다. 보행자의 거리가 된 차도에서는 ‘예술 공연’, ‘추억의 거리’, ‘농부시장’과 ‘걸스 스케이트 클리닉’, ‘도심 걷기’행사까지 다양한 콘셉트로 즐길 거리와 볼거리 등의 체험 행사가 열렸다.

음악에 맞춰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드는 페인터즈

음악에 맞춰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드는 페인터즈

9월 대학로에서 개최되는 ‘2019 웰컴 대학로’의 거리공연을 선보인 1구간에는 그럴듯한 무대가 마련됐다. 진행자가 즉석에서 시민들과 소통했고, 사물놀이와 타악기 퍼포먼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기법의 미술작품을 만드는 ‘페인터즈’의 공연 등이 진행됐으며,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추억의 교복을 입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추억의 교복을 입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가장 기대가 됐던 2구간에서는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8090 추억의 거리’가 펼쳐졌다. 복고패션쇼, 거리극, 마술쇼, 등이 펼쳐졌으며 복고의상을 대여해 줬다.

롤러 디스코장인 앗싸고고와 태양이발소, 이태리양장점, 봉봉레코드 등 이제는 볼 수 없는 가게에서는 그 시대의 사람들로 변장한 청년들이 시민들과 소통, 함께 사진도 찍으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농부의 시장 '마르쉐'와 '이화예술공방'이 열리는 대학로 차없는 거리

농부의 시장 ‘마르쉐’와 ‘이화예술공방’이 열리는 대학로 차없는 거리

3구간에서는 그동안 마로니에 공원에서만 진행하던 농부시장과 예술시장을 도로까지 확대 운영했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지역공동체 ‘이화예술공방’과 ‘마르쉐’가 펼쳐지는 마로니에 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공연이 이어지고 공원 테이블에 앉아 장을 본 음식을 시식하는 사람들이 모습으로 더없이 편안해 보여 좋았다.

보드게임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

보드게임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

차 없는 거리에는 굴렁쇠나 사방치기 등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도 준비돼, 추억의 놀이를 자녀들과 함께 공유 할 수 있었다. 넓디넓은 도로를 내내 걸어 다녀야 했다면 쉽게 지칠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쉴 수 있는 자리를 충분히 마련해, 아이들과 보드 게임을 즐기는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4구간에서는 신발회사로 잘 알려진 반스가 ‘걸스 스케이트 클리닉’을 운영했고, 5구간부터는 ‘제2회 걷자, 도심보행길!’ 행사가 열렸다. 올해부터 서울시는 ‘걷는 도시 서울’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걷자! 도심보행길’ 캠페인 행사를 차 없는 거리와 연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19년 차 없는 거리의 주제를 ‘오다․가다․쉬다’로 정했다. 승용차를 피해 다녔던 두발이 자유로운, 사람이 주인이 되는 도심 속 쉼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또한, 미세먼지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 저탄소․친환경 문화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의도도 담겨있다.

차없는 도로에서 사방치기를 하거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

차없는 도로에서 사방치기를 하거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

직장인, 연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서울시의 차 없는 거리는 ‘덕수궁길’과 ‘청계천로’다. 덕수궁길의 차 없는 거리는 대한문~원형 분수대 구간(310m)구간으로 평일 오전 11시~ 오후 2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되며, 도시락 거리(수), 덕수궁 페어샵(목요일~토요일), 찾아가는 체육관(4~6월, 화요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청계천로는 청계광장~삼일교(880m)구간으로 토요일 오후 2시~일요일 오후 10시까지 공휴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지난 4월부터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먹는 즐거움과 더불어 야간산책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세종대로는 지난 4월 7일을 시작으로 10월 27일(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로 광화문 삼거리→세종대로 사거리(550m) 방향 차량을 통제한다.

추억의 거리로 소환된 사람들이 즐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추억의 거리로 소환된 사람들이 즐거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학로의 차 없는 거리가 주는 이미지는 남달랐다. 잊고 지냈던 아주 오래된 순수함과 낭만이 느껴져 시간이 지나 하나 둘, 집기들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자 뭔가 아쉬웠다. 10월, 강남권에서 확대 운영되는 차 없는 거리는 서울시 전역의 다양한 거리에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별 특화된 테마에 맞춰 다양한 쉼터, 볼거리 등을 구성할 계획이다.

빌딩 속 산책과 먹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청계천은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한 쉼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지친 직장인에게 일상 속 활력을 불어 넣고 주말엔 연인들의 추억을 더해주는 덕수궁길 차 없는 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대학로다. 완벽한 보행자로 살아왔기에 ‘차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확산한다는 서울시의 행보가 무엇보다 반가웠다. ‘사람이 중심이 된다’는 그 활기찬 기운이 차대신 사람으로 가득 찰 서울의 도심 곳곳에서 오래도록 빛나길 기대해 본다.

홈페이지 : 세종대로 차 없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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