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도 그네도 없지만 신나요" 창신동 산마루놀이터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19.06.03. 15:31

수정일 2019.06.03. 17:33

조회 3,094

창신동의 지역적 의미를 살려 골무 모양으로 만든 주요 시설물

창신동의 지역적 의미를 살려 골무 모양으로 만든 주요 시설물

지난 5월 2일 개장한 산마루 놀이터에 다녀왔다.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이곳은 낡고 오래된 어린이 공원을 체험형 놀이터로 새롭게 바꾼 것이다. 동묘역에서 내려 가파른 언덕길을 올랐다. 골목길 끝에 다다르니 산마루 놀이터가 눈앞에 나타났다. 놀이터라고는 하지만 시소나 그네 등은 보이지 않고 흙놀이를 하는 아이들만 눈에 들어왔다. 아빠와 줄넘기를 하는 아이도 보였다.

흙놀이에 빠진 아이들

흙놀이에 빠진 아이들

산마루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놀이터라고 한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놀이터라서 그런지 그 어떤 곳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놀이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와 함께 모래놀이를 즐기는 백설공주

아빠와 함께 모래놀이를 즐기는 백설공주

‘모래 놀이터’는 흙, 모래 등을 만지며 놀 수 있는 곳으로, 지역적으로 주택가 가운데 위치해 있어 부모와 함께 노는 아이들이 많았다. 어린이들이 모래의 촉감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백설공주 옷을 입은 아이가 옷이 버려지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모래놀이에 열중이다.

아이들이 열린 광장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다

아이들이 열린 광장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다

산마루 놀이터는 봉제산업의 메카인 창신동의 지역적 의미를 되살려 설계한 부분이 눈에 띈다. 주요 시설물이 골무 모양이다. 골무 공간 안에는 정글짐처럼 둥글게 상층부로 걸어 오를 수 있도록 설계해 놓았다. 곳곳에 줄로 엮어 만든 이색 구조물은 모험놀이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정글짐은 육각형의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밧줄로 만들어진 흔들다리를 걸어가면 정글짐과 연결돼 있다. 기존의 정글짐과 달리 출구와 입구가 정해져 있지 않아 어디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든지 상관없다.

육각형 모양의 정글짐, 출구와 입구가 정해져 있지 않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육각형 모양의 정글짐, 출구와 입구가 정해져 있지 않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붕없는 시설물 안에서 올려다보면 하늘이 보인다

지붕없는 시설물 안에서 올려다보면 하늘이 보인다

지붕 없는 시설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깨끗한 하늘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마을 쪽을 바라보았다. 가까이는 창신동·숭인동 일대가 선명하게 보인다. 조금 떨어져있는 서울 N타워도 보인다.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안성맞춤이다.

소원나무 뒤로 여자아이 셋이 수다삼매경에 빠져있다.

소원나무 뒤로 여자아이 셋이 수다삼매경에 빠져있다.

소원나무에는 아이들의 바람이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포토존에서는 여자아이 셋이서 수다삼매경에 빠져있다. 이곳에서 파노라마로 서울을 담았더니 서울시내 풍경이 참 멋지다. 아이들은 탁 트인 이곳에서 언제든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지하에는 어린이 도서관 ‘골무홀’이 위치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꿈과 지혜가 자랄 수 있는 놀이터였다. 책을 읽는 공간뿐 아니라 아이들의 작품 전시회, 학습 발표 등 다양한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기자가 들어갔을 때 아이들은 커다란 스크린을 보며 율동을 따라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커다란 스크린을 보며 율동을 따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커다란 스크린을 보며 율동을 따라 하고 있다

산마루 놀이터에 서니 복합문화공간인 ‘창신소통공작소’가 보인다. 일제강점기 때 돌을 채석했던 절개지도 보인다. 전에 찾아왔던 공간들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외에 세계적 아티스트 ‘백남준기념관’,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의 집 ‘비우당’이 5분 거리에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산마루 놀이터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전경

산마루 놀이터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전경

집으로 가는 길. 주택가에 내걸려 흔들리는 빨래와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을 보니 동화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천진난만했던 아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치열한 삶이 보였다.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공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 산마루 놀이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23-350 일대
○ 교통 :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에서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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